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창작🎨] (소설) 금 준장님, 금 하사님 - ep 40앱에서 작성

weriy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5 20:31:50
조회 278 추천 8 댓글 3
														
							
스포일러 주의 내용을 확인하시려면 스크롤 해주세요.
만두이미지

"몇 시지.."

잘 떠지지 않는 눈을 깜빡이며 시계를 확인하니 9시가 조금 넘어있었다. 화들짝 놀란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하사님은 일어나셨으려나."

커피도 드셨으니 나보다 늦게 주무셨을 것 같지만 모를 일이었다. 금 하사님이라면 규칙적으로 아주 일찍 일어나실 것 같기도 했고.

"주무시는구나."

그러나 욕실에서 고양이 세수만 하고 거실로 나온 나는 내 생각이 그저 착각이었다고 깨달았다. 금 하사님은 해먹에서 편안한 표정으로 세상 모르고 주무시고 계셨으니까.

"깨워드려야 하려나."

먼저 씻고 나와서 일어나실 때까지 기다릴까 했지만 허락도 없이 욕실을 또 쓰는건 예의가 아닐 것 같았다. 그렇다고 내가 금 하사님을 깨우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다.

"벌써 일어났어?"

어떻게 해야할까 거실에 우두커니 서서 고민하는데, 불쑥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 바라보니 금 하사님은 한쪽 눈만 뜨고 나를 바라보고 계셨다.

"제가 깨웠나요..?"

"아니. 일어나긴 했는데 피곤해서 눈 좀 더 붙이고 있었지. 잠은 잘 잤고?"

"네. 푹 잤어요."

"더 자고 싶으면 더 자도 되고, 씻고 싶으면 욕실 쓰고."

"금 하사님은요?"

"너 씻으면 기다렸다 나도 씻고, 너 더 자면 나도 더 자려고. 나는 원래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니까. 지금도 일찍 일어난 거야,"

"원래는 몇 시에 일어나세요?"

"최소 10시 반. 더 늦으면 12시 쯤?"

"더 자도 괜찮을까요?"

일어나도 상관은 없지만 솔직히 아직 피곤했다. 게다가 금 하사님도 내게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는 하셨지만 표정은 더 주무시고 싶어 보이셨다.

"자, 자. 네가 자면 나는 좋아."

"그럼 더 있다 뵙겠습니다."

"그래그래. 푹 자고 더 늦게 일어나."

나는 이불 속으로 다시 들어갔다.



"11시 반이네. 밥 먹기 애매한데. 운동 다녀올까."

반 강요로 앵월이를 침대에 밀어넣고 다시 자다 일어나니 해가 중천이었다. 아침을 먹기에는 늦어도 한참 늦었고, 점심을 먹기는 조금 이른 시간. 눈이 저절로 떠지는 것을 보니 컨디션은 괜찮다.

"얘는 아직 자나?"

꿈틀꿈틀 해먹에서 내려와 방 문을 열어보니 앵월이는 곯아떨어진지 오래였다.

"밤에 잠을 좀 설쳤나. 피곤할만 하긴 한데."

욕실이 침실에 붙어있는 구조라 지금 씻기는 상황이 애매하다. 지금 씻다 애가 깨서 잘못하면 지난번 군수창 때 같은 대참사가 벌어지리라.

"오랜만에 운동이나 나가야겠다."

다른건 둘째치고, 최근에 먹은 칼로리에 비해 운동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살 찌는 건 사양이라고. 나는 포스트잇에 '운동 다녀올 테니까 일어나면 씻고 숨 돌리고 있어.'라고 남겨놓고 집을 비웠다.



"오셨어요?"

다녀오니 앵월이는 말끔하게 씻고 소파에 앉아있었다.

"일어난지 오래 됐니?"

"얼마 안 됐어요. 방금 씻고 나왔어요."

머리가 살짝 젖어있는 것을 보니 나 편하라고 하는 거짓말은 아니다.

"점심 먹어야지."

"괜찮아요. 집 가서 먹으면 돼요."

"나는 집에 보낸다고 한 적 없는데?"

"..잘 못들었습니다?"

