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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해피엔딩을 향하여

ㅇㅇ(115.20) 2021.02.11 00:35:22
조회 668 추천 18 댓글 3

홍다인-성이범, 성이겸-강순애

드라마 볼 때부터 의문이었던 것. 다인이 나오면 왜 이범을 보여주는 걸까. 다인과 순애는 겹치는 지점이 많았고 순애로 인해 보여주고 싶은 것도 있었다. 수령 역시 마찬가지. 수령의 온갖 범죄를 겪은 이들 또한 다인과 순애였다. 그런데 성이범의 등장 이후에 다인과 이범은 번갈아 나오는 장면이 꽤 된다.

이겸-순애-이범처럼 삼각도 아닌데 둘은 왜 번갈아 보여주는 걸까. 처음엔 이겸을 두고 삼각관계란 얘기인가 싶었다. 이겸과 이범은 순애를 두고 삼각인 건 알지만 순애를 떼어놓고 봐도 이 두 형제는 서로가 너무 애틋했거든. 형의 여자를 빼앗아 데리고 도망간 죄인의 입장이면서도 이겸이 위험에 처하자 정체가 드러날지도 모르는데 화살 날려서 구하는 걸 보면 두 형제 사이에 순애가 끼인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엮이는 건 전혀 없는데 얘네 둘이 순수한 형수님과 시동생이 될 사이다 라는 건 보여주지 않아도 알 것 같은데 사건도 없는데 다인과 성이범을 번갈아 보여줄 때마다 궁금했었다

다인과 성이범은 도대체 뭘 보여주기 위한 구도인 걸까.

이 둘만은 마지막까지도 뭘 말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객쩍은 용기나 타협없는 성질이 휘영군과 닮았다며 진작 널 죽였어야 했다고 말하는 서용

성용제를 잘 안다며 성이겸이 아버지를 닮았나 보다고 말했던 김병근


다인에게 아버지같은 사람은 장태승인데 극중에서는 휘영군의 성격과 이겸의 성격이 닮았다 하니.

다인이 파파콤플렉스 있나? 싶었다


다인의 눈물을 닦아주거나(5회) 다인의 얼굴을 쓰다듬거나(6회)

다인의 눈물을 닦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어주고(11회 아버지의 환영)

기다리면 곧 다시 만날 것이다(아버지와 비슷한 말)


어사는 죽었다


위험을 감지해서 말렸지만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성이겸의 말에 그냥 보냈었다. 그녀에게 죽음이란 익숙해지지 않는 분야다. 어사가 죽었다는 말에 짐을 뒤지고 춘삼이에게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다인이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몰라서 다음 말을 기다리는 춘삼이만 답답할 뿐이다. 도대체 어사가 뭐? 라고 따질 법도 한 그 순간 들어오는 성이겸의 안전을 확인하고 황급히 돌아가려는 다인의 태도. 초반의 다인은 처음인 이 감정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는 게 눈에 보인다. 불쑥 불쑥 드는 이 감정이 무엇인지 모르기에 외면하고 싶은데 그걸 잘 받아먹는 성이겸 때문에 횡설수설하게 된다. 이 드라마 파워메인인데 감정선은 좀 불친절하다. 가끔씩 얘네가 언제부터 이렇게 절절했어? 싶어지는 지점이 있다. 내가 뭘 빼먹고 본 건 아닌 것 같은데 말이지. 다모에 위장이라고는 해도 기생까지 했으면 남자에 통달한 이미지인데 이겸과 있을 때의 다인은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소녀의 느낌이 있다. 제 감정이 뭔지 몰라 당황스러운데 자기한테 다가오는 이겸이 싫지 않아서 더 당황스러운 그런 감정. 이겸은 절절한 첫사랑을 이미 지나왔는데

