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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분노를 알아보자 (上)앱에서 작성

DROP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9.10 16:49:53
조회 4880 추천 82 댓글 14
														

계속 같은 단어가 나오는 게 꽤 중요한 키워드 같아서 정리해봄
리뷰용으로 쓸 수 있는 스크린샷 제한이 1개회차당 10컷 미만이라 사진은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 담당자 연락 오면 스샷 다 지움
상 편에서는 주지태 위주로, 하 편에서는 비교적 짧게 영웅 위주로 기술하고자 한다.


초반부, 아직 격투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주지태에게 선생이 조언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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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생이 평소에는 말도 많이 더듬고 답답한 개그캐로 그려지는데 이 장면에서만큼은 묘사도 힘을 줬고 전혀 말을 더듬지 않는다.
또, “통제된 분노는 / 꽤 강력하거든.” 한 문장을 두 말풍선으로 분할한 게 꽤 의미를 둔 컷이라고 생각됐다.
당시 주지태는 낙하산으로 격기반에 들어와 한창 전전긍긍하고 있을 때이다. 장천수처럼 대놓고 괴롭히지 않더라도 대부분이 그를 눈꼴시렵게 여기고 있었고, 그 사실을 교원들도 당연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선생은 그것을 고려하여 이런 조언을 건넨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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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자기를 괴롭히는 장천수에게는 잘 참았지만, 뜬금없이 마주한 임형철에게 친구들이 쳐맞고 있는 꼴을 본 주지태는 풀악셀을 밟는다.
풀악셀 밟으면 어쩔건데?
자기도 뒤지게 쳐맞고 생전 처음 후드식 유도의 매콤함을 맛본 주지태는 미칠듯한 무력감에 사로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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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없었고, 결국 분노고 나발이고 다 내팽개친 채 가해자에게 사과한다.
이후 사람을 때리는 것—즉 폭력을 더 이상 주저하지 않게 된 묘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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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기간에 공부 대신 쌈박질을 시작한 우리의 개망나니 주인공. 굉장히 어리버리한 티가 팍팍 난다. 마리아가 전혀 주저하지 않고 사람을 패자 당황하기도 하고, 성가시게 구는 상대의 옷깃을 잡아 넘어뜨렸음에도 곧바로 때리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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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마운트 상태에서 마구 팔을 휘두르던 상대가 우연히 주지태의 얼굴을 치자, 빡친 묘사와 함께 그를 팬다. (누군가가 열받았을 때 얼굴 일부가 벌개지는 건 격3 전반적으로 계속 나오는 묘사)
그날 밤 잠자리에서 스스로의 모순을 깨달으며 고심하는 건 유명한 장면이다. 주지태의 감정은 누구나 길에서 양아치를 보고 느껴봤을법한 것이다. 누가 좀 패주면 안 되나? 내가 모두를 대신해 벌을 내린 거야. 라는 같잖은 생각은 곧바로 자가 반박된다. 사람들을 향한 그의 분노는 이미 여기서 논리로 부정된다. 동시에 그는 또다시 폭력에 대한 회의를 상기한다. 격투를 한심하게 생각하는 컷에 마리아가 받은 우승 트로피가 비춰지는 것은 어떻게 보아도 노린 구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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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싸움에서 주지태는 고민을 마친 듯 양아치를 패지만, 부상이나 싸움이 끝난 후의 표정 등에서 아직 미숙함이 보인다. 눈이나 얼굴형도 둥글게 묘사되고 있다.

다음은 동광게이들과의 싸움인데, 주지태보다는 오히려 상대방(동광들, 영준, 마리아 등)의 분노가 돋보이는 에피소드이다.
이 에피소드는 워낙 유명하니 따로 스샷을 따진 않았다. 영구한테 두드려 맞고 권태영 카피했다가 엘보우로 콧대를 쳐맞는 기막힌 불운을 보여준다.
여기선 컷 하나하나가 다 복선인데, 주운 유리조각을 휘두르는 대신 가지고 협상하는 주지태를 보고 마리아가 맥 빠지는 장면이 있고, 그녀의 손목밴드를 빌림으로써 트라우마의 원인을 제공한다. 한두 번 보고 습득한 기술들을 선보이며 동체시각 어쩌고 하고 상술한 모든 것들이 맞물리며 마리아 급발진이 시작된다.
설중매화(1) 마지막에 마리아 특유의 세로동공이 나오는데, 이건 마리아가 분노했을 때마다 연출된다. 과거에는 패시브였고 작중 시점에서도 나온 적이 있다.
정신이 나간 마리아는 신체가 나간 주지태를 몰아세워 계속 쳐맞게 내몰고, 다음 에피소드에서 주지태는 막대한 자기혐오에 사로잡혀있음을 고백한다.
그는 폭력에 분노한다. 그러나 자신의 숙원을 이루려면 폭력이 필수불가결하다. 결국 칼날의 방향은 나약한 자신을 향할 수밖에 없다. 주지태는 스스로에게 분노한다. 칼날이 남긴 첫 번째 상처는 코의 흉터로 남는다.
그렇게 굴다리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때부터 주지태는 그 안의 분노를 아무에게나 막 내뿜기 시작한다.
분량이 너무 길어져서 이후는 짧게 요약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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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극단적인 언행은 화자의 자존감이 극도로 낮아져 있을 때 나타난다. (이후 굴다리엔딩에서도 존재)

3대빌런 에피소드에서 주지태는 한방만을 패며 동공이 작아지고 핏대를 세우고 얼굴이 벌개질 정도로 분노를 표출한다. 그가 마리아를 부르며 내세우는 실소는 그 자신을 향한 것이리라고 생각된다. 한방만에게 쏟아내는 말들은… 대상이 누구인지 굳이 쓰지 않아도 알 것이다.

역광. 사진을 찍을 때 피사체의 뒤에 광원이 있는 경우, 피사체가 어둡게 나오는 경우를 일컫는다. 워낙 명작이고 이미 잘 쓰인 해석이 있기 때문에 궁금하면 보고 오는 것을 추천한다. https://m.dcinside.com/board/samban/32720
나는 본 글의 주제에 적합한 부분만 이야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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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길거리 싸움에서의 대사와 완벽히 일치하지만, 상황도, 주지태 본인도 완전히 달라졌다.
주지태의 분노는 나약한 자신을 혐오하는 데서 비롯된 뒤틀린 용기. 내가 위에서 누누히 강조하던 감정이다.
이때 자신의 안에 존재하던 선을 끊어내며 생긴 상처는 두 번째 흉터가 된다.

역광 이후 주지태는 맛탱이가 가 버린다. 간호사에게, 이현걸에게, 도와준 시민에게, 마리아에게(직접적 묘사는 없지만 병상에 누운 그녀를 노려봄), 차소월에게, 임형철과 그 패거리에게, 정보미에게, 사실상 만난 거의 모든 사람에게 거리낌없이 분노를 표출한다.
다시 글의 처음, 선생의 조언을 보자.
주지태는 확실히 분노를 통해 무지막지하게 강해졌다. 그런데 이게 통제된 분노일까? 꽤 강력한 수준이 아니다. 이미 그것에게 잡아먹혔다고도 볼 수 있는 주지태는 최신 미리보기 분량에서 정보미의 일갈로 그나마 정신을 차릴 일말의 가능성을 보였다.
과연 그는 끝없는 증오의 고리 끝에서 자신을 되찾을 수 있을까?


다음 편에서는 영웅과 마리아를 중심으로 분노에 얽힌 이야기를 다룬다.
긴 글 읽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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