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대화를 하기 전에 앞서, 이 흥미로운 주제의 이야기를 인터넷에 올려도 되겠냐고 묻자, 그는 자신의 이름을 무명으로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그의 요청에 따라 질문자 본인의 대화명은 ##으로, 그는 %%으로 표기한다. 그리고 대화가 끝난 며칠 뒤, 문서화된 내용의 몇몇 이야기에 대해서 화자로써의 삭제권한을 안내받고 사용했다. 그는 대화를 마치며 자신의 이야기가 허무맹랑하거나, 논리적이지 못한 발언이라고 말하며 이 이야기를 읽는 이들에게 '충분히 촘촘한 필터'로 잘 걸러서 읽으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친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상관없다고 했다. 대화 내내 분위기는 굉장히 밝았으며, 옆에서 듣고 있었다면 진지한 얘기라고 생각지 않았을 만큼 웃음이 많은 대화였다. 이 분위기를 전하고자, 녹음된 내용을 바탕으로 (웃음) 표시를 작성했다. // 추신: 이 대화의 놀라운 점 중 하나는, 그가 나보다 마흔 살이나 많다는 점이다.
(삭제됨)
##: 그럼, 어떤 제품 'A'를 생산할 때 기계가 인간보다 생산성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까?
%%: 'A'가 무엇이냐, 그러니까 어떤 제품이냐에 따라 제한적으로는 그렇습니다. 경영자들은 제품을 생산하기 전에... 경영자들은 시장의 상황을 관찰하고 생산할 제품을 정하려고 할 때, 진입해도 괜찮은지에 대한 지표를 현재의 시장상황만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수익이 날 지, 그러니까... 레드오션인지 블루오션인지를?
%%: 네, 간단히는 그렇습니다. 몇몇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시장지표가 더 있긴 합니다만. 결론적으로는 '수익이 날까, 아닐까'를 보는 거거든요. 아무튼 제품을 생산하기로 결정했다면 설비의 구조를 컨설팅받게 되는데, 이 때 경영자는 설비의 전문가가 아니지만 개입은 할 수가 있죠. 돈을 쥐고 있는 사람이니까요. 이 사람은 완벽하게 무인화할 수 있는 설비를 컨설팅 받았지만 초기 비용이 너무 부담되었다고 가정합시다. 이 때 30% 의 공정은 사람이 대신 일을 하게 일부 설비를 제외할 수 있는 겁니다. 회사를 운영할 때, 법적으로 아무도 고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그는 일자리를 창출했습니다. 왜일까요?
##: 먼저 말했듯이...
%%: 네, 인류애나 노동법의 문제가 아닙니다. 설비의 초기 비용과, 인력의 초기비용 차이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 시장이 언제까지나 안정적인 상황을 보여줄 지도 알 수가 없구요. 초기 설비의 투자금을 회수하는 시점을 몇 년 뒤로 예상했을 때, 물건이 그 때도 잘 팔린다는 보장이 있어야만 합니다만, 누가 물건이 잘 팔릴거라고 보장해주나요?
##: 누구도...
%%: 네, 누구도 못합니다. 세계 경제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와중에, 운좋게 거대기업으로 성장한 케이스가 많이 있습니다. 이름만 대도 알 법한 그런 회사들이요. 그 회사들은 더 많은 돈을 벌기위해, 앞으로의 생산설비는 대부분 로봇을 쓰게 될 겁니다. 이전까지는 로봇이 꽤 멍청해서 자동화설비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애매한 것들이 많았습니다만, 근래들어 센서기술과 공기압으로 작동하는 자동화설비 기술이 많이 성장했습니다.
##: 메카트로닉스 기술들이요?
%%: 네, 메카트로닉스...얘기를 쉽게 풀어서 설명드리고 있었는데 꽤 잘 아시는 모양이네요.
##: (웃음) 계속 쉽게 얘기해 주세요.