"잘 들으셨네요. 씻고 나올테니까 기다려. 나가서 먹게. 아, 가기 전에 어제 박살난 머그컵 치우고 가자. 미리 치우면 반으로 썰어버릴 거야. 저스티스처럼. 정 뭐라도 해야겠으면 커피나 한 잔 내려놓고 있던가."

할 말을 찾지 못해 입을 오물거리는 앵월이에게 속사포처럼 퍼부은 나는 곧장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아, 맞다.

"커피 아이스로! 밖에 더워! 얼음 냉동실에!"

이 날씨에 뜨거운 커피? 마고도 안 할 끔찍한 짓이다.



"커피 내려놨어요."

씻고 거실로 나오니 커피 향이 코를 찔렀다. 앵월이는 내 말대로 아이스 커피 한 잔을 내려놓은 참이었다.

"머그컵 안 치웠지?"

"치우면 썰어버리겠다고 하셨잖아요."

"그지. '샥'하고. 저스티스처럼."

나는 검으로 슥 베는 시늉을 했다.

"금 하사님 저스티스 좋아하시나 봐요."

"좋아하지. 옛날에 사인 받아놓은 것도 있는 걸."

"정말요?"

"너도 저스티스 좋아해?"

"옛날에 많이 봤어요. 멋있잖아요."

얘 뭘 좀 안다. 정의의 사도. 멋지잖아. 인격 복제? 알게 뭐야. 요즘도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원본이 어떻게 도망쳐 나온 모양이었다. 아무렴 저스티스인걸. 나중에 또 만나면 좋겠는데.

"사인 보여줄까?"

잠깐 딴 생각을 하다 정신을 차려보니 앵월이가 보기 드물게 눈을 반짝이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무언가를 기대하는 것처럼. 한 번도 본 적 없는 모습에 나는 피식 웃으며 손짓했다.

"따라와. 진열장 보여줄게."

한 손에 커피잔을 들고 서재 문을 열자 앵월이는 입을 벌리고 탄성을 뱉었다.

"이거 다 금 하사님이 모으신 거예요?"

"그럼 내가 모았지. 이 집 주인이 나인걸."

"저게 그 사인이에요?"

앵월이는 액자 하나를 손으로 가르켰다. <From your Hero, Justice. To you, 마리> 작년에 작전 구역에서 우연히 저스티스를 마주쳤을 때 받은 사인이었다. 옛날에 받은 사인은 어디로 갔냐고? 그딴 복제 깡통이 준 쓰레기는 세절기에 갈아버렸다.

"이건 소닉이랑 마리오고, 이 천사는 뭐예요?"

"카나타. 옛날 버튜버. 여기 있는 거 요즘은 거의 고대 유물들이지. 구하기 힘들었어."

"저도 이런 거 좋아해요. 사실 요즘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은 노트북으로 못 봐서 그런 거지만요."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모습에 흐뭇하게 아빠 미소 아닌 아빠 미소를 지으며 아빠의 마음을 이해하던 것도 잠시, 앵월이의 다음 말에 나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너 혹시 이거 말고도 옛날 거 더 알아?"

"네. 많이 알아요. 해본 것도 많고요."

"마리오 어디부터 해봤어? 소닉 애니메이션은 봤고? 별의 커비 알아? 페르소나랑 파이널 앰블럼은? 너 대난투는 어디까지 해봤어? 옛날 거면 X 햬뽰니?"

어떻게 최신 문물로 이 불쌍한 중생을 도와야 할까 고민하던 나는 앵월이의 다음 말에 어깨를 붙잡고 캐묻기 시작했다.

"어.. 어.. 마리오는 인터넷에서 64 파일 찾아서 그것부터 조금 해봤어요. 별의 커비는 루팡 일당만 조금 해봤고, 대난투는 X만 해봤어요. 페르소나 3까지는 확장판까지 해봤고.. 아, 혹시 세가 게임 좋아하세요? 앵그리버드 열심히 하고 있어요."

앵그리버드? 앵그리버드를 알아?

"너, 내 동료가 돼라."

나는 어깨를 잡은 손에 꽈악 힘을 주며 말했다. 나 말고 고대 유물을 찾아다니는 사람을 만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계급? 나이 차이? 그런 건 상관없어. 너는 이제부터 내 게임 친구야.

