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본 : 하나다 쥿키(花田十輝)

콘티, 연출 : 야마무라 타쿠야(山村卓也)

작화감독 : 타카하시 마리코(髙橋真梨子)

7화 콘티 및 연출은 엔딩과 4화 연출가로 모습을 드러냈던 야마무라 타쿠야가 다시 맡았다.

이 애니에서 오프닝, 엔딩을 제외하고 각화 연출가로 한 사람이 두 번 이상 크레딧된 첫번째 사례다.

최근 몇 년간 야마무라의 사내 위치는 부쩍 상승한 느낌이 있다.

<츠루네> 2기에서도 1기에 비해 더욱 향상된 모습을 보여줬고 지금 <유포> 3기에서도 정교한 미장센에 절묘한 조명 활용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햇빛 빛줄기 활용은 능수능란하다고 할 만 하다.

야마무라의 감독작이나 연출화를 미루어 봤을 때 그는 개인적으로 늦은 오후 풍경을 좋아하는 듯하다.

물론 자기가 맡은 화의 각본 내용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그리 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서부극이라도 감명 깊게 본 건지 뭔지는 몰라도 그가 연출을 맡으면 무조건 1번 이상 세상이 석양으로 물들었을 때의 풍경이 나온다.

해가 다 졌다면 옆에 횃불이라도 갖다 놓는다.

따라서 그의 애니엔 주황색 톤이 많고 특유의 따뜻한 분위기가 흐른다.

또 달리 줌 활용같은 아니메에서는 잘 구사되지 않는 테크닉을 집어넣는 것도 기발한 면모다.

좌우지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그가 앞으로도 쿄애니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거라 나는 본다.

(<츠루네> 2기 1화)

(<울려라 유포니엄 3> 7화)

(2015년 쿄애니&Do '우리들은 지금!' 이벤트 당시 야마무라 타쿠야)

한편 작감은 엔딩에서 1인원화를 했고 4화 때도 원화가로 투입된 바 있으며 1화에서는 작감으로 일한 타카하시 마리코가 다시 왔다.

그녀는 <에어> 때부터 원화가로 일한 오랜 경력의 소유자인데, 이번작에서 활동량을 더욱 늘린 듯한 모습이다.

재밌게도 <유포> 3기에서 앞서 설명한 야마무라와 그녀의 합작은 엔딩, 4화, 그리고 이번 7화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두 사람 다 쿄애니 오사카 사업부(일명 '애니메이션 두Do 사업부')에 있어서 그렇다는 풍문이 있긴 한데 어쨌든 이 둘의 콤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눈여겨볼만한 지점이라 하겠다.

원화 : 우라타 요시노리(浦田芳憲), 세자키 리에(瀬崎利恵), 나리마츠 켄고(成松健吾), 쿠마사키 나미(隈嵜那美), 마츠오 쇼헤이(松尾翔平)

원화가는 2화 때 명단이 그대로 온 구성이다.

이 5명이 한 팀으로 묶여있는 건지는 모르겠다.

너무 그대로여서 그런 의심은 드는데, 다만 나리마츠 켄고와 쿠마사키 나미는 1화 때도 원화가로 투입된 전적은 있다.

이 두 사람만 놓고 비교했을 때 최근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사람이라면 역시 나리마츠 켄고를 꼽아야 할 것이다.

비록 쿠마사키에 비해선 경력이 2년 정도 짧지만 나리마츠는 쿄애니가 지자체의 의뢰를 받아 제작한 교토부 우지시 지역 홍보 영상에서 캐릭터 디자이너와 작화감독을 맡으면서 미래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편 쿠마사키는 선배 미야기 료처럼 원래 PA 웍스에 있다가 쿄애니로 이적한 인물이다.

그녀는 <유정천 가족> 2기, <이별의 아침에 약속의 꽃을 장식하자> 등에서 동화가로 일한 이력이 있으며, 쿄애니에 입사하고 받은 첫 번째 일감은 <유포니엄 극장판 맹세의 피날레> 동화 업무였고 원화가 승진은 <메이드래곤> 2기 때 이루어졌다.

그녀가 미야기 료가 지금 밟아나가고 있는 길을 그대로 따라갈지 지켜봐야 하겠다.

나머지 멤버들에 대한 설명은 2화 스태프 소개글 내용으로 대신한다.

설명이 짧은 관계로 4화 때 촬영감독 타카오 카즈야를 추가로 설명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감독 라인 중에서 한 사람을 골라 소개해볼까 한다.