드라마를 보면 이겸의 순애에 대한 감정을 바라보는 다인을 보여준다. 주인공의 첫사랑이 따로 있다는 점은 흔한 설정이니까 그렇다 쳐도 순애를 향한 절절한 감정을 같이 보게 하는 구도는 흔치 않다. 순애의 감정을 보여줄 법도 한데 순애의 감정선은 철저히 배제된다. 절절히 끓는 이겸과 그런 이겸을 보는 다인의 감정선에 집중시킨다. 정확하게는 다인이 이겸을 보는 감정선에 공을 들인다. 순애에 대한 이겸의 감정은 이미 알고 있으니까. 그래서 드라마를 보고 있다 보면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는 것 말고는 관심이 없던 소녀가 사랑을 하면서 어떻게 여자가 되어가는지를 보고 있는 느낌이 든다


첫사랑에 대한 감정을 아직 안고 있는 남자와 그런 남자를 사랑하는 줄도 모르고 사랑하기 시작한 여자

사랑에 있어선 어른인 남자와 서투른 여자

서로의 시작점이 애초에 다르기에 끓는 지점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드라마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 톤을 유지한다


술에 취해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떠난다며 다인이 너도 날 떠날 거냐는 이겸의 물음에 다인은 대답은 하지 못 하고 눈만 굴리다가 그 사람도 나으리를 잊지 못할 겁니다 라고 말한다. 다인은 순애를 지칭한 말이지만 순애를 빗댄 다인의 감정일 거라고 본다. 자신은 역적의 딸이니까 순애처럼 이겸 곁에 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거든. 곁에 있으면 안 되지만 그럼에도 같이 있고 싶어. 암행을 하는 동안만 같이 다니자고 했지만 암행이 끝나도 함께 하고 싶은 건 다인이다. 떠나야 함을 알지만 떠날 수 없는 끝이 정해져 있는 만남


나으리의 의중을 모르겠습니다. 휘영군과 연관있는 줄 알면서 왜 곁에 두십니까. 어떻게 그렇게 태평합니까. 남의 일처럼


이 몇 마디에 다인의 감정이 다 들어있다. 차라리 이겸이 물어보기라도 한다면 대답해줄텐데 이겸은 묻지도 않아. 마음은 커져 가는데 이 사람에게 짐이 될 거란 걸 아는데 그럼에도 함께 하고 싶은 다인의 감정. 깊어질 대로 깊어진 마음을 어떻게 하지도 못 하겠어서 이겸이 자기를 끊어냈음 좋겠는데 그러지 않으니까


다인에게 삶의 미련 같은 건 없어.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려고 살아온 그 인생에 사랑이라는 감정이 불쑥 들어올 거라고 생각이나 했을까

늘 이겸에게 살아돌아오라고 말했지만 이겸과 떨어진 순간에 다인은 미련없이 세상을 떠나려고 했지

어차피 나는 떠날 사람이니까. 역적의 딸이 암행어사랑 함께 한다는 건 말이 안 되거든. 암행어사가 아니어도 마찬가지. 성이겸에게 자신은 짐이야

그런데 이겸이 돌아와서 자신을 구해.

다인은 한번도 떠난 사람이었던 적이 없어. 항상 남겨진 사람이었지. 아버지의 죽음 앞에, 어머니의 죽음 앞에

그래서 남겨진 자의 슬픔이 어떤지 너무 잘 알아.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떠난다고 하는 이겸의 아픔에 공감할 수 밖에 없어. 내 잘못으로 잃은 게 아닌데 내 잘못으로 잃었다고 자책이라도 해야 숨이 쉬어지는 것 같은 남겨진 자의 슬픔을 너무 잘 알아서.


나으리를 원망하지 마십시오 라고 한 건 자기도 그래봤으니까. 어쩌면 지금도 하고 있을 후회이기도 하고. 그때 아버지를 붙잡았다면 어땠을까 하고 말이지. 한번도 떠난 사람이지 않았던 다인이 이겸과 떨어지고 나서야 떠난 사람이 될 뻔 했던 거지. 떠난 사람은 남겨진 자의 슬픔을 모르거든. 떠나면 그 뿐이라서. 다인이 이겸을 좋아하면서도 담담할 수 있었던 건 자신이 떠나는 입장이라서야.


