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7년만에 빠커 롤드컵 드는 걸 보고 그저 뿌듯한마음으로 갤 눈팅만 하던 나.

근데 롤드컵 뽕이란 게 사람을 미치게 하잖아?

총대만 나온다면 뭐라도 돕고싶어서 그림으로 참여하겠다고 했음

다행히 메북 총대가 컨셉과 방향성을 잘 잡아 전달해줘서 지체없이 그림을 쭉쭉 뽑아냄

시간도 내 기준으로는 그리 촉박하지 않았기때문에

V10 드랍때보다 공들여 그릴 수 있었던 점 또한 만족스러웠다

제일 먼저 작업한건 유화용 그림들이었는데,

그건 워낙 갤에 많이 올렸으니 생략함

선수별 동양화풍 프로필

메북 전체적인 컨셉이 티원왕조실록이었기 때문에

선수들 사진보다는 동양화풍으로 그려진 초상화를 넣는게 더 어울릴 것 같다는

메북총대의 아이디어로 선수들 초상화를 작업함.

다 그려놓고보니 배경에 오봉도 그림 깔아보는것도 어울릴 것 같아서

메북에는 내용이나 용도에 따라 두 버전 다 사용한 것 같음 ㅇㅇ

선수들 팬아트는 종종 그렸는데 본격 초상화를 그려본건 처음이라 재미있었다.

챕터별 일러스트

각 챕터 소제목에 함께 넣을 동양화풍 일러스트를 부탁받음

이 또한 메북총대가 원하는 이미지에 대한 설명을 글로 전달받았고,

참고가 될만한 사진, 그림들도 함께 전달받아서 대화로 소통해가며 그렸음

이 작업 했을때가 아마 새해 연휴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새해 첫날부터 또 롤드컵 경기 틀어놓고 뽕 채우면서 재밌게 그렸다.

1. 동양화풍 T1로고

월계수에 T1 들어간 별 네개 로고가 예쁘지만 그대로 사용하면 안될 것 같았음

ZOFGK 사이에 별 넣으면 네개니까 딱 좋길래 그렇게 변형해서 제작함 ㅇㅇ

ZOFGK 폰트는 뭘 넣어도 어색하고 예쁘지 않길래 걍 내가 그림

2. 이무기와 승천하는 용

이무기 따로 용 따로 그리면 복잡해져서 의미전달이 어려울 것 같았음.

그래서 7년묵은 이무기의 때를(?) 벗고 승천중인 황금용을 그렸다ㅇㅇ

3~4. 꽃봉오리와 개화한 꽃

우여곡절 끝에 핀 꽃을 주제로 꽃을 그렸는데, 역시 동양화 꽃 하면 연꽃이라 연꽃을 그림.

꽃은 평소에 그릴일이 좀 있었기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금방 그릴 수 있었음 ㅇㅇ

5. 겨울+청사초롱 이미지

결승 티저에 나왔던 컨셉이미지를 바탕으로 겨울밤 눈밭에 청사초롱이 나오는 이미지를 원했음ㅇㅇ

처음에 구도잡는데 시간을 좀 쓰긴 했지만 재밌게 작업했다

눈 위의 발자국은 아무도 가본 적 없는 깨끗한 눈밭위에 첫 발자국을 남기고있는 페이커를 상징하려고 넣었는데

얼마 전에 페이커 3000킬때였나 600승때였나...

아무튼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누군가 비슷한말을 해서 사람 감상이 다 비슷하구나-하고 신기했음 

6. 월즈 우승컵

이건 설명이 따로 필요없을 듯. 모두가 그렇게 원하던 우승컵임ㅇㅇ

그래서 여기까지 작업하고 내 역할은 끝난 줄 알았는데,

메북총대가 또...!

-는 농담이고

다섯명이 오봉도 배경에 월즈트로피 들고있는 장면을 그림으로 꼭 넣고싶다고해서

그것도 즐겁게 작업했다.

생각해보니까 다섯명 다같이있는 장면을 그린적이 없더라고

마침 잘됐다 싶어서 호로록 그림 ㅇㅇ

근데 메북 서식이 세로로 긴 책이었기 때문에,

가로로 그려진 이미지를 넣으면 너무 작아지는 상황.

어떻게든 크게 넣을 방법을 총대들이랑 고민하다가, 오리꼬미로 넣기로 결정함.

*오리꼬미 - 내지보다 큰 사이즈의 별지를 접어서 끼워넣는 인쇄과정을 뜻함

이부분은 별도의 인쇄가 필요한부분이라 총대가 올려준 메북파일에는 실리지 않았던 것 같더라고ㅇㅇ

(그냥 내가 못 본 걸수도 있음)

어떻게든 반으로 접었을 때 선수들 얼굴이 접히지않게끔 위치 조정해가면서 그렸다.

이 부분은 메북총대가 꼼꼼하게 전달해서 잘 인쇄 되었을거라 믿음 ㅇㅇ

인쇄할 때 재단 과정에서 상하단에 넣은 글씨가 잘리지 않게하기 위해

몇번의 간단한 수정을 거치고나니 드디어 끝이 보이는 듯 했음.

드디어 내 할일은 이제 끝났다고 방심했던 그 때...

메총이 또!!

켈룩켈룩켈룩

역시 농담임ㅇㅇ

이미 있는 이미지 활용해서 드랍물품 설명을 위한 엽서제작을 부탁하기에,

오래걸릴 일도 아니고 안 할 이유가 없없음ㅇㅇ 

금방 될 것 같길래 몰래 월급루팡으로 후딱 해치움

원래 일하기 싫을 때 이런거 하면 재밌다

나는 이미 쓰여진 문구 전달받아서 배치만 하면 됐기 때문에 금방 작업해서 전달함

이 또한 드랍을 좀 더 퀄리티있게 하기위한 노력인 것 같아서

총대들이 정말 정성과 심혈을 기울이는걸 느낄 수 있었음ㅇㅇ

그리고 문구 써준게 어느 완붕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센스있게 잘썼더라고

솔직히 좀 웃겨갖고 혼자 쪼개면서 작업함ㅋㅋㅋ

참고로 한자 폰트는 국내에 예쁜게 없어서 중국사이트 뒤졌음

혹시 한자폰트 예쁜거 써야할 일 있으면 중국사이트에서 받아라 ㅇㅇ

근데 우리나라랑 중국에서 쓰는 한자가 디테일이 좀 달라서 그런지

한자 몇개는 폰트 적용이 안되고 네모로 뜨길래 그건 걍 내가 티안나게 그렸다

아무튼 총대들 정말정말 고생 많이했고, 드랍 진행되는 과정 보고있자니 존경심까지 들더라.

뭔가 추가로 부탁할때마다 되게 미안해하는 것 같았는데

나도 즐겁고 뽕차서 한거니까 미안해하지않아도 됨 ㅇㅇ

7년만의 월즈우승인 만큼 정말 의미있는 드랍이었는데

마침 현생이 그나마 덜 빡빡하던 시기라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좋은 경험했다.

덧.

빠커 롤드컵 우승하면 성불할 줄 알았는데

성불은 개뿔 우승컵은 다다익선임

역시 성불이란 없음 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