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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네번째 휴가는 3월 28일에 나와서모바일에서 작성

IQ8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25 16:55:01
조회 83 추천 0 댓글 5
														
벚꽃이 다 핀 4월 3일에 들어갔다

복귀 전날인 4월 2일은 한창 복귀 직전의 현타를 느끼고 있던 차였다

하늘은 구름져서 묘하게 어둡고

그렇다고 불 켜기엔 또 그럭저럭 밝은 딱 애매한 저녁 4시

차라리 아주 어두워서 불이라도 켜면 좋으려만

우울증 걸릴거 같아서

술이라도 먹자 하고 아무튼 자전거 끌고 밖으로 나갔다

그냥 습관처럼

이마트24 들어가서 할인중인 와인 사고 안주 코너 가서 프로슈톤지 뭔지 사고, 올리브 사고

해 거의 다 져서 6시에 집으로 복귀

참 보람없는 두 시간이었다

얼마 안 돼서 엄마 도착하고 대충 저녁 먹고 와인 까서 마시기 시작하는데

잘못샀다 ㅅㅂ

와인 좆같이 맛없고 올리브 존나 짜고 프로슈톤지 뭔지 그냥 역하다

갑자기 기분이 좆같아져서 맞은편에 엄마가 뭐라뭐라 하는데 그냥 건성으로 대답하고

대충 먹고 대충 마셔서 후딱 치우려고 한다

그 꼴을 보고 엄마가 술을 뺏으려 든다

그렇게 띡띡거릴거면 먹지 말라고, 휴가 복귀전이라 배웅하려 했더니 무슨 태도냐는 것

그렇게 얹잖은 채로 다음날 복귀했다

나는 왜 와인 첫잔을 마시자마자 기분이 나빠졌는가

왜 잘만 처먹던 샤퀴테리가 갑자기 역하게 느껴진건가


알베르 카뮈는 시지프 신화에서 부조리에 관해 이야기한다

실로 진지한 철학적 문제는 자살에 관한 것 뿐이다

틀에 박힌 인생 속에서 어느날 문득 죽음에 대한 부조리를 발견한 이후 부터는 이전처럼은 살아갈 수 없다

그날의 좆같이 맛없던 코노 피노누아와 존나 짰던 절임 올리브에서

휴가 복귀의 부조리를 발견한 것이다

네번째 휴가 내내 이어진 판에 박힌 루트

의무감으로 친한친구 4명을 보고 덜친한 친구 2명을 보고 휴가중 절반은 집에서 쉬고 휴가중 2일은 와인을 마신다

전역을 거의 100일 남기고 나온 네번째 휴가에서 나는

마지막날에 이 지루한 휴가에서 부대로 복귀하는 날만을 기다렸음을 직감한 것이다

반복된 휴가복귀 속에서 휴가를 나온다는 것이

7일간 부대복귀를 기다리는 고통스러운 날로 바뀌었다

사회가 나를 반기지 않게 되는 것은 참을 수 있다

내가 사회를 반기지 않게 된 것은 참을 수 없었다


사건의 지평선

사건의 지평선이 왜 사건의 지평선이냐

어떤 사건이 일어나도 사건의 지평선을 넘어서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거다

그러니까 정보가 사건의 지평선을 넘어가질 못한다

안에 있는 사람은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다

이러면 계집년들은 벽으로 가로막혀서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비극의 남녀나 연상하겠지

씨발 년들

더 드라이하게 생각하자고

정보는 굳이 목청껏 전달할 필요가 없다

encode, decode

알아보게만 만들면 돼

규칙에 따라 변형하고 알아볼 수 있게 풀이한다

이것만으로 정보는 전달된다

잠긴 목소리도 필요없고 눈물도 필요없다

뭔가 조금이라도 표시할만한

최소한, 가령 0과 1같은

“있, 없” 이 두개 조합만으로

들리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게 가로막힌 두 남녀는 섹스까지도 주고받을 수 있다


내 말은 군대가 사건의 지평선이라는 것이다

사회와 군대는 아주 정교하게 원천 차단되어있다

그렇다면 6.1인치 짜리 화면에 비치는 사회의 모습과

휴가때 간간히 마시는 사회의 공기는

도당채 뭐란 말인가, 그건

그것조차 군대의 일부이다

짱구 쌈바편 보면 떡잎마을 사람들이 다 감자인간이 됐듯이

군인이 100간의 격리 기간을 지나서 휴가 나와서 보고 마시고 느끼고 먹은 것은

다 사회의 것이 아니다

당신이 만난 어머니는 감자인간이고
당신이 먹은 맥주는 모래로 만들었고
당신이 9시에 만나는 뉴스들은 종이연극이다

당신이 갈망하는 것은 사회로의 자유가 아니다

실로 진정한 사회는 전역 직전이 되어서만 고개를 내밀고

이를 알게된 군바리는 비로소 진정한 사회를

훈련소에서 6밤 정도를 잤을 때 완전히 포기했던 진정한 위병소 바깥 세상을 갈망하게 된다

실제로 말출을 제외한 지난번의 숱한 휴가들은

멋진 신세계에 우민들에게 제공되는 “소마”와 다를 것이 없다


그렇다면 이것을 깨달은, 보통 말년이 여기에 해당하는데, 그런 사람들은 어떻게 남은 군생활을 보내게 되는가

군대스러운 것으로부터의 도피이다

일과를 하지 않는다, 짬밥을 먹지 않는다, 군복을 차려입지 않은다

지금까지 아무 의심없이 내면화했던 규율들을 몸에서 하나하나 걷어낸다

이것은 자유로의 갈망, 맛있는 음식으로의 갈망이 아니다

단지 갈망하는 것은 사회 하나뿐이다

단지 저항하는 것은 군대 뿐이다

오히려 일과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워 지고, px의 냉동과 라면이 질리고 맛없어질 지라도, 풀어헤친 상의가 눈치보일 지라도

저항을 포기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이 올바른 방향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날까지 일과하고 짬밥을 먹고 바른 걸음으로 걷는 새끼는

유종의 미를 거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것을 그만둔 것이다

누군가 등 떠밀어 위병소 밖으로 내보내주기를 기다리며

소마를 먹는 것과 똑같은 그 휴가를 다시 나간다

아니 이번엔 과다 복용한다

그리고 다음날 침대에서 눈을 뜬다

보통 전역모를 요구하는 새끼들이 여기에 속한다

혹여나 사회에 나간 본인이 어머니를 만나고 맥주를 마시고 9시 뉴스를 볼때

그것이 감자인간인지 모래인지 종이연극은 아닌지 헷갈릴때

책상 앞에 놓은 화려한 전역모를 보고 안심하는 용도이다

좆병신 같다

진정으로 똑똑한 사람은

자신의 위치를 자기 자신으로써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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