(삭제됨)
%%: 말씀하신 기술은... 저는 어떤 기술의 극적인 발전은, 다른 기술의 발전에 기인한다고 봅니다. 마치 레고를 조립하는 데, 어떤 부속품이 없어서 만들지 못하는 구조처럼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 해당 부속을 얻었을 때 마침내, 그 어떤 '구조물'을 완성하는 거라고 비유할 수 있겠네요. 상황을 아주 극단적으로 비틀어보자면, 인공지능 기술이 2000년대 초반에 현재에 해당하는 기술레벨에 도달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 때 당시의 통신상황은 어땠습니까?
##: 지금에 비해서요?
%%: 네
##: 아주...
%%: 열악했습니다.
##: 네.(웃음)
%%: 무선통신 기술도 지금에 비하면 급이 굉장히 낮았습니다. 유선통신망 상태도 정말 굉장했죠.
##: 그걸 도대체 어떻게 돈 줘가며 썼나 모를 정도로요. (웃음)
%%: (웃음) 네, 이 가정을 했을 때, 우리는 이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시킬 방법을 제대로 못찾았을겁니다. 통신기술이 다른 기술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격입니다. 현재의 배터리 기술이 다른 기술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것 처럼요. 저는 배터리기술의 물리적 한계가, 다른 기술에 기인해서 해결되야 된다고 봅니다. 바로 무선충전 말이죠. 전기차는 이대로라면 성공하지 못할겁니다. 충전소 인프라를 기업과 국가의 돈으로 때려박아서 난립해놓고 본다면, 그 것이 오히려 기술발전에 독이 될 겁니다. 무선충전기술은 달리는 자동차의 바닥쪽에서 지속적으로 전력을 공급해주는 형태가 될 겁니다. 이게 저는 가장 이상적이라고 봐요. 얘기가 조금 샌 거 같지만...
##: 아니에요. 적절했습니다. 하나의 기술은 다른 기술이 발전해서 무언가...융합될 만 한 동등한 레벨이 됐을 때 시너지가 발생한다는 말씀이시죠?
%%: 네, 정확합니다. 마치, 신께서 튀어나온 못을 '더 튀어나가지 못하게' 계속 두드리는 느낌이에요.
##: (웃음) 방향이 잘못된 게 아닌가요?
%%: (웃음) 그렇네요. 방금은 적절하지 못한 비유였네요.
##: 그럼 이제야 아까전의 이야기로 넘어갈 수 있겠군요.
%%: 제품을 생산하던 기업의 얘기를 하고 있었죠. 네. 배송얘기를 한 번 해볼까요? 이제 경영자는 포장과 상차, 배송까지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하죠. 어떤 트럭이 공장 안으로 들어옵니다. 운전자는 없습니다. 애초에 이 트럭은 운전석이 없습니다. 없...는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제 트럭 제조사들은 운전석을 비좁고 비효율적으로 만들게 될 겁니다. 인간이 별로 탈 일이 없어질테니까요. 고장을 대비한 예비좌석쯤으로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이러한 디자인도 결국 완전히 변형되어 운전석은 사라지고 효율좋은 공기역학구조를 가진 '매끈한' 트럭들이 거리를 활보할겁니다.
##: (웃음) 네.
%%: (눈을 크게 뜨고 무언의 질문) //// 그의 표정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함 ////
##: (웃음) 아니요, 매끈한 트럭이라는 말씀이 좀 웃겼습니다. 알 수 없는 포인트...
%%: (웃음) 알 수 없는 포인트에서 왜 웃긴건지 모르겠는데 웃기는 그런 거요?
##: (웃음) 죄송해요 계속하시죠.
%%: 네, 음...어디까지 얘기했죠? 아, 그 트럭들은 주변 수백미터의 모든 차량들과 상호작용하며 도로를 내달립니다. 최적의 경로를 찾을거고, 신호등이 없어도 교차로의 다른 방향에서 오는 차량들과 스치듯 지나갈 겁니다. 모든 게 다 계산된 주행이거든요. 이전까지는 이러한 데이터를 처리할 만 한 여건이 되지 못했습니다만, 무선통신 기술의 발달이 이러한 아이디어를 가능케 하고 있습니다. 이게 아까전에 말씀드린 그 기술의 융합이구요. 이 기술은 과도기에 예상해볼 법 한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만, 차량의 전체적인 속도가 빨라졌을거라고 생각하시겠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도심지에서 이 차량들은 서행할겁니다.
