택배상차 3년째 꾸준히 하면서 적응도 잘하고 나름 불만 없이 재밌게 일하고 있었는데 이어폰 듣는거 가지고 지랄하기 시작하니까 도저히 못참겠더라.

하루종일 컨테이너에 처박혀서 날밤 꼬박 새면서 상차만 하는데 이어폰도 듣지 말고 일하라고? 빡치는건 둘째치고 근로의욕 자체가 팍 꺾여서 원룸에서 잠수타면서 림월드 삼매경이다. 깨작깨작 손봐왔던 콜로니가 보다시피 눈부시게 발전중이다 ㅋㅋㅋ

솔직히 이어폰 안끼고도 일하라면 일할수 있지. 근데 이참에 택배상차 3년 하면서 몸쓰는 일은 충분히 했으니 코딩공부나 컴퓨터 관련쪽으로 해서 머리쓰는 일좀 배워보면 좋겠단 생각도 든다.

림월드란 게임을 접하고 나서 폰들의 행동, 작업계획서, 일정, 활동구역 등을 한땀한땀 짜맞춰가면서 왜 내가 의도하는대로 안움직이는지 개빡쳐서 샷건도 많이쳤지만 그냥 이 게임을 하면 할수록 통제하고 관리하는 쾌감에 눈을 뜨는것 같다.

넉넉잡아 한달 안에는 생각 정리하고 코딩공부를 할지 택배상차 하던데로 돌아가서 하란대로 하면서 더 완벽하게, 이어폰도 안끼고 잡생각도 안하고 오로지 박스만 졸라 꼼꼼하고 정교하게 쌓으면서 일할지 주변에서 권유한 대로 신학대학교를 갈지 어쩔지를 정해야겠다.

혼자사는 아버지 집에 찾아가서 개판쓰레기장 된 집구석 청소도 좀 해드리고, 유방암으로 고생하시는 어머니도 찾아뵙고 ㅅㅂ 막상 써보니까 내인생 존나 우울한것같은데 왜 별로 우울하지가 않지? 왜냐하면 나 말고도 우울한 사람들은 쎄고 쎘으니까 궂이 내가 우울해한다고 해서 뭔가 특별할 것도 없을것 같다고 무의식중에 느끼니까 그렇겠지 ㅋㅋ

바라보는 대로 닮아간다고 우울한것만 곱씹으면서 살면 인생 ㅈ되는거다.

림월드 글리터테크에 베타폴리 타일이 무려 베타폴리같은 고급 재료로 만든 타일인데 왜 청결도를 전혀 안올려주는지 모르겠다. 림붕이들한테 물어보니까 XML파일 건드려서 수정하면 된다는데 이참에 코딩이나 프로그래밍 같은거 배우기 전에 XML파일, 모드같은 것들 건드려 보면서 감이나 좀 익혀볼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니까 우울하지가 않은것 같다. 약간 불안하긴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