13회에서 다인의 감정은 절정을 이뤄. 이런 저런 이유로 막아놓았던 감정이(9회쯤부터 다인의 감정은 멜로로 들어가. 사실 7회 후반부터 멜로는 시동을 걸었어. 다인이 혼자만. 조금씩 절절해지는 감정을 쌓다가 9회에 들어와서 언제 멜로였냐 싶게 멜로로 바뀌더라고. 드러내면 안 되는 감정이기에 전체적으로 코믹톤을 유지하는데 11회에서 완전히 멜로로 넘어가. 다인을 구하고 이겸이 증좌 찾아오겠다고 할 때 자기도 가겠다고 하는데 상사가 아니라 그냥 연인 걱정하는 느낌이거든. 방금 전에 죽을 고비 넘겼으니 당연한 거겠지만서도) 아버지와 사랑하는 사람을 한 사람에게 잃을 뻔하게 되자 터져 버린 거지. 이겸을 끌어안고 놓지를 않아. 이겸이 죽을까봐. 의원한테 가서도 이겸에게서 눈을 떼지 않아.


이범은 그런 다인에게 형을 부탁한다고 해. 마치 형수님한테 형님을 부탁하듯이


휘영군은 이제 역적이 아니다. 오랜 세월을 보상해줄 순 없지만 위로라도 됐으면 한다는 임금의 말

신분도 복권되었겠다. 너무도 기쁘게 이겸을 불러세웠는데 이제 아씨라며 저와 세상이 다르다며 선을 그어버리는 이겸. 마음은 깊어졌는데 깊어진 마음을 풀어보기도 전에 달라진 신분의 벽부터 느끼게 된 다인은 다시 남겨진 자가 되어 가는 이겸의 등만 바라볼 뿐이야. 갈 곳 없는 이 마음은 어디다 놔야 되나


다인은 암행을 하는 동안 이겸으로부터 위로를 많이 받았어. 부모를 잃은 슬픔과 연인을 잃은 슬픔이 비교될 건 아니지만 남겨진 자의 슬픔만 알았을 뿐 보내주는 사람의 마음은 몰랐던 다인은 이겸으로 인해 아버지를 보내야 한다는 걸 배웠어. 다인에게 위로란 성이겸과 함께가 아니면 해결되지 않아

암행을 가서 함께 하지 못한단 말에 다인은 방에서 펑펑 울 수 밖에 없었어. 이제 진짜 혼자란 생각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첫사랑 판타지

이겸과 순애는 서로가 첫사랑이야. 보통 드라마에서 서로가 첫사랑이면 이어지는데 이 둘은 이어지지 않아.

그런데 이범과 다인도 이겸과 순애가 첫사랑이더라고

그것도 처음은 최악으로 시작해

이범은 형의 여자, 다인은 개차반 양반

이겸이 자리를 비우면서 이범에게 부탁을 해


순애를 지켜달라고


이범은 순애에게 마음이 있어도 표현할 수 없었어. 처음부터 형의 여자였으니까

형의 부탁이 아니었어도 이범은 순애를 살렸겠지만 처음 시작은 이겸의 순애를 지키라는 부탁으로 시작돼

마찬가지로 다인은 암행에 따라가라는 장태승의 부탁을 받고 이겸과 만나

다인과 이범은 자신들의 소중한 사람으로부터 부탁을 받고 같이 다니기 시작해

시작은 억지였지만 같이 다니는 동안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으로 자리잡고 전부가 되어가는 과정이 닮았어

이 무슨 첫사랑 판타지냐고


이겸은 고을에서 알아주는 싸움꾼이었지만 순애로 인해 공부를 하더니 장원급제를 하지. 인생이 바뀌어

이겸은 순애와 행복하는 것만 남았다고 생각했겠지만 드라마는 여기서 한번 더 비틀어. 이범이 순애를 데리고 도망가고 이겸이 그걸 목격해. 이유도 몰라.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데려가는지. 다인이 죽음보다 왜 죽어야 했는지 죽음의 이유를 알고 싶어했던 것처럼 이겸 역시 이유를 알고 싶어했어

순애가 천주교 신자 라는 건 10회에 와서야 밝혀져. 16회 중 6회를 남겨놓고. 이 드라마에서 천주교는 비중이 없다는 걸 그때 알았지. 비중이 있었다면 첫회부터 깔고 갔을 테니까


시청자한테는 알려주고 이겸은 끝까지 모르게 진행되길래 안 알려지고 끝나려나 했더니 16회에 와서야 변학수의 입으로 밝혀지다니

이제 와서? 왜?



