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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정보] 초보 마스터를 위한 가이드 - 1. 첫 세션 준비(1)

에스s이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13 14:47:09
조회 6685 추천 24 댓글 9
														

침펄풍 TRPG 덕에 유입이 많이 늘은 것 같아 기쁘다

나도 디시와 카페에 차고 넘치는 고인물들에 비하면 아직 청정수지만 아무도 글을 안 쓰는 거 같기에 써본다.

일단 룰은 어떻게 사나요~ 사람은 어케 구하나요~ 무슨 룰 해야 하나요~ 를 알고 싶다면

아래 파딱의 글을 보고, 여기서는 일단 시작할 게임의 퀄리티를 높이는 법을 서술하겠다.

초보 마스터들은 시나리오도 뭣도 없는 경우가 많을 테니(던월 같은 거 하면 더더욱) 자기가 이리저리 짜맞춰 가면서 한다고 전제하고 글 쓰겠음.

시나리오가 흔한 룰의 경우(댄디, 크툴루) 그냥 시나리오 읽으면서 운영하셈. 그것도 나쁘지 않음.


TRPG의 반 이상은 애드립이다.

초보 마스터들이 항상 하는 실수가 머릿속에서 멋진 시나리오를 돌리면서 히히, 내가 이런 치밀한 복선을 던지고~ 이런 갓전개를 써서~ 막판에 딱! 하면 플레이어들이 깜짝 놀라겠지? 하고 머릿속에서 상상을 막 하는 것인데(최소한 나는 그랬다)

응 아냐.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아.

니가 플레이어들의 행동에 관해서 뭘 생각해도, 플레이어는 니가 생각지도 못한 행동을 해서 계획을 꼬을 거임.

게다가 니가 막판 세션을 예상하고 1세션에 던저놓은 떡밥이랑 복선들, 그거 2세션에 기억하는 사람이 있으면 갓 플레이어임.

초보 마스터는 물샐틈없는 플롯을 가진 시나리오를 쓰는 것도 불가능하고, 그 시나리오대로 운영하는 것도 힘듬.

그렇기 때문에 계획은 항상 망가진다고 봐야 함. 그렇다고 달랑 몸만 가나? 그건 아님.


계획은 쓸모없지만 계획을 짜는 것은 중요하다.

아이젠하워가 했다나 롬멜이 했다나 패튼이 했다나 말이 많은 금언인데, TR에서도 똑같음.

고인물들이 계획 아무 소용 없어요~ 한다고 해서 진짜로 계획이 아무 쓸모 없다는 건 아님.

진짜로 아무 계획 없이 플레이어들 앞에 앉는 순간 그대로 망함.

일단 전체적인 플레이의 분위기를 정하셈. 단 한 줄로 설명할 수 있을 정도면 좋음. 사실 이건 구회하는 시점에서 마스터와 플레이어 간에 다 공유가 되어야 하는 거지만, 안 정했다면 협의를 거쳐서 지금이라도 정해야 함.

세션에 들어가기 전에 자기가 자리에 앉은 플레이어들에게 서술할 첫 장면과, 플레이어들이 마주칠 난관이나 장면 몇 가지를 머릿속에 넣어두고 가셈.

(공주의 부탁을 듣고 무도회장으로 갔더니 폭탄 테러) (대충 음모에 빠진 모험가들이 사교장에서 난투) (대충 마차 추격전) (대충 항구에서 교전 후 탈출)

이런 식으로 적으면 딱 좋을 거임. 룰마다 다르지만, 이 단계에서 이 이상 손댈 필요는 없음.


예시) 텃밭부 사건일지 PV를 감명깊게 본 마스터 A는 프린세스 더 호프풀로 게임을 돌리기로 했고, 같은 혼모노인 갑, 을, 병, 정 넷을 모아서 게임을 하기로 했다.

A는 "마법소녀들이 자신의 학교에서 10년 전 있었던 사건의 진상을 알아내는 플레이" 가 자신의 캠페인의 컨셉이 될 거라고 선언한다.

A는 첫 세션은 마법소녀들이 하교 중 어둠의 세력의 졸개에게 습격받고, 그 중 자신의 친구가 있다는 걸 알아내는 걸 시작으로 하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첫 세션의 장면으로, 친구를 깨워서 심문하기, 친구 집에 들러서 가정환경을 조사하기, 친구의 방에서 나타난 괴물과 싸우는 장면 정도를 정한다.


인트로, 인트로, 인트로

이건 모든 마스터링 가이드북과 요즘 나오는 TRPG 서적에서 끊임없이 언급하는 내용임.

첫 세션을 결정짓는 건 인트로임. 인트로가 구리면 아무리 잘해도 평타고, 인트로가 쩔어주면 아무리 못해도 평타임.

그렇기에 첫 세션을 준비하는 노력의 반은 인트로 부분에 집중되어야 함.

그렇다면 좋은 인트로란 무엇인가? 좋은 인트로는 몰입감이 있어서, 플레이어들이 PC의 상황에 공감하고 이 상황에서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요소임. 가장 편한 방법은 "이대로 있으면 좇되겠다"는 생각을 플레이어 머릿속에 심어주는 거고.


그러니까 "여러분은 여관에서 만납니다"나 PC들의 자기소개로 세션 시작하지마, 정말 최악의 오프닝임. 여관에서 만났다면 그 직후 여관 앞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게 만드셈. 다 죽어가는 전령이 오크들의 습격을 알린다던가, 여관에 들어섰더니 여관 주인은 온데간데 없고 안이 좀비로 가득하다던가. 여기서는 욕심을 부려도 됨. 시작 장면은 세션에서 마스터가 절대적 통제권을 가진 유일한 순간임. 다른 부분은 (대충 뭐뭐 하는 일) 정도로 끝나도 됨. 어차피 그게 이대로 될지 안될지 모르니까. 이 부분은 그러면 안됨. 몬스터 종류와 머릿수도 정하고, NPC들 이름이랑 외양도 적어두고, 배경이나 묘사에 좀 공을 들이셈.


예시)A는 마법소녀 세션에서 하교 중 빈 교실에서 수상한 기운을 느끼고 다가갔더니, 반 친구 송희정이 어둠의 의식을 치르고 어둑이들을 소환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처음에는 복도를 걸어가면서 잡담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발견시키려고 했지만, 이 방법은 쓸데없는데 시간을 쓰는 것 같아서 문을 여는 그 순간으로 바꾸기로 했다. 적절한 전투의 수준이 되도록 룰북에 나와있는 하급 어둑이 세 마리, 그리고 평범한 여고생의 능력치를 가진 송희정의 스탯 블럭을 만들고, 말을 더듬지 않도록 다음과 같은 오프닝을 미리 써서 간다.

"프린세스들은 침을 꿀꺽 삼킵니다. 1층 미술실의 경첩에는 서리가 엉겨져 있고, 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에 온 몸의 잔털이 삐죽 서는 것 같습니다. 5월의 평화로운 하굣길에 갑자기 이런 어둠의 힘을 마주칠 줄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문을 벌컥 열자(잠시 멈춰서 긴장 고조) 모두가 잘 아는 친숙한 얼굴, 여드름이 많고 마른 달걀형 얼굴의 학생, 송희정이 한 손에는 이상한 책을 열고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고 있습니다. 희정의 옆에는 늑대와 뱀의 가장 끔찍한 부분만 합쳐 놓은 것 같은

그림자색 생명체 세 마리가 배회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일행을 노려보고 입을 열어 짖자 시체가 썩는 냄새가 납니다. 이제야 눈치챈 기묘한 점은 하교하면서 다른 학생들이나 교사들을 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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