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대학동호인연맹 대회 단체전은 핸디 그딴거 없음. 5단식으로 진행하고 전부 노핸디로 진행됨. 가장 쎈 대학을 결정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식이라 할 수 있음.

당시, 나를 포함한 막학기 개노답3인방과 군대갈 2학년 2명, 이렇게 5명이 우리 학교 A팀으로 참가함. 전통적으로 ㅈㄴ 약했던 우리 학교였지만 나름 역대급 멤버였기에 막학기 라스트 댄스를 기대했음.

조 1위로 예선 통과하고 당시 OO지역의 강호였던 OO대학 동아리와 32강에서 맞붙게 됨. 테이블 3대를 배정 받아 1,2,3 단을 한번에 들어갔고 난 4번 단식이었음. 일단, 우리 학교 에이스가 1번 단식을 가볍게 3대0으로 이겨줬고, 나의 4번 단식이 시작됨. 2,3번 단식에서 지고 있었던 상황이었고 내 상대는 대학 1부였기에 꽤나 부담 되는 상황에서 경기를 시작했음.(난 대학2부였고 이날 입상해서 1부로 승급)

상대는 왼손이었고 서브가 굉장히 까다로웠음. 서로의 서브권을 잃지 않으면서 시소게임이 이어졌지만, 근소한 차이로 1,2세트를 내줘 2대0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3세트를 맞이했고, 옆테이블에서 피튀기며 5세트 듀스까지 갔던 3단식이 끝나며 전체 스코어 2대1로 OO 대학이 앞서는 상황, 내가 한세트만 더 내주면 개노답 3인방의 대학생활 마지막 단체전이 끝나는 상황이었음.

그나마, 1,2세트 때 상대가 재끼는 드라이브 위주이고 루프드라이브가 없다는 점을 파악했음. 에이스 후배는 3세트 시작전 나에게 '오히려 짧게 주려다 뜬 볼을 많이 주는거 같으니 길게 커트로 주면 상대가 루프가 없기 때문에 실수 유도할 수 있을거 같다'고 조언해줬고 이 작전이 통했음.

어차피 잃을게 없었기 때문에 2바운드 안되는 서브는 무조건 걸었고, 짧은 서브는 상대 몸쪽으로 길게 깎아서 리시브 하니 상대 실수가 많아졌고 역스윕에 성공하면 전체스코어 2대2가 됐음.

그리고 5단식이 시작됨. 우리팀 5단식은 내 동기였음. 이 친구는 평소 탁구장 실력은 나랑 비슷했지만 개쫄보여서 시합장에서 힘을 못썼고 만년 3부였음.(참고로 신입생부가 제일 밑이고 그 바로 위가 3부임) 그래서 항상 5단식(말방) 전문이었음. 근데 이친구가 하도 말방을 많이 나가서 그랬는지, 이대회 직전 대회부터 각성하기 시작했음. 말방으로 심장 폭행을 하도 당해서 그런지, 어느순간 절대 떨지 않는 돌부처로 각성했음.(이날 결국 3부 단식에서 입상하고 2부로 승급 졸업, 성불엔딩)

이친구 실력은 믿고 있었지만, 상대팀 5단식은 당일 3부단식 결승에 올라가 있던 상대 학교 유망주였음(이날 우승했던걸로 기억함). 1세트는 상대가 선제를 워낙 잘잡고 포핸드가 좋았기 때문에 허무하게 내줬음. 근데 2세트부터 내 동기가 말도 안되는 디펜스를 시전하기 시작함. 얘가 중펜인데 이면은 사실상 장식임. 정말 어쩌다 한번 쓰고 그냥 단면 펜홀더라 보는게 맞음. 펜홀더 쇼트로 상대 드라이브를 다 받아버리니까 신입생이었던 상대 유망주가 멘탈이 나가기 시작했음.

그렇게 2세트를 잡아냈고, 한명은 걸고 한명은 쇼트로 막고 피튀기는 혈전을 벌이며 5세트 10대8 상황을 맞이했음. 상대 5단식 친구한테 참 가혹했던게 아마 넷트 였나 엣지였나 둘중하나로 10대9가 됐을꺼임. 그리고 내 동기가 서브를 잘못넣어서 사이드 맞고 반응할 수 없는 곳으로 서브가 들어가서 10대10 듀스 됐음. ㅅㅂ 걔네 입장에선 억까도 그런 억까가 없었지. 그리고 듀스에서 이날 컨셉대로 쇼트로 말도 안되는 드라이브 결국 다 막아버리며 씨발 이겨버림.

우리팀 벤치는 뭐 ㅅㅂ 감동의 도가니탕이었지 씨부레. 4단식에서 죽다 살아나고 5단식에서 에이스 같은 유망주 잡아버리고ㄷㄷㄷㄷ(소식 듣자하니 이 유망주 친구 지금 겁나 늘어서 오픈 4부라고 함ㄷㄷㄷㄷ) 게다가 이모든게 막학기 마지막 대회 마지막일 수 있었던 세트에서 벌어진 상황임.(도파민 치사량)

16강에서 아쉽게 패하며 결국 북산엔딩으로 끝났지만 아직도 이때 멤버들 만나면 이 경기 얘기하면서 안줏거리로 쓸 만큼 우리에겐 명경기였음. ㅈ고딩 게이들아 대학교 가면 동아리 해라. 생체에선 느낄 수 없는 감동, 우정, 섹스가 대학탁구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