죽은 새

11회에서 코믹씬으로 소비되었지만 하늘을 나는 새를 쏘아서 맞춘다는 건 아무리 활솜씨가 좋아도 힘든 일이다. 그런데 이겸은 정확하게 하늘을 나는 새를 쏘아서 맞춘다. 이겸이 암행어사가 된 것이 벌칙으로 시작된 거라는 건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은 다 안다. 원래대로는 이겸은 암행어사가 되는 게 불가능했다. 10년전 총명했던 장원급제자는 연인과 동생을 잃은 후 방탕하게 변했다.


하늘을 나는 새를 쏘아서 맞춘다는 것

왜 술을 먹고 쏘게 했을까. 무슨 벌칙도 아니고. 정신력을 시험해보고 싶었나

이겸이 어디로 화살을 쐈는지 쏘자 너를 죽일 것이다 라고 했던 배비장

투전을 하다가 벌칙으로 당첨됐던 암행어사. 암행어사 제안을 받고 이겸은 말했었다. 가당키나 하냐고?

암행어사는 네가 결정하는 게 아니다 라고 장태승은 말했었다


이겸이 장난처럼 술에 취해 쏜 화살은 날아가는 새를 정확히 쏘았고 그것은 자체로 불가능한 일을 가능케 했던 암행어사 성이겸의 죽음을 말한다

마패가 있으면 어디든 어사출두를 할 수 있었던 성이겸. 암행어사 성이겸의 첫 시작은 벌칙이었다

성이겸은 11회에서 암행어사 직을 박탈당한다. 배비장은 그냥 한 말이지만 뒤에 나오는 내용들을 보면 예언 수준이다

성이겸에게 암행어사를 빼면 남는 것은 죽음 뿐이다

암행어사 성이겸의 죽음엔 많은 사람들이 관련돼 있지만 아무도 그 죽음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성이겸이 죽어주길 바란다

코믹씬으로 빠졌지만 코믹씬으로 보아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솔직히 웃으라고 만든 장면인데 내가 진지한 걸 수도 있다)


이겸에게 구해진 후 다인은 이겸을 잃을까봐 불안하다. 가만히 기다리고 있을 수가 없다. 오래 전 기다리고만 있다가 아버지의 죽음을 접한 것처럼 기다리고만 있다가 이겸의 죽음을 접할 것만 같다. 그녀 스스로도 알 수 없는 막연한 불안감에 따라온 것인데 어떻게 그런 불안감은 틀리지도 않는지 성이겸이 죽어가고 있었다


이겸의 수많은 죽음의 순간에 다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겸은 살아있는 희망이니까. 희망의 빛이 꺼져가는 순간 다인은 움직인다. 그 빛을 켜야 하니까


쉬이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겨우 떼어 돌아가는 길. 몸집이 큰 새와 작은 새가 겹쳐서 죽어있는 모습을 본 다인. 불길한 예감이 든다고 말하는 다인의 뒤로 떼지어 도망가는 새들

이범의 죽음을 말하는 것 같았던 복선. 집중해야 할 것은 다인의 뒤로 떼지어 도망가는 새들이다

죽은 새가 죽음을 뜻한다면 날아다니는 새는 희망을 뜻한다

그런데 다인의 뒤로 날아간다. 마치 다인을 피해 도망간다는 듯이


천주교 신자는 역적이다

이범은 이겸의 아우이지만 민란의 주도자가 된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

이겸은 암행어사다


굳이 나열하지 않더라도 이 드라마는 새드다. 주인공의 주변에 역적만 몇명이야. 처음부터 이 드라마에 완벽한 해피는 없다고 생각하고 봤다. 주어진 설정만 보더라도 해피 소리가 안 나온다

