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분야든 성공의 공식이 존재한다.

이 성공의 공식은 과거의 성공 사례들을 면밀히 분석해 일반화하여 만든 만큼 성공 적중률이 높다.

웹소설 특유에 직관적이고 자극적인 제목 + 친절하고 빠르게 메인 스토리라인과 세계관을 소개하는 전개.

이 공식들은 분명히 틀리지 않았다.

하루에 수도없이 쏟아지는 작품들 사이에서 빠르고 단순하게 나의 작품의 재미 포인트를 소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어느 분야든 가장 큰 성공은 새로운 공식을 뚫는, 패러다임을 바꾸는 사람에게 주어진다.

얼마 전에 친구가 미용실에 가서 아이비리그 컷을 하고 왔다.

아이비리그컷에도 성공 공식이 있다.

다운펌으로 옆머리를 누르고 머리가 좀 더 박스 컷 형태로 보이도록 정수리 볼륨을 죽이는 것.

이 공식은 꽤 많은 사람에게 잘 어울린다.

얼굴의 위아래 볼륨을 죽어줘 얼굴을 작아 보이게 하고, 

부채꼴 형태로 앞머리를 올린형태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어울린다는 점.

그러나

내 친구는 쿠팡 배송물 박스, 혹은 짱돌이 돼버렸다.

미용사가 공식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미용의 본질을 망각해 버린것. 

미용의 본질은 손님에게 잘 어울리는 머리를 통해 손님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것인데, 

많은 바버샵과 미용사들이 성공 공식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손님의 두상과 개성을 고려하지 못하고 쿠팡 배송 박스 제조업체로 전략해 버렸다.

이처럼 공식에 잡아먹히는 장인들은 대중적인 미적 감각에서 멀어지며 본질을 놓치는 실수를 범한다.

지금 너희들이 그렇다. 

나의 글에 웹소설 인풋이 부족하다고?

맞아 부족해.

하지만 나는 애초에 그런거 원한적이 없다.

너희는 더 이상 작품이 재미있는지를 보지 않고, 1분 만에 글을 훑고 얼마나 정해진 공식 부합하는지를 채점한다.

너희들은 공식에 잡아먹혀 버렸다.

웹소설을 더 대중화하는 다음 메가 히트작은 분명히 새로운 공식을 제시할 것이다.

나는 고의적으로 이 공식을 따르지 않고 더 대중적인 히트작을 써보려 노력하는 사람들의 노력을 비하하지 않는다. 

나는 그들의 용기를 동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