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후반에서 린이 누시에게 날린 마지막 일격을 누군가는 린의 필살기라고 여기는 걸 예전에 갤 내에서 본 적이 있음.

하지만 나는 아래에서 설명할 근거들을 토대로 봤을때, 린의 이 공격은 필살기이기는 커녕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쓴 일종의 B플랜이라고 생각함.

그에 대한 근거는 다음 문단부터 설명하겠음.

4화 초반에 린이 미도리를 이용해 소형 벌레들을 처리한 뒤의 장면임.

린은 미도리를 여러가지 형태로 이용해(검 형태로 변환, 주먹에 미도리의 힘을 실어 공격, 본편에선 나오지 않았지만 에너지 파동으로 발사) 벌레를 처리할 수 있음.

린의 몸 속에 있던 미도리는 그런 방식으로 에너지를 다 사용하고 나면 위의 이미지처럼 잎맥만 남은 형태와 함께 김을 내뿜으며 소멸함.

4화 후반에서 리나 시리즈가 리나 세룰리안들을 대량생산한 뒤 지쳐있는 장면임.

이를 보면 리나 시리즈는 몸에서 김을 내뿜고 있고, 생산된 리나 세룰리안들은 린 자매의 코어와 같은 자주색(혹은 핫핑크, 마젠타 등)으로 빛나고 있음.

미도리 자체, 혹은 미도리를 사용한 모든 효과는 녹색으로 발광하므로, 저 리나 세룰리안들은 미도리가 아닌 리나의 코어 에너지를 소모한 것을 유추할 수 있음.

이상의 장면들과 함께 1~4화까지 묘사된 부분들을 봤을때, 미도리 잎의 효과는 크게 2가지로 정리할 수 있음.

- 붉은 안개를 정화함. 붉은 안개 자체를 몰아낼 수도 있고, 붉은 안개와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붉은 벌레들을 무력화시키거나 파괴할 수 있음.

- 미도리가 린의 체내에 있는 상태에서 공격을 가하면, 린의 코어대신 에너지를 공급하고 소멸함.

또한 4화 후반에 와카바가 누시의 레이저를 케무리쿠사로 막을때 손에 들고 있던 미도리가 다음 순간 없어진 것이 작화 오류가 아니라면

해당 장면에서 미도리가 없어진 것은 린의 공격에 미도리가 소모되는 것처럼 파란 케무리쿠사가 작동할만한 에너지를 공급하고 소멸했기 때문으로 추정됨.

즉, 미도리의 효과는 본체의 에너지가 소모되지 않도록 지켜주는 일종의 1회용 보조배터리 + 상극의 성질을 지닌 붉은 안개의 정화라고 볼 수 있음.

만약 이 가설이 맞다면, 미도리를 이용한 전투는 본체의 부담을 막으면서 벌레들에게 일반적인 물리공격보다 훨씬 효과가 좋은 일격기를 먹이는 것임.

과거의 기억이 사라진 리나 시리즈가 미도리를 사용하지 않았던 료의 전투 방식에 대해 정신이 나갔다고 평가하는건 이런 이유일것임.

기존의 방식보다 몇 배는 효율적인 수단이 있는데, 굳이 그걸 마다하고 제 살을 깎아먹는 자살행위를 하고 있는거나 마찬가지로 보일테니까.

위와 같은 상황을 유념하고 4화 후반의 전투장면을 다시 보도록 하자.

우선, 린은 누시의 기습으로 인해 왼팔을 잃어버림. 다행히도 코어가 공격받진 않고 잃어버린 팔도 금방 재생함.

하지만 4화 초반부에 나온 것처럼 린은 전투를 하기 전에 팔 부분에 미도리를 넣어놓는데, 아까의 공격으로 왼팔의 미도리가 소실되었을 거라고 유추할 수 있음.

그 근거로, 린은 이후의 모습에서 계속 왼팔에 부담을 느끼는 장면이 묘사됨.

누시에게 마지막 일격을 날리는 모습에서도 오른쪽 눈은 평소처럼 녹색(미도리의 색)으로 빛나는 반면, 아까 팔이 날아가면서 미도리가 소실되었을 왼쪽 눈은 린의 코어색인 자주색으로 빛남.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는 미도리가 아닌 린의 코어 에너지가 직접 소모되고 있다는 증거임.

또한 누시에게 접촉하는 순간 공격을 내지른 손은 미도리의 색으로 눈이 빛나던 오른쪽 부분의 손임. 이는 누시에게 효과적인 일격을 먹이고 본체의 에너지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보려는 린의 계산이었을 거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린은 전투가 끝난 후에도 왼팔에 부담을 느끼고 있고, 에너지가 소모되었다는 증거인 김을 뿜고 있음(심지어 따로 강조되는 장면도 나옴).

미도리가 오른팔에 남아있는데도 린이 굳이 코어의 에너지를 쓴 것은, 미도리가 공격에만 쓰이는게 아니라 전반적인 신체능력(스피드 등)을 강화하는 에너지를 제공하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됨. 이번 공격에서는 그럴 에너지가 부족했기 때문에 굳이 코어의 에너지를 끌어써야 했고.

정리하자면 4화 후반의 린의 공격은 강력한 일격을 먹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용한 공격이 아니라, 오히려 밑천이 떨어진 상황에서 어떻게든 발악해보려고 쓴 기존 공격의 효율성 악화 버전이라고 볼 수 있음. 이로 인해 앞으로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는 두고봐야겠지만, 뭐던간에 이번 일로 인해 뭔가 위험이 닥치리라 봄.

1줄 요약: 이번 4화 후반에 린이 사용한 공격은 의도적으로 사용한 필살기가 아니라 이판사판으로 쓴 발악기이며, 이로 인해 본체에 부담이 생겼다.

추신: "저 공격이 필살기가 아니라면 어떻게 누시를 일격에 처리한 건데?"라는 말이 나올수도 있어서 추가적으로 적어봄.

개인적인 의견으로 누시가 큰 위협으로 다가온 것은, 미도리를 꽃아넣기도 전에 린 자매를 소멸시켜버릴 수 있는 열선을 발사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일것임.

일단 다가가서 미도리를 꽃아넣을 수 있다면 다른 벌레들처럼 무력화시킬 수 있겠지만, 누시의 원거리 공격에 접근 자체가 불허되는 상황인 것임.

근접 공격을 쓰기에 상대적으로 방어와 접근이 쉬운 지금까지의 다른 벌레들에 비해, 열선은 방어도 안 되고 접촉한다고 본체에 영향이 가는 것도 아니니까.

하지만 그러한 누시의 원거리 공격은 와카바의 지혜와 리나의 활약으로 분산되었고, 그 빈틈을 노려 린이 미도리를 꽃아넣음으로서 이길 수

있었다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