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커플석이 왜 사이드나 맨 뒤에 있는지 아냐?

서로한테 빠져서 주위가 전혀 보이지 않거든.

그래서 남들 방해하지 말고 니들끼리 잘 보라고 뒤나 사이드로 빼는거다.

근데 그 커플이 오늘 내가 보는 상영관 중앙에 앉았더라.

그리고 딱 바로 내 앞자리기도 했지.

커플이니까 서로 죽고 못 사는건 알겠는데, 제발 좀 가만히 있었으면 했다.

아니 뭐 끝도없이 움직여. 가만히 있는 법이 없어.

둘이 기댔다가 안 기댔다가

귓속말 했다가, 보란 영화는 안보고 서로 그윽하게 바라보다가 뽀뽀하다가 장난치다가

뭔 옷 정리는 시도 때도 없이 하는지.

영화 보다가 팔은 왜 갑자기 들어. 화면 가리게.

안 그래도 남자 앉은키가 커서 화면 아랫부분 가려지는 것도 맘에 안드는데.

그런 시커먼 점이 시도 때도 없이 움직이니 진짜 영화에 집중이 안되더라.

동네에서 하는 마지막 상영이었는데 이 커플 놈들 때문에 망쳤어.

반응 보니 뉴비 같던데,

뉴비의 신선한 리액션은 언제나 환영이지만,

제발 영화에만 좀 집중하자. 그냥 좀 가만히 영화만 보자 이것들아.

개 빡치긴 했는데, 그래도 특전이 아직 남아있어서,

그거 받고 기분 나아지긴 했다.

내가 영화관에서 보고 싶은 커플은 전야의 태섭이와 한나뿐이다.

스무번 넘게 봤는데, 이런 적은 또 처음이네...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