이번에 언급하고 싶은 직책은 바로 미술감독이다.

작화 덕후들은 움직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자주 간과하곤 하지만, 작화 뒤에 깔리는 소위 배경미술, 혹은 줄여서 미술이라고도 불리는 이 회화는 사실 전통적 셀 애니메이션에서 작화와 동등한 수준으로 중요한 요소다.

예전에 내가 쓴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리뷰에서도 말했듯이, 본디 1915년 존 랜돌프 브레이와 얼 허드에 의해 셀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가 확립된 이래 작화와 미술은 분리되었다.

그 결과로 움직여야 할 것을 따로 그리고 셀에다 전사하여 나중에 배경 위에 올려놓아 결합한다는 이 아이디어 덕택에 애니메이터가 움직임에만 몰입할 수 있게 되어 작화 수준이 향상되었던 역사가 있는데, 그와 동시에 미술도 역시 비약적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그 이전 배경을 보여주고 싶다면 애니메이터가 일일이 다 그려야 해서 필연적으로 간략하게 묘사될 수밖엔 없었던 것이 그때부터 얼마든지 복잡하고 정교해질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이 이후로 미술은 애니메이션에서 캐릭터들이 연기를 펼치는 무대를 만들고 작품의 세계관과 분위기를 전달하는 매우 전문적인 영역이 됐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더라도 재패니메이션이 2D 셀 애니메이션의 기본 틀을 유지하는 한 여러분들은 사실 애니를 볼 때 작화보다도 미술을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다.

한 화면에 작화가 빠질 수는 있어도 미술이 빠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애니에서 미술이 없는 파트는 배경동화가 구사된 장면같이 대단히 한정적인 경우다.

미술은 기본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그림을 그려내는 분야이기에 애니 업계에서는 애니메이터보다도 미술가들이 일반 사람들이 흔히들 생각하는 '화가'에 가장 근접한 존재라 하겠다.

그리고 그 미술가들을 통솔하고 회화의 품질을 책임지는 직책이 미술감독이다.

(<목소리의 형태> 제작 다큐멘터리에서 시노하라 무츠오)

본작 포함 <유포> 시리즈의 미술감독은 시노하라 무츠오(篠原睦雄)라는 인물이다.

그는 <에어>와 <풀 메탈 패닉 TSR> 때 미술감독보좌를 거쳐 2006년작 <카논> 때 처음 미술감독직을 맡은 이래 <클라나드>, <중2코이>, <목소리의 형태> 등 많은 작품에서 동일한 직책을 꾸준히 역임해왔다.

그의 윗 항렬이 하청시대 때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쿄애니 미술부를 일궈온 원로 우노구치 죠지밖에는 없으니 시노하라도 한 곳에서 정말 오래 일하고 있는 셈이다.

<유포> 시리즈에서 시노하라는 전통적 평면 미술로 작품에 품격을 더했다.

그의 배경미술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붓터치가 대단히 두드러지는데, 물론 컴퓨터 페인트 툴로 했을지도 모를 일이긴 하지만 어쨌든 자연물과 인공물을 가리지 않는 그의 디테일하면서도 차분하고 진중한 스타일의 그림은 이 작품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비록 지브리 작품들의 미술가로 유명한 오가 카즈오나 타케시게 요지같은 거장들에 미치진 못하더라도, 나는 시노하라가 쿄애니의 복심들 중 한 명이자 일본 애니 업계에서 미술가로서는 손에 꼽을 만한 귀재라고 평가받기엔 충분하다고 본다.

한편 그는 스승 우노구치와 같이 3D 미술에도 한 발 걸치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무채한>이나 <츠루네> 시리즈에서 그는 2D 미술 대신 3D 미술을 담당했었는데, 거기서 보여준 바와 같이 의외로 그래픽에도 일가견이 있다.

물론 현재 시노하라는 쿄애니 프로 양성소에서 아날로그 미술을 가르치는 강사로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그는 붓과 물감 팔레트를 든 전통적 미술가 이미지가 여전히 강하다.

아무튼 이 애니를 보면서 작화 뿐만이 아니라 미술에도 관심을 가진다면 더 많은 것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울려라 유포니엄 2>)

(<리즈와 파랑새> - 같은 시리즈이지만 <유포니엄> 본편의 미술은 유화풍인데 반해 <리즈토리>의 미술 스타일은 대단히 수채화스럽다. <메이도라> 때처럼 진짜 수채화일 가능성이 있다.)

(<울려라 유포니엄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