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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U.N.오웬은 그녀인가 - 1

붕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7.12 23:24:01
조회 486 추천 7 댓글 0
														


  그런 소문이 있었다. 극상의 쾌락으로 향하는 방법이 있다고. 최고의 황홀경을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도시전설처럼 들려오는 그런 소문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이런 소문이란, 어느 공원에 누구에게나 몸을 허락해주는 치녀가 있다는 소문처럼 야릇하고, 믿고싶게 만드는 소문이라서, 은밀하게, 모두가 한번쯤은 들었을 법 한 소문이 되어 사람들의 의식 저 아래에 조용히 자리잡아갔다.



  남자는 천천히 눈을 떴다. 그리곤 자신이 세련된 장식의 침대에 누워있다는 것을 알았다. 주위를 살펴보면, 모든 것이 고급진 그런 방. TV드라마에서나 본 그런, 화려함이 과해 아찔해지는 방. 당연하지만 남자는 이런 방을 본 적이 없었다. 왜 이곳 침대에 누워있었는지도 짚이는 바가 없었다. 전날도 여느날과 똑같은 하루였을텐데.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그저 반복되는...


  똑똑. 남자의 생각을 끊고 노크소리가 울렸다. 깜짝 놀라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지만, 그의 대답은 기다리지도 않고 문이 열렸다.


  "잠자리는 평안하셨습니까?"


  청명한 목소리로 그리 말해오는 것은 은발의 소녀였다. 메이드 복을 입어 자신의 신분을 증명하지 않았다면, 남자는 이 소녀가 당연히 이곳 주인이라고 착각했을 것이다. 그 정도로 소녀에겐 절도와 기품이 있었다.


  "여, 여긴 어디죠?"


  "이곳은 홍마관. 안개의 호수 가운데의 대저택입니다. 당신은 이곳에 초대받아 오셨는데... 기억나지 않으신지요?"


  그 말에 기억을 되짚어보는 남자.


  그저 평범한 하루였을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적당히 화나고 적당히 괜찮은 그런 하루. 그런 일상. 이었을 텐데.


  "윽..."


  순간 머리에 약한 통증이 달렸다. 밤. 달. 붉은색. 목소리. 무언가 생각이 날 듯 말 듯한 머리를 부여잡고 있으니, 메이드는 가볍게 박수를 쳐 그의 신경을 끌었다.


  "'바깥'에서 오시느라 기억에 문제가 생겼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럼 제 소개를 하죠. 저는 홍마관의 사용인, 이자요이 사쿠야. 이곳의 주인님을 섬기고 있습니다."


  "주인... 님?"


  "예. 홍마관의 당주, 레밀리아 스칼렛 주인님이시죠."



 1일째

 


  식사를 마치고 다시 방에 들어오게 된 남자는 지나치게 푹신한 침대에 걸터앉아 생각에 잠겼다. 식사는 분명 맛있었다. 이자요이 사쿠야라고 했던가, 그 메이드가 직접 만든 요리들도 수준급이었고. 그렇다고 맘 편히 이 저택에 있을 수가 없는 것이, 주인님이라는 사람은 물론이고 메이드 이외에 다른 사람은 전혀 보이질 않았다. 그 뿐만이 아니다. 저택 어디에도 창문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 이유에 대해 물으니, '주인님께선 햇빛을 싫어하시거든요' 라는 대답 정도만 들을 수 있었다. 또, 메이드는 그가 홍마관을 마음껏 돌아다니도록 두지 않았다. 수많은 방과 복도로 가득해 혼자 다닌다면 쉬이 길을 잃긴 하겠지만, 밖으로 보내달라는 말엔 '그럴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고 가능한 한 방에만 있으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필요하다면 자신을 불러달라는 말과 함께. 그 말의 참 뜻은 분명 혼자 저택을 돌아다니지 말라, 겠지.


  그러나, 왜 이곳에 갇혀있어야 하는가. 메이드는 그가 초대를 받았다고 했지만, 그는 그런 기억이 없었다. 혹은, 있었지만 없어졌다. 모든 것이 다 의심스럽고 이상한 상황이니 최대한 가능성을 열어두지 않으면.


  "이자요이 사쿠야, 라고 했던가. 그녀는 레밀리아 스칼렛을 섬기는 메이드고, 레밀리아 스칼렛은 이곳의 주인."


  이곳의 이름은 홍마관이며 안개의 호수 안에 위치해있다. 그 말을 달리 하면, 이 밖은 호수이니 만약 나갈 길을 찾는다고 하더라도 호수를 건너야 한다는 뜻이 된다. 식당으로 가는 길은 대강 알고 있고, 그곳을 1층이라고 한다면 현재 그가 있는 곳은 2층. 가끔 윗층에서 발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확실히 본 것은 아니지만 식당을 오갈때 언뜻 사람 그림자 같은 것을 보았으니 메이드 이외에 돌아다니는 이들이 몇몇 더 있을 것이다.


  "멋대로 돌아다니다 걸리면, 그게 메이드가 아니더라도 이 방에 안내되는걸까."


  한번 그냥 나가볼까, 라는 생각도 드는 그였으나, 이 저택의 분위기상 메이드의 말을 어겼다가 무슨 일을 당할지 예상할 수 없다. 당장 목숨을 노리진 않으니 일단 따르면서 정보를 모야야 할까.


  "그러고보니, 필요할때 불러달라고 했지만... 어떻게 부르면 되는 거야?"


  그리 중얼대며 이리저리 눈을 굴리다, 침대에 달린 줄이 종과 연결되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호기심에 줄을 당기자 딸랑딸랑, 높은 음의 종소리가 울렸다. 그러고 몇초도 지나지 않아 들려오는 노크소리.


  "부르셨습니까?"


  그 메이드다.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올 수 있는 걸까. 어쩌면 감시당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는 침을 살짝 삼켰다. 혹시라도 말을 어기고 문을 열었다면 바로 들켰을지 모른다.


  "그... 가만히 있기 심심해서요... 뭐라도 가져다줄 수 없을까요?"


  "흠. 책이라도 괜찮습니까? 지하에 도서관이 있거든요."


  "아, 그런가요? 그럼 저, 책을 직접 고르고 싶은데 따라가도 괜찮을까요?"


  그 말에 메이드는 눈을 살짝 흘기며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작게, '지금은 아무도 없을테니...'라고 혼잣말을 한 것을 남자는 놓치지 않았다. 그 말은, 다른 시간엔 누군가 도서관에 있다는 말인가. 하지만 시계가 없으니 지금이 몇 시인지, 아침인지 밤인지도 알 수 없어 이 저택에 누군가 있긴 하다는 사실만을 기억해두기로 했다. 메이드를 따라 복도를 걷는 그를,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은 모른 채.


  "후후후... 또 다른 희생양이 도착한 모양이네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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