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속5센티미터는 한 친구가 자기는 너의 이름은보다 이게 훨씬 좋다고 추천해서 불법으로 보고 극장에선 처음 보는 건데
확실히 처음 봤을 때만큼의 충격은 없었지만 여전히 내가 본 것 중에선 신카이 감독의 최고 걸작인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신카이 감성의 정수라 할 수 있다. 안봤으면 꼭 봐주세요.

날씨의 아이는 개봉했을 때 안봐서 처음 보는 건데 솔직히 조금 실망했다. 그림은 진짜 이뻐졌는데 전개가 좀 중구난방인거 같고 중간부터 남자애한테 이입이 잘 안되더라(오히려 경찰 입장이 이해되는게 이새끼가 돌았는지 자꾸 누굴 만나러 하늘을 가야한다면서 난리를 침). 개그도 중간중간 들어가는게 오히려 신카이가 희석되는 느낌. 너의 이름은때는 아예 대중적이면서도 신카이 감성을 잘 녹여낸거 같았는데 날씨의 아이는 살짝 실패한 것 같다. 구름의 저편 감성이 약간 들어간 거 같긴 한데 너의 이름은보다도 맛은 잘 안났던 것 같다. 그래도 도쿄 상공 추락씬은 지렸다(근데 난 남주가 여주팔에 수갑 같이 채울 줄 알고 이거하려고 총이랑 수갑 빌드업했나? 생각했는데 수갑 끝까지 안채우더라? 달랑달랑하는게 자꾸 눈에 거슬렸음 ㅋㅋ). 히나로 캐빨 미는 것도 좀 그렇고 흠... 초속 보고 봐서 그런지 신카이상에게 조금 실망했다.

최근 스즈메는 지금까지 본 아니메 영화 중 최고의 작화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느그, 날씨 거쳐오면서 그림은 진짜 매 작품 동시대 최고를 달리고 있는 거 같긴 한데... 요즘 신카이 맛이 없어져서 너무 아쉽다.
초속 다시 보면서 느낀게 이 양반이 sf물 제대로 하면 왠지 재밌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요새 보통 토속으로 가는 거 보면 그럴 생각은 없는거 같고...
진짜 영혼까지 끌어모으면 초속을 뛰어넘는 우주명작 하나 나올 거 같긴 한데 날씨의 아이 보니까 그런 거 나오려면 지금 바로 다음에 나오거나 아니면 한참 걸릴 것 같다. 아니면 신카이가 본인을 계속 대중 영화 감독으로 인식한다면 그의 그릇은 여기까지였던 것일 수도.
신카이 마코토상 항상 응원하니까 대중성 조금 신경 안쓰고 본인만의 감성을 제대로 녹여낸 완벽한 장편영화 한 편만 뽑아줬으면 너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