이겸은 이범을 죽이고는 살아갈 수 없다. 그런 이겸을 보는 다인도 이겸과 행복할 수 없다

종친이 된 다인의 배필로 역적 아우를 둔 이겸은 자격미달이다. 이범이 민란의 주도자가 됐을 때부터 아니, 이범의 첫 등장부터 예정됐던 새드의 복선


이렇게 많은 새드의 복선이 있는데 굳이 죽은 새를 통해서 뭘 얻고자 하는 걸까


다인이겸이 해피가 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

이범이 다인에게 이겸을 부탁했듯(동생이 형수에게 형을 부탁하듯) 이겸이 이범에게 순애를 보내는 과정이 있어야 했다

13회에서 다인은 어렵지 않게 형수 자리를 차지했다. 이겸을 신경쓰는 다인의 모습은 이범이 보기에 그냥 형수였다. 이겸과 다인의 사이가 거기까진 발전하지 않았어도 동생된 입장에서 본 다인은 형이 걱정돼서 미치는 형수였다. 그러니 형을 부탁한다고 할 수 밖에

이범의 사람들이 순애를 형수라 부르는 것으로 이범과 순애의 엔딩은 결정나 있었다

하지만 이겸에게 순애는 여전히 첫사랑이다. 이범이 형의 여자를 빼앗았다는 오해가 풀리지 않는 한 이범은 형에게 영원히 인정받을 수 없다. 이범이 다인에게 형을 부탁했듯이 이겸이 순애를 동생의 아내로 인정하는 일 따윈 없다

아무리 봐도 이건 새드에 가깝다


이범이 순애를 데리고 도망친 게 아니라는 오해는 반드시 풀어야 했다. 그래야 형으로써 동생을 보낼 수 있었으니까


이범은 순애를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고 이겸에게 말했었다. 이겸은 그 말에 나도 너를 지키지 못했다고 말한다. 이겸이 지키고 싶었던 대상은 이범이었다. 이겸은 가장 믿고 아끼는 동생이 자신을 버리고 순애를 데리고 도망쳤다는 사실이 상처로 다가왔다

왜 그 시점에 변학수가 오해를 풀어줄까 싶었는데 순애나 이범이나 이겸의 오해를 풀어줄 사람들이 아니다. 오해를 받으면 받는대로 이미 지난 일 해명은 해서 뭐하냐고 하는 사람들을 붙잡고 이겸이 오해를 풀어달라고 사정할 리 없다. 순애도 이범도 안 풀어주니 오해의 시작점인 변학수가 악랄하게 풀어줄 수 밖에. 자신은 잘못한 게 없다는 듯이.


순애는 계속 자신이 잘못했으니 이범을 용서해달라고만 했었다. 어떤 진실을 말해주지도 않으면서 이범은 죄가 없으니 용서해달라 말하는 순애의 말을 이겸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범의 순애를 향한 마음이 진심이어도 형의 여자를 데리고 도망쳤다는 오해가 있는 한 이범은 순애와 행복할 수 없다. 성이겸이라는 피해자가 존재하니까


이겸은 드디어 묵은 오해를 털어낸다. 여태 자신의 부탁을 동생이 들어주고 있었다는 걸


형제가 화해를 하자마자 들어온 칼날

이겸은 선택해야 했다. 평생 못 보는 한이 있더라도 이범을 죽은 것으로 만들어야 할지, 그대로 이범을 끌고 가야 할지

이겸이 후회했던 것. 이범을 지키지 못한 것

이대로라면 이범은 역적으로 목숨을 보전할 수 없다. 그 짧은 순간, 이겸은 이범을 순애에게 맡기기로 한다. 형의 아내를 지키라는 부탁이 아니라 동생의 아내에게 동생을 돌려주기 위해


형님을 부탁합니다

순애가 기다리고 있다


성이겸의 아우 성이범은 그 날 민란의 주도자로써 죽었다.

이제 정말 무소식이 희소식일 거라 믿고 살아야 한다

다인이 보지 못하는 등 뒤에서 성이겸은 그렇게 성이범을 지켜내었다

지난 날 동생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서 성이겸이 해방되는 순간이었다


다인이 언젠가 말했던 나으리를 원망하지 마십시오 라고 했던.

