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전능과 타자와 중국

이 글은 당연히 사람인 내가 쓰는 것이다.

존재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따라서 존재는 억지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고, 때문에 존재의 궁극엔 스스로 존재하는 무엇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는 인과론에 어긋나고 고로 세상에서 진정으로 부정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래서 신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이고 이것이 불가지론이다.

이는 신이 논리와 모순과 상상을 초월해 있을 것임을 시사한다. 인간은 한계가 있으니 인간이고 아무리 인간이 지금까지 거대한 위대함을 보였고 앞으로 더욱 보일지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신성이 아니라 인간성이다.

위를 서론으로 한 것은 신은 아래 논리를 초월해 있을 수도 있으니까 쓴 것이다. 그럼 전지전능과 타자를 논해 보겠다.

따지고 보면 전지전능하다는 건 매우 재미없는 일일 수 있다. 아무리 무한 세계가 자신 앞에 펼쳐져 있어도 전지전능하다면 이를 느끼는 것은 아무 일도 아니다. 전지전능하다면 무한 세계는 감옥의 독방보다도 좁다. 이 경우 무한대는 무한소만큼 작다.

때문에 신이 타자를 허용하고 자유의지를 허락하신 것이 아닐까 한다. 타자의 자유의지라는 경계가 선다면 이것에 이입하는 방식으로 신은 전지전능을 잊을 수 있다. 이것이 신학자들이 신의 창조 행위의 목적으로 지목한 외로움의 해소다.

과학과 철학에 따르면 이 세상은 무한 세계라는데, 무한 세계를 신이 만들었을 수도 있고, 무한 세계에도 있을 제약 없는 세상에서 신이 진화되어 나타났을 수도 있다. 즉 무한 세계와 신은 양립 가능하다. 인간이 사는 우주엔 제약이 존재하지만, 우주 속에 인간의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으니 인간도 있는 것이다.

선의지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선한 것이고 성취하기도 어려우며 무의미나 악의와는 달리 타자를 폐허로 만드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번영시키기에 신 또한 자아실현의 방식으로 선호할 것이므로 선의지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 도덕의 근본 중 하나다. 단 선의지는 어려운 것이기에 난 마키아벨리의 가르침인, “궁극의 선을 추구하되 악을 행해야 할 때에는 악을 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선호한다.

여기서 곁가지로 왜 중국의 철학들이 스스로 존재하는 무엇을 신이 아닌 자연 즉 절대 원리라고 못 박아 두었나에 대한 사악한 의도를 읽는다. 물론 이 세상이 존재하는 이상 스스로 존재하는 절대 원리가 있다는 생각인 이신론은 움직일 수 없는 진실이다. 실제로 이신론만을 인정하는 것이 무신론이다. 불가지론은 무신론이 진실일 확률도 있다는 생각이다. 유신론은 절대 원리가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중국의 철학들 즉 유교나 도교는 오만하게도 절대 원리가 의식을 결코 가지지 않고 있다고 못을 박는다. 여기에서 인간이 스스로 군주를 세우고 그에게 인간을 다스릴 절대 권력을 주어야 한다는 집단주의적이고 절대주의적인 사악한 생각이 나온다. 절대 원리가 의식을 가진 절대자가 아니라고 어떻게 인간이 그걸 알 수가 있나? 그럴 수도 있다고 말할 수 있을망정 절대 원리가 절대자가 아니라고 못 박는 건 오만의 극치일 뿐이다.

때문에 중국 철학에서 군주를 천자라고 하는 것이다. 인간이 설령 우주를 지배하는 힘을 얻어도 초개와 같으니 스스로 세상 앞에서 겸허하고, 절대자가 스스로를 숨기실 수 있다는 신앙 아래 절대자께 지혜를 구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 논리에도 맞는다.

[2019.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