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를 일주일 앞두고 10km 넘게 달려 본 적이 없어서 급하게 15km LSD만 시도했습니다.

당시 PB가 5km 24:26, 10km 53:03였습니다.

15km가 80분 정도 나오니 나머지 6km를 6분 페이스로 뛸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민이 1:40:00도 가능하다고 해서 안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첫 하프마라톤에 도전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몇 가지 간과한 게 있더라고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겨우 SUB2 성공했습니다.

1. 코스를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월드컵공원이라고 해서 한강공원처럼 평지일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산에 가까웠습니다.

처음에는 5분 페이스로 1:45:00 페이스메이커를 따라갔는데 업힐 보고 바로 포기했습니다.

이후로는 1:45:00 페이스메이커와 2:00:00 페이스메이커 사이에서 뛰었습니다.

끝날 때 즈음에는 2:00:00 페이스메이커가 바로 제 뒤에 있더라고요.

고저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반환점 부근에 붉은 색으로 표시된 길이 메타세콰이아 길입니다.

포장되지 않은 흙길이고 길가에 메타세콰이아가 빼곡하게 심어져 있습니다.

비가 와서 흙이 젖어 있고 군데군데 작은 웅덩이가 있더라고요.

이 부분이 고도가 높은 부분이고, 여기로 가는 길이 조금 가파릅니다.

율동공원도 경사가 조금 있어서 훈련이 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2. 아침에 뛰어보지 않았습니다.

맨날 퇴근하고 해가 졌을 때에 뛰었기 때문에 아침에 뛰는 것이 익숙하지 않더라고요.

도착해서 스트레칭과 조깅을 해도 몸이 거의 풀리지 않았고 출발할 때부터 자리가 잠기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15km LSD는 예외적으로 아침이긴 했지만 우중런이었고 덥지 않았습니다. 오늘이랑 완전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3. 잠을 충분히 자지 않았습니다.

전날에 바빠서 4시간 정도만 잤습니다.

가민 수면 점수가 30점이더군요.

후기:

대회 준비가 많이 미흡했습니다. 코스도 예상보다 가팔랐고 21.1km 훈련도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컨디션도 안 좋았습니다. 하지만 정말 열심히 뛴 것 같습니다.

후반에는 퍼져서 걷고 뛰고를 반복했는데 일정한 페이스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 같습니다.

걷고 싶은 유혹이 있지만 걷는다고 체력이 충전되지 않더라고요.

한 번 걸으면 계속 걷게 되니 계속 뛰는 편이 낫겠더라고요.

여유가 있다고 페이스를 늦추는 것도 지양해야 되겠습니다.

페이스를 늦춘다고 안 퍼지는 게 아니라 늦춘 페이스를 기준으로 결국 퍼지더라고요.

결과적으로 운 좋게 SUB2에 성공했습니다. 

총평:

경사도 있고 흙길도 있어서 기록을 내는 데 최적화된 코스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메타세콰이어 길을 뛰니 상쾌하고 좋았습니다. 

하프의 경우 같은 길을 두 번 왕복해야 했는데, 두 번 정도로는 질리지 않더라고요.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직 다른 대회를 참여해 보지 않아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대회 운영도 무난했던 것 같습니다.

내년에도 참여하고 싶네요.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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