어떤 말을 나누었는지 다인은 알지 못한다. 나중엔 얘기해줬겠지만 이겸에겐 이범을 살리는 게 중요했으니까

성이범을 빼돌리는 것 자체로 역적으로 몰릴 걸 감수하면서 한 행동이었으니

(장태승이 역적으로 몰릴 걸 짐작하면서 다인을 거두었던 것처럼. 언젠가 이 결정을 후회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이겸에게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성이겸의 동생으로써는 어떤 희망도 가질 수 없는 현실에서 이겸은 제 동생을 가짜로 죽임으로써 다인의 등 뒤로 동생을 보냈다

동생이 자유롭게 날 수 있도록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는 것 말고는 관심 없었던 여자

형의 여자를 빼앗았다는 원죄에 갇혀 사랑을 표현할 수 없었던 남자

이범과 다인은 완전히 대척점에 있는 사람들이다

원래대로라면 마주칠 일도 없을만큼 끝과 끝에 있는 둘의 사이에 "성이겸" 이라는 사람이 끼어들면서 둘은 서로 마주치게 된다


영감께서는 제게 아버지같은 사람입니다

아씨께서는 전하의 친족이시고 영의정 대감이 아버지나 다름없다 하니 누가 마다하겠습니까


다인을 특정할 수 있는 말

다인은 "아버지"가 없다


정확하게는 자신이 위험에 처하면 달려와줄 "아버지" 가 없다

몰래 선전관을 알아보려다 들켜서 갇혔을 때 그녀는 장태승을 불렀다

다인에게 장태승은 아버지이다. 그러나 마음 놓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아니다. 아버지의 자리는 누구도 대체할 수 없다

다인은 장태승을 아버지로 여기고 아버지라고 생각하지만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해서 잘 모른다. 아버지란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하는지 자식을 어떻게 걱정하는지


다인이 이겸과 하는 약속은 항상 돌아오라는 것이었다

다인이 아버지 휘영군과 했던 약속이다


이겸은 이범의 소식이 없는 것에 대해 무소식이 희소식일 거라 믿고 있습니다 라고 말한다


솔직히 이건 소식 없는 자식을 향해 부모가 하는 말 아닌가. 무소식이 희소식일 거라 믿고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다인이 옥에 갇혀서 이겸에게 지금이라도 자신을 놓으라고 이겸은 살 수 있다고 말했을 때 이겸은 그게 날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되물었었다. 초반 다인이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고 싶다고 말할 때 장태승은 그럴수록 네 목숨만 더 위험해진다는 걸 왜 몰라 라고 다인을 다그쳤다.

다인은 장태승에게 그런 말을 듣고도 아버지를 위하는 게 뭔지를 몰랐다.


이겸이 휘영군을 닮았다고 하지만 그가 휘영군은 아니다.


아버지 성용제가 이범을 멀리한 것과 달리 이겸은 이범을 굉장히 아꼈다. 이겸에게 이범이 단순한 동생이 아닌 같은 꿈을 꾸었던 동료이자 친구이듯 이범에게도 성이겸은 형이자 아버지이다.


여기서 다인과 이범의 공통점이 생긴다. 다인과 이범은 둘 다 친아버지의 사랑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다인과 이범에게 아버지의 역할을 대신 해주고 있는 사람은 각각 장태승과 성이겸이다

장태승과 성이겸은 상관과 부하이고 다인과 이겸 또한 상관과 부하이다.


다인과 이범은 형수와 시동생으로 정리가 되었지만 어떤 형태로든 "성이겸"의 사랑을 바라는 사람들이라 대립각을 세울 수 밖에 없는 관계였다

억지해피엔딩 같지만 다인과 이범의 관계를 보더라도 이범은 죽으면 안 되는 사람이었다


선왕과 휘영군 이한vs현왕과 장태승

휘영군 이한과 성이겸vs성이겸과 성이범


성용제는 이겸에게 이범과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이겸은 그래도 동생이라고 이범을 아꼈다(초반 춘삼이가 이범 얘기를 하면서 나왔다).

