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렸을 때부터 망상을 참 좋아했음
그래서 이해하기 힘든 과학이론같은 것도 많이 찾아보고 그랬음
그런 게 망상할 때 좋은 재료거든
지금 이 갤러리에 있는 것도 다 그런 과정의 결과이지 않을까싶다

그건 잼민이 시절 방과후수업을 끝내고 찐따답게 혼자 귀가하는 길에 한 망상이었음
아마 다중우주라는 개념을 안지 알마 안 되었을 때였을 거임
우주가 매 순간 셀 수 없이 많은 우주로 갈라지면 내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죽는 우주도 있겠구나. 오늘 집에 들어가기 전에 죽을 수도 있고 내일, 모레, 언제든 죽을 수 있다는 생각에 섬뜩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10년 넘게 살아있는 게 신기하더라고ㅋ 살면서 죽을 위기가 한두번이 아니었는데 말이지. 심장마비를 생각한 것도 내가 선천성심기형으로 태어나서 수술에 재수술에 별지랄을 다 해봐서 그런 거였음. 근데 잘 살아있는 거임.
골똘히 생각한 끝에 결론에 도달함
'나는 내가 죽는 우주를 경험 할 수 없는 것 같다'
논리가 존나 빈약하지만 나는 그 결론에 결함이 없어보였음.


이후에 난 기술적 특이점을 알게되자마자 특슬람이 됨
노화정복, 영생, 마인드 업로딩 등등
내가 죽는 우주를 경험할 수 없는 탄탄한 근거들이 거기에 있었거든
내 오랜 망상과 특이점 주의자들의 주장이 완벽히 맞아떨어지면서
서로가 참이라고 울부짖었기에 개종하지 않을 수 없었음

근데 ㄹㅇ 소름임
내 어릴적 망상이 양자역학 이론으로 있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