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본 서바이벌 예능들이 뒤로가면서 흥미떨어진게 많았는데

오랜만에 정주행하면서 재밌게 봄

어려운 소재와 포맷으로 참 잘 만든 예능이라는 생각

갤 념글들 쭉 둘러보면서 개추 누르다가

념글에서 언급이 잘 안 된 것 같은 아쉬운 점 두 가지 적어봄

1. 익명 토론

초반부 별 활동없는 와중에

메인컨텐츠처럼 보였던 익명 토론

예능적인 재미는 둘째치고 테드가 포장하는것처럼

익명 토론에서 과연 얻어갈게 있었냐고 하면 나는 아니었음

어떤 플레이어의 오이코스 익명게시글에서 말하는 것처럼

토론과 무관하게 자신들의 스탠스 대로 6:6으로 투표하여 MVP가 승패를 결정하는 양상이 반복되고

그 MVP마저

토론을 못했던 진영에서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토론자나,

본인 주장은 빈약하지만 상대쪽 진영을 수용하는 애매한 태도를 취한 토론자가 되어서

룰도 허술했다고 느껴짐

또 초반에는 물가나 수익활동 규모도 그렇지만

토론 승패로 얻는 상금 자체의 의미가 와닿지 않는 상황이라

추상적인 명제로 스탠스를 나누는 익명의 편가르기보다

직면한 문제에 대해 다루는 중반부 부터의 대면 토론이 훨씬 흥미롭고 의미있었음

처음에는 2화에서 불순분자를 너무 일찍 공개한게 아닌가 싶었지만

그렇지 않았으면 중반부 토론은 보지도 않고 바로 하차했을듯

2. 특수역할과 룰

장르가 꼭 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불순분자나 기자와 같은 역할군이나 투표를 통한 탈락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추론 게임인 '마피아게임'에 비유한다고 하면 

플레이어 입장에서 별 활약없이 탈락할 위험이야 일반 커뮤니티원이 크지만

잘못된 플레이로 게임 자체의 밸런스를 무너뜨릴 수 있는 부담은 특수 역할군이 훨씬 큼

특히나 추가적인 룰이 나중에 공개되는 불확실함 속에서

기본적인 승리/탈락조건이나 리워드조차 불분명한 경우에는 더욱 그러함

일례로 기자의 질문중에 '기자가 불순분자와 협력해서 같이 승리할 수 있는가'가 있는데

마피아 게임에서 마피아와 함께 승리가 가능한 직군이 한정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선출직인 기자가 커뮤니티원이 '마피아'라고도 부르는 불순분자와 함께 승리하는게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오해할 수 있고

이것이 실질적으로 기자의 질문 수를 줄이고, 액션을 취할 타이밍을 놓치게 했음

커뮤니티 센터의 공지나 답변을 통해 수동적으로만 룰을 파악할 수 있어 보였는데

적어도 기자의 질문이나 종신리더의 정책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별도로 주어져서

그 역할들 나름대로의 플레이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외에도 밤에 마피아끼리 소통할 수 있고, 특수직의 능력 사용도 제약없이 이루어지는데 반해

커뮤니티 센터 운영시간 내 출입해야 하거나,

사상검증을 당하면 실시간으로 패널에 뜨고,

불순분자가 익명으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없는 등

질문에 대한 결과 보고를 대처할 시간없이 바로 요구당하게 되거나,

불순분자의 기자 접선이 이목을 끌게 되거나,

건물 감시 사상검증이 봉쇄되는 등 자잘한 플레이 제약이 많았다고 생각함

물론 기자와 종신리더 플레이어의 역량 문제도 있는데

예를 들어 확신없이 엠바고를 걸어두고 나중에 '배팅을 한 것'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 자체가 포장일 뿐임

플레이어들에 대해서 쓰기에는 내용이 너무 길어지니 수요가 있으면 적어보기로 하고

어쨌든 설계 자체가 치밀하지 못했기때문에

불순분자 역할만 벤자민 개인의 활약에 기대어 흥했을뿐

기자나 종신리더의 역할이 유명무실해져 버린것 같아 보는 입장에서 아쉬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