휘영군 이한과 선왕의 관계가 이겸과 이범의 관계였을 거라고 생각한다. 선왕은 자신의 충신이자 조카인 이한을 지켜내지 못했다

군사를 양성하는 것을 허락한다는 밀지까지 내릴 정도였으면 선왕에게 휘영군은 믿을만한 사람이었다는 것인데 선왕이 죽고 임금이 즉위한 후 휘영군은 역모로 몰려 죽었다. 어디를 가든 사람이 모이는 휘영군과 그런 휘영군을 믿고 아끼는 선왕 앞에서 휘영군의 역모는 먹히지 않는 소리였다. 임금에게 장태승이 역적의 잔당이다 라고 아무리 말을 해도 임금이 장태승을 죽이는 것을 미루었던 것처럼


휘영군은 선왕 대엔 죽일 수 없었다. 선왕이 목숨 걸고 보호했을 테니까. 이겸이 다인과 이범을 보호하고 현왕이 장태승을 보호한 것처럼


권력의 정점으로 올라가야 하는 김병근에게 휘영군은 눈에 가시였다. 그가 진짜 충신이든 아니든 김병근에겐 상관없었다. 휘영군이 죽어야 자신이 위로 올라가서 왕을 쥐락펴락 할 수 있다. 휘영군의 죽음 이후 김병근은 원하는 권력을 손에 넣었다. 성이겸 이라는 휘영군의 성격을 닮은 자가 나타나기 전까지. 김병근은 성이겸더러 성용제를 닮았다 했지만 휘영군을 직접 죽인 서용은 성이겸더러 휘영군을 닮았다고 했다


닮았다 닮았다 싶지만 휘영군의 딸인 이영신(홍다인)도 그 정도는 아닌데 마지막까지 휘영군을 닮은 이겸의 행보가 김병근은 두려웠을 것이다. 휘영군을 닮은 성이겸은 자신이 세운 임금의 신임을 받는 암행어사이기도 하다

죽이고 싶을 만큼 그 행보가 휘영군과 닮아 있어서 김병근은 악에 받친다. 왕의 옆자리는 누구에게도 내어줄 수 없는데 선대에도 지금도 그는 휘영군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사실이 끔찍하게도 싫다. 성이겸만 없으면 다시 왕의 옆자리로 갈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래서 김병근은 마지막으로 성이겸을 죽이려 한다


선왕의 충신이자 현왕의 사부인 김병근

장태승은 김병근을 죽이고 싶었지만 전하께 감사하라는 말을 했다. 선왕의 충신이자 전하의 사부만 아니었으면 아들처럼 참형을 당했을 거라고

이 말은 말이 안 맞는 게 충신이 충신을 역적으로 모는 게 가능한 걸까. 그건 그냥 간신이지. 차라리 현왕의 충신이라고 한다면 모를까. 어느쪽이든 충신은 못 되는 양반이다.

김병근은 참형에 처한다고 임금이 말했다


반좌율

무고한 자에게 같은 벌을 하는 것. 예를 들어 남을 사형에 해당하는 죄로 무고하면 그를 죽임


휘영군의 죽음이 억울하다는 게 밝혀졌을 때 그러길 바랬는데 김병근은 그냥 유배형에 처해졌었다. 임금이 김병근을 참형에 처한 데에는 암행어사 성이겸을 역적으로 몬 이유가 크지 않을까 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바이다.


사족

무예별감 최도관

공홈 설정엔 다인을 좋아한다고 나왔다. 이겸-순애-이범 같은 삼각관계 나오려나 싶었다. 드라마 초반만 해도 다인을 신경쓰는 듯한 모양새는 연출되었는데 중반에 아예 그 설정을 없앤 것 같다(다인이가 너무 직진이라). 그냥 어사단의 네번째 멤버다. 무예별감만 하고 싶은데 무예별감을 못 하게 만드는 임금과 장태승, 후반엔 영신(다인)까지

최도관은 지금쯤 무예별감을 하고 있으려나. 아니면 또 따라 갔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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