"제.. 제가요..?"

"이게 아니지. 일단 나가자. 점심 대충 먹고 비디오 게임 카페 가자. 닌텐도랑 플스 최신 버전 있을테니까, 그거 하자."

잠깐만. 게임기가 목적이면 어차피 집에도 다 있잖아?

"아 아니다. 어치파 집에 다 있으니까 밥 먹고 집 와서 게임해야겠다. 넌 오늘 집 못 가. 나랑 게임해야 해."

"그, 금 하사님. 분명 머그컵 치우고 나가자고 하셨는데.."

앵월이는 현관으로 질질 끌려가면서도 그렇게 칭얼거렸다. 맞다. 머그컵 치워야지.

결국 현관문을 나선 건 깨진 머그잔을 치운 다음이었다. 근데 이거 이제 보니 저스티스 머그잔이잖아. 아끼던 건데. 새로 사야겠다.



------

내가 돌아왔다.

요즘 상당히 어둡고 피폐한 내용이 많았던 관계로, 이번에는 분위기를 좀 환기하는 내용이야. 마리는 훌륭한 덕질 친구를 구했어. 다음 내용은 데이트가 되지 않을까 싶네. 밖에서 밥 먹고, 돌아다니고, 그러다 이상하고 귀찮은 일에도 좀 휘말리고.

마리가 너무 밝은 것 같다고? 이게 복선이라면 복선이야. 조울증은 기분이 우울하기만 한게 아니라 기분이 주체가 안 될 정도로 좋아지기도 하거든. 뭔가 기분이 좋은 것도 나쁜 것도 너무 쉽게 오르락 내리락 하는게 증상이거든. 이번에 조사 좀 많이 했어. 그리고 마리가 본편에서 기억 변환기 써봤다고 하는데 많이 쓰면 조울증 걸린다고 해커 언니가 그랬잖아. 약간 스포를 하자면 나중에 기억 변환기 보고 앵월이가 울면서 화내는 것도 나올 거야.

내일 컨디션 봐서 돌아올 수도 있고 안 올 수도 있어. 내일 안오면 금요일에는 무조건 돌아올 예정.

다음에 봐. 산바~.

