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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이야기2>, 김시덕

ㅇㅇ(175.197) 2020.12.25 22:35:09
조회 85 추천 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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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올린 <일본인 이야기1: 전쟁과 바다>의 후속권입니다. 1권에서는 전국시대 말엽 ~ 에도 막부 초기 시기에 걸쳐서 오다 노부나가 - 도요토미 히데요시 - 도쿠가와 이에야스로 이어지는 이른바 전국시대 3웅이 일본을 통일하는 과정을 다루었는데, 2권에서는 무대가 에도 시대로 넘어가 흑선내항 이전까지 일본의 민중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우선 이 책의 특징은 에도 시대를 민중사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에게 친숙한 왕과 장군, 상인들과 그들에 의해 운영되는 정치 및 경제제 도를 중심으로 하는 역사와 달리 민중사는 당대의 역사 기술에서 소외된 일반 민중의 삶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일본인 이야기> 2권에서 저자는 에도 시대를 지배했던 에도의 쇼군이나 각 번의 영주, 사무라이들에게 많은 비중을 할애하지 않습니다. 대신 저자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그 이름을 남기지 못하고 살아갔던 에도 시대 농촌들의 일반 농민들과 그들이 생존을 위해 의지했던 의사들입니다.


또다른 특징은 데지마를 중심으로 한 에도시대 일본과 네덜란드의 교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크로드 갤러리에 소개되기도 했던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일본사>를 비롯해 최근 한국에서는 일본이 개화기에 빠르게 서구 문명을 학습하고 열강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인으로 일본이 에도시대에 이미 나가사키에 설치된 데지마의 네덜란드 상관을 통해 서구와 접촉을 유지했었던 것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이 한국과 달리 서양에 개방되어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네덜란드와의 교류에 대해 호의적으로 평가합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전국시대에 네덜란드 이외에도 스페인, 포르투갈 같은 가톨릭 국가들과 일본 각 번들이 활발하게 교류하였던 점. 당시의 교류를 통해서 조총을 비롯해 서구 문명을 일본이 빠르게 습득했고 태평양을 건너서 멕시코까지 다다를 수 있는 원양 항해용 선박을 건설하였던 기술을 보유하였던 점 등을 들면서 에도 시대의 네덜란드와의 교류는 제한적인 교류에 불과하다고 비판합니다. 물론 네덜란드와의 교류를 통해 '난학'이라는 이름으로 서양의 과학 기술과 서구 세계에 대한 지식이 일본의 일부 지배층 및 지식층에게 알려진 점은 훗날 서구 세력이 일본을 강제로 개항했을 때 그들을 이해하고 맞서게 되는데 도움을 주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미래의 일에 불과하였고, 정작 에도시기에는 난학의 지식들이 일본의 일반 민중들의 삶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저자는 일본과 네덜란드의 교류와 난학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여기는 시각을 비판합니다.


<일본인 이야기> 2권은 크게 1부와 2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서 다루는 대상은 일본의 민중, 정확히 말해 농촌의 농민들의 삶입니다. 에도 시대를 평가할 때 난학을 긍정적으로 여기는 관점은 흔히 에도, 교토, 오사카라는 거대 상업도시들에 주목하는 관점과 연결됩니다. 당시에 이미 인구 백만에 육박하는 도시가 존재할 수 있을 정도로 상업 경제가 발달하여 일본이 빠르게 자본주의 경제체제로 이행할 수 있었다는 주장입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이 거대 도시들에 주목하는 관점을 민중사적 측면에서 비판합니다. 물론 이 도시들에서는 당시 일본을 움직이는 중요한 결정들이 내려져 있었고 이 도시들의 인구수는 그 자체만으로도 인상적입니다. 하지만 당대 일본인의 대부분은 농촌에 거주하고 있었고, 그들은 대부분 농민이었습니다. 따라서 에도 시대 일반 민중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도시가 아니라 농촌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2부에서는 당시 민중들이 의존했던 의사라는 직업을 다루고 있습니다. 에도시대 초기에는 의사라는 직업이 흔하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이 의사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면서 점점 각 마을에 최소한 한 명씩의 의사들이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시기에 네덜란드의 해부학 서적 <해체신서>가 번역되는 등 서구 의학의 지식들이 일본에 흘러들어오기 시작했지만 이것이 에도 시대 의료 기술에 전면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였습니다. 여전히 일반 민중을 치료할 때는 전통적인 한의학이 중심 위치에 있었고, 난의학의 지식은 제한적으로만 사용될 뿐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일본사>와 함께 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된 책이었습니다. 저 또한 그 책을 접하고 에도 시대의 대외교류나 근세적 도시 등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전국시대와의 비교나 민중사적 관점을 통해 그런 긍정적인 시각을 비판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역사는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것과 같아서 한 방향에서만 보아서는 그 전모를 알기 어렵고 여러 시각에서 봐야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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