##: 더 느려지는군요?
%%: 하지만, 신호를 기다리던 예전과는 비교도 못하게 빠른 시간 안에 목적지에 다다르게 됩니다.
##: 그렇군요. 그런데, 얘기가 조금 이상한 부분이 있네요.
%%: 어떤 부분이죠?
##: 사람이 없네요 얘기에.
%%: 네, 그렇습니다. 이 시기에는 인간이 오히려 교통 흐름에 방해가 됩니다. 마치 지퍼가 잘 맞춰져서 잠기고 있었는데 조그만 실밥이 중간에 끼어버리는 상황과 비슷하죠.
##: (웃음) 비유를 참 잘 하시네요.
%%: 도시의 계획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 있을테지만, 횡단보도는 이제 사회악이 됩니다. 사회악이라니 좀 극단적으로 말씀드린 것 같지만 차량이 됐던, 사람이 됐던 누군가는 교차로 위나 아래로 피해서 건너야할 겁니다. 사실 이런 과도기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도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에서도 자율주행차량의 무사고 테스트가 연일 갱신되고 있구요. 갑자기 아까 하던 얘기에서 조금 멀리 돌아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웃음) 그렇네요. 결국 그 경영자분은 어떻게 됩니까?
%%: 부자가 되겠죠.
##: (웃음) 더 많은 로봇을 사겠군요?
%%: 그가 굉장히 큰 야망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을 해야겠군요. 결국 그는 기업을 설립한 지 몇년이 지나 생산부터 판매까지 전공정에 걸쳐 완벽한 자동화에 성공했고, 같은 설비규모에서 인력을 사용했을 때 보다 더 많은 돈을 벌게 될 겁니다. 그럼 이 많은 돈은 다 어디로 갈까요? 이 때가 되면 법인세가 꽤 상승할거라고 봅니다. 실업을 한 사람들에게 헌법에서 정의한 기본권을 보장해주려면 돈이 있어야 합니다. 이게 요즘 논의가 되고있는 기본소득제구요. 사실, 몇몇 국가나, 국가 안의 자치단체에서는 이미 시행을 하고 있습니다. 꽤 성공적인 모델이라고 평가를 받은 것도 사실이구요. 이제 이게 국가적인 차원에서 논의를 해야 한다는거죠. 그 시대로 다시 되돌아가서, 이 사람들은 기본소득제를 통해서 1인당 일정 금액을 지불받을 겁니다. 이러한 정책의 시행이 출산율 증가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겁니다.
##: 아이들한테는 안주는군요?
%%: 꼭 그 것 때문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습니다만, 산업기반이 거의 송두리째 변화를 맞이한 마당에선, 인구가 많은 게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니거든요. 기본소득을 제공할 재원마련을 겨우 해놨는데 인구가 오히려 증가한다면 정부 입장에선 부담이 점점 커질수 밖에 없으니까요.
(삭제됨)
%%: 맞습니다. 사실 뉴스(NEWS)는 특정지역의 정기간행물로 시작했거든요. 북(North)동(East)서(West)남(South)의 앞글자를 따서, 새로운 소식, 새로운 것 이라는 (New's) 뜻이 중첩된, 주간 간행물이었습니다. 교통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더 먼 곳의 이야기를, 이름모를 항해사로부터 듣는 게 아니라 더 자세하게 알고싶어 했습니다. 그런 니즈에 부합한 '정보'가 출현을 하게 된거구요. 새로운 정보매체,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은 꽤 흥미로운 주제구요. 이 것이 지금은 @@가 훌륭히 수행해주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웃음) 하루의 마지막은 꼭 @@와 함께더라구요.
%%: (웃음) 네, 이런 개인방송매체는 규모가 굉장히 커질겁니다. 얼마나 커질 지 감히 상상을 못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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