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특갤친구들. 요번 주는 맨날 쓰던 똥문학글 말고 념글 보고 평소에 쓰고 싶었던 걸 써보려고 해.

우리가 기대하는 완몰가 파티가 아닌 바로 디스토피아적 특이점이지.

아, 이 부분만 읽고 비추누르지 말고 일단 읽어주면 고마울 것 같음. 좀 길긴 한데 그래도 딱딱하지 않게 써봤어.

먼저 지금 올라와있는 념글과 같이 기업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이윤 추구야. 간단히 말해서 돈. 페이.

그런데 왜 기업들은 돈을 많이 벌려고 할까? 수 없이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라고 한다면

자본주의에서 궁극적인 목적인 돈이란 것은 원하는 건 뭐든 이루어 줄 수 있는 마법이기 때문이야.

그런데 왜 돈만 있으면 세상에서 거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걸까? 이 점에서는 생각해 본 특붕이들이 있어?

왜냐면 돈이란 것 자체가 국가 등의 단체에서 신용을 보증하는 가치를 지닌 물건이자, 사람들의 노동력을 사실상 종이 쪼가리로 치환한거거든.

그렇기에 사람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은 돈을 주면 얻을 수 있는 거지. 물론 그 사람이 팔지 않는다면 그만이지만.

그렇다면 돈 = 노동력을 가치로 표현한 지표라고 할 수 있겠지. 특갤에서 여러분이 상상했던 특이점과 뭔가 상충되는 의미라고 생각하지 않아?

'특이점이 오면 노동 해방의 사회가 올 것이다.' , '사람은 놀고 기계가 일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이런 얘기 한 번쯤 들어봤을 것 같은데. 뭐, 못들어봤다고? 유입뉴비 어서오고.

맞아. 특이점이 와서 물질 재조립 장치 따위가 등장한 한계 효용이 제로가 되는 이상적인 사회가 된다면,

지주층이자 지배층이라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과연 돈은 어떤 의미가 될까?

예쁜 종이? 솔직히 그 정도밖에 생각이 안 나네. 돈 주고 사느니 기계로 뽑아내지 않을까? 돈이 쓰레기가 되는 시대가 온다는 거지.

이게 무엇을 뜻하냐? 사람들의 노동력의 가치가 0에 수렴하는 시대가 된다는 것을 뜻해.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이라는 유명한 게임에서도 안드로이드한테 일자리 죄다 뺏기고 실업자가 된 일반 계층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지.

노동 해방이라는 뜻이 전혀 긍정적이라는 뜻이 아니라는 얘기야. 그럴 리가 없다고?

기술이 극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던 1900년대부터 시작해서 노동력의 가치는 계속 떨어져가고 있어.

우리 부모님 세대에는 '개천에서 용 났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공부를 엄청나게 했으면 고급 인적 자원으로 성공할 수 있었지.

지금도 그 말이 맞다 생각해? 서울대 나왔다고 금수저가 확정된 삶이야? 전혀 아니지. 물론 판검사, 의사 등 일부는 해당사항이 있겠지만 일반적인 경우에 말이야.

예전에 비해서 기술은 진보했고 사람이 하는 고급, 저급 등 질을 떠나서 노동의 가치는 갈수록 떨어져 간다는 얘기지.

그리고 AI 기술과 로봇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 일자리를 점점 먹어갈꺼야. 아래서부터 위로.

예전에는 타자수, 버스 안내양 이런 책에서나 나올 직업이 있었고 지금은 저런 직업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지금은 볼 수 없는 직업이 있었지.

현재로 들자면 근시일 내에 배달 알바는 드론으로, 간단한 서빙 알바는 키오스크로, 편돌이는 무인 편의점으로 대체되고 있는 걸 대부분 느낄 수 있을 거야.

지금 기술로도 이정도인데 우리가 상상하는 '특이점' 이 온다면 사람은 그냥 쓸모없이 밥만 축내는 기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그럼 여기까지 이해한 걸로 생각하고 다시 한번 질문을 해 볼게.

기술과 자본을 가지고 있는 지배층이 왜 쓸모 없는 우리들을 챙겨주고, 먹여주고, 살아갈 수 있게 해야 할까?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자고. 왜? 하등 그럴 이유가 없지 않나? 도덕책에서나 나오는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라고 했습니다. 이딴 얘기 말고.

물건을 팔아야 돈이 된다고? 이상적인 특이점 사회에서 돈은 더 이상 쓸모가 없는데? 로봇이 다 하면 되잖아?

세계 3대 SF 거장인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 시리즈에는 특이점이 온 듯한 미래를 저술했어.

솔라리아의 행성을 예로 들자면 사람 한 명이 로봇 수천 대를 가지고 자신들의 작은 유토피아에서 고립주의를 택하면서 외부와 단절되며 살아가지.

솔직히 말해서 내가 기술을 선도하는 입장이었으면 이렇게 자신 주변의 몇몇 사람만 데리고 유토피아를 이룩하며 살지 않을까? 주위의 부러움도 좀 받으면서.

어차피 기술과 자원이 무한하니까 다른사람 좀 나눠주지 싸이코같이 그러지는 않는다고?

얘네들은? 다시 한번 똑같이 대답할 수 있어? 사람이 전부 100% 착한 사람이라면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뭔데 기술과 자원을 나눠주는데?

나눠줘야 할 하등한 이유도 없을 뿐더러 기술의 공유는 그들 자신에게 위협이 될 수도 있고, 주변의 부러움을 살 수 있는 달콤한 권력 같은건데?

자원 배급 통제 등으로 갑질도 쩔게 할 수 있고 맘에 안드는 애들은 지원 끊어버리면 기분 좋을 거 같지 않냐? 걔들 입장에서.

그렇기에 우리는 다시 한번 낙관적인 미래에 대한 환상을 접고 현실적으로 판단해 볼 필요가 있어.

꿈도 희망도 없는 미래 ㅈ까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바보같이 기대만 하고 있다가 비참한 엔딩을 보는게 더 역겹다고 생각해 나는.

그렇기에, 우리는 특이점의 과도기적인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우리가 가진 힘을 통해서 사회적으로 막을 수 있는 규제, 규범 등을 통해 이를 견제할 필요가 있어.

100조 재산을 가진 부자도, 길거리 노숙자도 평등하게 한 표를 수행할 수 있는 투표로.

이것이 사실상 99%의 일반적인 사람들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최대의 변화이자 힘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해. 이 이상의 해법도 없고.

민주주의 체계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특이점이 올 수 있도록. 1%가 독점하고 99%가 비참해지는 사회가 오지 않도록 말이야.

단순히 특이점오면 완몰가 생수파티!! 이딴 낙관적인 생각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

그냥 너네들이 힘든 건 알겠는데. 여기에 이상을 바라고 이게 삶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얘기야. 우리는 다가올 미래를 위해 조금이라도 준비해야지.

그러니까 어디 나가서 바보같이 특이점 오면 유토피아가 펼쳐진다는 얘기하지 말고, 다가올 유토피아의 특이점을 위해 조금 더 대비해야한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으면 좋을 것 같아서 조금 두서없이 길게 적어봤어.

여기까지 읽은 사람이 몇이나 될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읽어줘서 고맙고. 의견이나 지적 환영하고 추천좀 눌러줘. 글 길게 썼는데 비추박히면 마음아플거같아.

마지막으로 다시 강조하지만 나는 선형충이나 분탕충이 아니고 나도 좋은 세상이 와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너네랑 같이.

1줄요약: 모두가 거지발싸개가 되는 디스토피아적 특이점이 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