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누가 애니 다 보고 엘리트랑 비교해서 후기 적어달라고 했어서 써봄.

일단 24화까지 본 감상은 엘리트만 한 사람 있으면 애니로 다시 한번 보더라도 아마 후회는 안할거라는 거임. 나는 한동숙 에디션으로 엘리트 먼저 봤었는데, 솔직히 보면서 인물간의 관계가 조금 납득이 안되는 부분이 많았었음. 모에카는 라보 별로 오지도 않았는데 왜 멤버로 인정하는지, 크리스와의 연애 서사가 부족해보인다던지, 스즈하는 크리스를 갑자기 왜 믿는지 등등...

근데 애니는 더 짧은 분량으로 압축했으면서도 전개에 개연성이 부족하지않게 연출과 묘사를 짧게나마 다 넣어놨음. 물론 난 언어 문제로 원작을 못해보긴 했지만, 엘리트에 비해서 애니에 아쉽다고 느낀건 설정에 대한 설명부족 (특히 어트랙터필드)랑 브라운이 모에카 살리려고 연락 끊었을거라는 묘사가 없는것. 이거 두개 말고는 애니가 나으면 나았지 부족한 점을 못 느꼈음. 엘리트에서 어떤 세계선에 있어도 혼자가 아니라는 대사나 크리스가 뺨을 때리는게 생략된건 많이 아쉬움. 특히 뺨 때리는건 마유시를 구하는걸로 망설일땐 크리스가 때리고, 크리스를 구하는걸 포기하려고 하니 마유시가 때리는게 대비되서 애니에서 보고 정말 좋았다고 생각했음. 엘리트에서는 코미케에 크리스가 바뀐 타임리미트 알아내려고 따라간것도 흐지부지됐지만, 애니에서는 마유시 죽는거 보고 멘탈 무너진것도 묘사해주고...

물론 내가 이렇게 써놔서 엘리트를 비추천하냐 하면 그건 또 아님. 엘리트에선 설정에 대해 최대한 짚고 넘어가기 떄문에, 몇몇 의문점은 생길지언정 슈타게 설정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함. 게다가 베타 세계선으로 돌아와서 스즈하한테 전화올때 연출은 게임이 더 낫다고 생각함. 애니는 화수가 정해져있기에 뭔가 더 남아있을거라고 유추하기 쉽지만, 난 엘리트 볼때 그냥 거기서 새드엔딩으로 크리스를 추억하다가 마지막에 잠깐 지나치는 그런 장면 살짝 넣어주고 끝날 줄 알았는데 갑자기 전화오고 크레딧 되돌려질때 소름 미친듯이 돋았었음. 트루엔딩말고 다른거 볼수있는거도 당연히 장점이고

결론은 난 어느쪽이든 다 좋다고 생각함. 그냥 사람에 따라 나는 빌드업과 설정을 제대로 이해해서 마지막에 복선회수 할때의 카타르시스를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엘리트를 먼저 봐도 될거 같고, 긴 플레이타임이 좀 꺼려지거나 그때그때의 연출이 좋으면 조금 이해 안되는 부분 있어도 나중에 찾아보면 되니 상관 없다는 주의면 애니부터 보면 될거같음. 대충 노웨이홈이나 엔드게임 처음 보기전에 앞의 영화 다시 정주행하고 가는 사람이면 엘리트, 앞의 영화들 내용만 기억하고 있으면 굳이 다시보진 않고 보고나서 유튜브 에디션으로 오마주 찾아보는 사람이면 애니 이런느낌?이라고 생각함.

이제 제로랑 극장판 보러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