- dc official App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8

고정닉 3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4 설문 비난 여론에도 뻔뻔하게 잘 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03 - -
2866 AD 세상의 패권을 거머쥘 자, 로드나인 사전등록 중 운영자 24/06/05 - -
11212 공지 이제부터 인방떡밥 삭제 및 차단예정임 [15] 김찬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1.08 1781 29
1095 공지 완장 호출벨 [18] 김찬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20 4005 18
14853 일반 산나비 올인원 스폐셜 25만에 살 산붕이 있음? [1] 산붕이(223.62) 00:54 15 0
14852 일반 오랜만에 산나비 하고 울었어.... 모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52 5 0
14851 일반 올인원은 안시켰지만 이 사람들도 빨리 왔으면 좋겠음 산붕이(14.6) 00:00 37 0
14850 일반 아마 다음주 쯤에는 올거같은데 산붕이(119.197) 00:00 20 0
14849 창작🎨 스포)[if 창작 소설] 그날의 약속 - 32 [3] 발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4 47 3
14848 일반 언제오든 기다릴 수 있으니 찐빠만 내지 말아다오 먞꺢꺢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4 34 0
14847 일반 그냥 올인원은 존나 웅크리면 됨 [5] 오저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4 169 0
14846 일반 산나비 스토리나 게임액션도 좋지만 조선 사펑 세계관도 좋아서 ㅇㅇ(118.235) 06.04 60 0
14845 일반 굿즈 담당이 네오위즈가 아니라 원더포션이지? [1] ㅇㅇ(118.235) 06.04 114 0
14844 일반 좆소 유니폼 회사 배송일 해봐서 왜 늦는지 잘 알지 [1] 산붕이(121.160) 06.04 111 0
14843 일반 올인원 샀는데 아직까지 조회도 안 되는 산붕이들아 [1] 산붕이(222.237) 06.04 162 1
14842 일반 게임입문하려고 갤구경왓는데 지들끼리싸워서 안함 [11] 산붕이(61.72) 06.04 269 1
14841 일반 이게 막바지에 결제한 대간가... R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4 122 0
14840 일반 아니 1개월 반을 기다린 173000원짜리 텀블벅이 드디어 온다고 Geratu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4 172 0
14839 일반 15,000명이나 후원하니 늦을수 밖에 없겠지 산붕이(210.126) 06.04 87 2
14838 일반 빨리 받는것은 포기함 [4] 1q2w3e4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4 195 0
14837 일반 악세 에디션은 언제 옴.. ㅇㅇ(1.243) 06.04 104 0
14836 일반 기다리는중 [3] 정보실안드라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4 226 0
14835 일반 아직 못받은 사람들 아쉬운 이유 [12] ㅇㅇ(223.38) 06.04 676 8
14834 일반 산나비 저스티스 등장 브금 사운드트랙 추가 기원 166일차 Blue_Child_Jon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4 53 0
14833 일반 아니 초회차 플레이 중인데 마지막에 첨부터 끝까지 재탕 뛰어야함? [4] 산붕이(180.83) 06.04 150 0
14832 창작🎨 스포)(스포일러 포함됨)만약의 극장: 울지 않는 부엉이, 날카로운 송곳니 삼위일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4 120 2
14831 일반 인생 최대업적 [1] 고집멸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440 6
14830 일반 산나비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102 0
14829 창작🎨 스포)(소설) 금 준장님, 금 하사님 - ep 50 [9] weriy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190 7
14828 일반 스위치버전 살까? [1] asd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89 0
14827 일반 님들 그래서 철호패 어따씀? [11] 스트롱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321 0
14826 일반 이틀 동안 재밌게 즐겼습니다. 산붕이(58.226) 06.03 183 0
14825 일반 뭐 이번주엔 오겠지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67 0
14824 일반 공휴일(현충일)에는 택배안오지? 산붕이(39.112) 06.03 98 0
14823 일반 악세사리 + 철호패 시킨 사람 받은 사람 있음? [2] ㅇㅇ(1.243) 06.03 241 0
14822 일반 산나비 같이 어린애를 위험으로 구하려 하거나 지키는 작품 있나? [6] 산붕이(1.237) 06.03 258 0
14821 일반 오늘도 발송안했네 ㅋㅋ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152 0
14820 일반 이겜 닌텐도로 할만함? [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216 0
14819 일반 송소령 훈련장 15.79 산붕이(14.38) 06.03 155 0
14818 일반 옛날에 바이오닉 코만도라는겜 했었는데 좀 비슷하긴하네 ㅇㅇ(118.235) 06.03 69 0
14817 일반 여러분들 같이 기다리자구요 캥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184 0
14816 일반 엔딩 그장면을 키링을 만들어주지... [1] 산붕이(125.248) 06.03 133 0
14815 일반 주말 전엔 받을 수 있을까?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165 0
14814 일반 펀딩이 진짜 많이 되긴 했나보네.. 세뿔돼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139 0
14813 일반 ㅅㅂ 해외 출장가기전에 받길.바랬는데 [1] 거등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190 0
14812 스포⚠ 스포)아니 이거 왜이리 슬퍼 ㅇㅇ(168.131) 06.03 174 4
14811 일반 산나비 저스티스 등장 브금 사운드트랙 추가 기원 165일차 Blue_Child_Jon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46 0
14809 일반 혹시 산나비 팀이 개발하고 있는 다음 겜 있어? [1] 산붕이(115.41) 06.03 237 0
14808 일반 시간이 점점 안 간다 ㅅㅂ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3 85 0
14807 일반 산나비 굿즈 다른 것도 펀딩하면 좋겠다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2 103 0
14806 일반 다들 산나비 굿즈 받음? [5] 산붕이(118.33) 06.02 331 0
14805 창작🎨 스포)산나비(콘티)-3 [11] 김씨그림이나그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2 464 15
14804 일반 올인원패키지 샀는데 흥미가 떨어졌다 [6] 산붕이(1.248) 06.02 359 0
14803 창작🎨 스포)(소설) 금 준장님, 금 하사님 - ep 49 [5] weriy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2 262 4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