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이든 우울증이든 간에,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다보면 내가 죽을 것 같고 내가 날 죽일 것 같은 소용돌이에 휩싸인다.

내가 막 쓸모없는 놈 같고 하루빨리 나라는 존재를 지워버리는게 나에게도 세상에게도 이익같지.

그런 감정에 속지않고 살아남은 너희에게 고맙다는 말부터 전한다.

여하튼 이런 감정에 시달리다보면, 특히 극단적 시도를 해본 경우라면 입원치료가 권유되곤 한다. 너희도 살짝 솔깃하겠지.

그런데 자의입원 1번, 그리고 지금 행정입원 중인 내 경험으로 말하자면 정신과 입원은 '웬만하면 비추'다

이유는 3가지야. 가봤자 치료는 별로 달라지지 않고, '진짜' 미친 사람과 같은 방에서 자야하고, 사회성이 개발살나기 때문이다.

1.입원시의 치료방법

입원하면 우리는 어떤 치료를 받을까? 통원할 때는 약만 퍼먹었으니 24시간 병원에만 있으면 상담도 풍부하게 받고 tms니 뭐니 하는 것도 실컷 받지 않을까?

그런거 없다. 입원해도 너희는 약만 먹어... 게다가 내가 말했던 다른 치료법은 통원으로도 받을 수 있다.

단, 약에 대한 피드백이 빠르다는건 장점이다. 통원으로 1주일마다 약이 바뀐다면 입원하면 매일 너의 반응에 따라 약이 바뀐다. 이건 확실한 장점이다. 이게 유일한 장점이라는게 문제지만...

2.'진짜'와의 만남

정신과 치료받는 입장에서 같은 환자를 욕하면 안 되지만 의사소통이 안 될 정도로 진짜 상태가 심각한 분이 꼭 있다. 아마 폭력성만 안 보이면 일반격리병동에 머물게 하는가봄... 간호사와 보호사가 특별히 신경쓰니 입원생활에 별 지장은 없지만 처음 보면 좀 충격일거다. 동료는 나의 거울이라고 내가 여기까지 떨어졌나 하는 자괴감도 든다. 하지만 절대 절망하지 마라. 너네는 거기서 나으려고 온거지 폐기처분되러 온게 아니니까

3. 사회성 개박살

우울증과 조울증의 특징은 무기력증과 무쾌감이라 스스로 사회와 격리되는 면이 있다. 투병생활이 오래되면 사람과 어떻게 얘기해야할지도 모르겠어. 매사에 관심이 없으니 대화소재도 없고... 그런 상황에서 입원이라는 격리를 택하는건 사회성을 희생해서라도 우울증, 조울증을 해결해야 할 정도로 심각할 때나 고려할 일이다

이런 이유로 난 정신과 입원은 웬만하면 추천하지 않는다.
물론 정신과 치료까지 부정하는게 아니다. 그건 꼭 받아라.
느리지만 그나마 숨통트이며 사는건 정신과치료 받을 때였다.

살아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계속 살 길 찾아서 살아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