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차의 상대는 신지다. 예선에선 하쿠노의 친구였다. 친구라곤 해도 그 비틀어진 성격은 변하지 않았다. 자기중심적이고 잘난 체하길 좋아하는 꼬마 아이다.(extra에선 실제로 8살의 꼬마다. 천부적인 해커 소질로 외형을 고등학생으로 바꾼 상태.) 서번트는 드레이크.

extra의 전체적인 플롯 구성은 이렇다. 각 측은 6일간 상대 서번트의 진명을 알아내고 그 정보를 이용해 7일차의 1대1 막고라에서 승리를 쟁취한다. 하지만 우린 이미 서번트들의 진명을 안다. 그래서 extra나 레코드를 제대로 즐기려면 fgo 안 한 뇌를 사야한다...

1~4계층까지는 준비운동 같은 과정이다.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사실상 5계층부터 시작된다.

고로 스토리 진행은 별거 없다. 2계층의 타마모와 녹차의 케미가 맛있지만 그건 직접 플레이하며 느껴주길 바란다. 4계층까지, 각 계층이 담고있는 의미만 간략히 정리하고 넘어가려 한다. 각 인물의 세부 설정은 생략했다. last encore 해석에서 풀?지도 

4계층까지의 적 구성은 이렇다. (라니 루트)

1계층-신지, 드레이크

2계층-댄 블랙모어, 녹차

3계층-앨리스, 너서리라임

4계층-가토, 알퀘이드

1계층은 친구, 2계층은 노인, 3계층은 아이, 4계층은 종교를 의미한다. 주인공은 단지 살아남기 위해 친구를, 노인을, 아이 죽여나간다. 명확한 목적을 가진 생명을, 단지 살아남겠다는 이유만으로 죽이고, 승리한다. 그리고 그 사실에 깊은 죄책감을 느낀다.

 이는 주체성 형성의 과정에서 뛰어넘는 업(task)를 의미한다. 사회가 정답이라고 제시하는 친구, 노약자라는 통념. 종교라는 진리. 그 모두를 그건 내 것이 아니다 라며 부정하는 단계를 상징한다. 모든 사상을 나의 성장을 이룩하기 위한 자원(resource)으로 사용하여 하늘에 오른다. 나 이외의 전부를 소비하고, 그것을 주체성이라는 결과물로 치환한다.

※번외

3회차와 4회차의 사이, 하쿠노는 린과 라니의 싸움에 끼어들어 라니를 구한다. 라니는 창조주에게 지시받은 목적만으로 살아가던 호문쿨루스였다. 처음, 그녀는 자신의 목숨을 바친 목적 달성을 방해한 하쿠노를 증오한다. 목적이 사라진 인형은 양호실에서 죽음만을 기다린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그녀의 실존은 본질에 앞서게 된다. 그녀는 삶의 이유를 사랑으로 정의한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extra의 핵심 주제에 방해되기에 작가는 이 사랑 이야기를 따로 집필한다. 그것이 바로 ccc. 그리고 실존과 본질을 다룬 이야기가 엑스텔라다. ccc는 언젠가 반드시 해석을 써 내려갈 생각이다. (내 노트에서 몇년 째 썩어가고 있는 해석본...)

아직까지 미실장인 농농 어쌔신 이서문...

4계층까지 클리어하면 작품은 드디어 종막을 향한다. 5계층을 기점으로 extra의 메인 주제는 수면 위로 떠오른다. 5계층의 적은 율리우스 B 하웨이. 서번트는 이서문이다. 

율리우스가 상징하는 것은 죽음이다. 그는 동생인 레오의 그림자다. 음지에서 더러운 일을 처리하는 해결사다. 그의 인생은 죽음으로 가득 차있다. 그럼에도 그가 죽지 않는 이유는 단지 한 여인의 부탁을 지키기 위해서다.

친구, 노약자, 종교 등. 모든 현실을 부정한 이가 맞이하는 결말은 완전한 고독이다. 모든 것이 무가치해지는 지옥의 입구다. 하쿠노는 5계층에서 자신의 정체(npc)를 깨닫는다. 라니는 아직 공허한 인형으로 침대 위에 시체처럼 누워있다. 믿었던 모든 진리가 무로 돌아가고 허무만이 그들의 인생을 가득 채운다.

5계층에서 죽음을 직면한 두 사람은 각각 삶에 대한 답을 내놓는다. 라니는 사랑, 하쿠노는 생존이란 답을.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ccc로 분리되었다. 생존에 관한 이야기는 6계층~문셀 중추로 향하는 여정에서 더 자세한 해석이 계속될 것이다.

이렇게 주인공은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삶을 선택했다. 이 선택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여정의 끝에서 주인공을 기다리는 건 누구일지. 이야기는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