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사가 미소스 dlc에서는 그리폰을 잡으면 그리폰과 경쟁 관계인 아리마스포이 병종을 뽑을 수 있게 된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과 괴상한 외모와 복장 때문에

이새끼들 뭐임? 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사실 생각보다 꽤 근본있는 부족이다

기원전 5세기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는 자신의 저서에서 북부 유럽에 대해 설명할 때

"아리마스페이아(아리마스포이족 이야기)" 라는 서사시를 지은 프로콘네소스의 아리스테아스라는 남자에 대해 언급한다

(그리폰과 싸우는 아리마스포이가 그려진 킬릭스, 기원전 4세기)

북쪽으로 여행했던 아리스테아스

"프로콘네소스 출신인, 카이스트로비오스의 아들 아리스테아스는

자신의 서사시에서 자기는 신에게서 영감을 받아 이세도네스족의 나라로 갔는데,

이세도네스족 너머에는 외눈박이들인 아리마스포이족이,

아리마스포이족 너머에는 황금을 지키는 그리폰들이,

그리폰들 너머에는 히페르보레이오이족이 거주하며,

거기서 더 가면 바다에 이른다고 말하고 있다."

-역사, 4권 13-

그 다음 헤로도토스는 아리스테아스의 최후에 관해 언급하는데

프로콘네소스에서 죽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체가 사라져 버렸고

7년 후 프로콘네소스에 아리스테아스가 다시 나타나 아리마스페이아를 지은 뒤 다시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240년 후에 다시 이탈리아의 메타폰티온에 나타나

시민들에게 자신의 조각상을 세우라고 말했고

시민들의 델포이 신탁을 듣고 그걸 실행하여 지금도 아리스테아스의 조각상이 있다고 말한다

이걸 보면 아리스테아스는 아무리 빨라도 기원전 7세기의 사람임을 알 수 있다

(그리폰과 싸우는 아리마스포이가 그려진 크라테르, 기원전 4세기 에레트리아)

또 헤로도토스는 유럽의 북쪽에서 금이 많이 나오는 이유를 설명하는데

이때 하나의 설로 아리마스포이와 그리폰이 등장한다

북부 유럽에서 금이 다량으로 산출되는 이유

"유럽의 북쪽에서 금이 다량으로 산출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것이 어떻게 얻어지는지에 관해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

일설에 따르면, 외눈박이들인 아리마스포이족이 그리폰들로부터 금을 빼앗는다고 한다.

나는 눈만 빼면 평범한 사람들과 똑같이 생겼다는 외눈박이 인간들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믿을 수 없다.

하지만 세상의 맨 끝에서 가장 희귀한 것들이 나온다는 것은 가능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 3권 116-

여기서 헤로도토스는 아리마스포이족의 존재를 의심하고 있다

아리스테아스도 아리마스포이족을 직접 본게 아니라 이세도네스족으로부터 간접적으로 들었다고 했는데

하물며 그걸 또 간접적으로 들은 우리는 어떻겠냐는 것이다

그래서 헤로도토스는 4권 17~36에서 자신이 직접 북쪽을 탐사하여 얻은 정보를 전하는데

여기서 롬투에 나온 로얄 스키타이에 관한 내용도 나온다

(그리폰과 싸우는 아리마스포이 프레스코화, 기원전 1세기 폼페이)

아리마스포이라는 단어의 어원

"이세도네스족 북쪽에 외눈박이 부족과 황금을 지키는 그리폰들이 살고 있다고 말하는 자들은

다름 아닌 이세도네스족 자신들이며,

이것을 스키타이족이 이세도네스족에게서 듣고 우리에게 전했다.

그래서 우리가 외눈박이 부족을 아리마스포이라는 스키타이어로 부른다.

왜냐하면 아리마는 스키타이 말로 하나라는 뜻이고,

스푸는 눈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역사, 4권 27-

헤로도토스는 아리마스포이라는 단어가 스키타이어임을 밝히며

스키타이어로 하나가 arima, 눈이 spu라고 말하는데

실제로 언어학자들이 arima를 오세티아어의 ærmæst(유일한),

spu를 산스크리트어의 spas-(보다) 등 다른 언어와 연관지어 보기도 했다

(그리폰을 타고 있는 아리마스포이가 그려진 크라테르, 기원전 4세기)

그렇다면 아리마스포이족이 사는 곳은 어디일까?

헤로도토스는 스키타이족의 땅 북쪽에 관해 전한다

스키타이족의 나라 북쪽에 대하여

"스키타이족에 따르면, 그들의 나라 북쪽은 대기가 깃털로 가득 차 있어

앞을 볼 수도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다고 했는데, 그에 관해 나는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그들의 나라 북쪽 지방은 여름에는 겨울보다 덜 오겠지만 어쨌든 끊임없이 눈이 온다.

눈이 펑펑 쏟아지는 것을 본 사람은 내 말을 이해할 것이다.

눈이 깃털처럼 보인다.

그리고 이 대륙 북쪽 지방들에 사람들이 살지 않는 것은 이런 겨울 추위 때문이다.

나는 스키타이족과 그 이웃들이 눈을 깃털이라고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역사, 4권 31-

즉 눈이 존나게 많이 와서 앞이 안 보일 지경이라는 것

아마도 스칸디나비아나 시베리아같은 지역이라고 추측해 볼 수 있다

그러니까 이 그리핀 전투 맵은 유라시아 북쪽 어디쯤이라는 건데

날씨가 생각보다 많이 좋지만 시베리아도 여름엔 푸릇푸릇하므로 그냥 여름이라고 생각하자

그건 그렇고 공식 그리핀 소개 영상을 보면 그리핀이 머나먼 북쪽 산맥에 산다고 나오는데

아까 헤로도토스가 언급한 깃털같은 눈이 오는 곳 끝에 리파이아 산맥이 있고

산맥이 차가운 북풍을 막아 1년 내내 해가 비치는 축복받은 곳이 있다고 한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름은 방금 위에서 언급했던 히페르보레이오이족인데

뜻은 "북풍 너머에 사는 자들"이다

북극의 백야 현상을 고대인들이 이렇게 해석했구나 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폰과 싸우는 아리마스포이가 그려진 크라테르, 기원전 5세기)

이렇듯 트사가에서 아리마스포이가 그리폰과 싸우고 금을 수집하고

극북에 살며 스키타이 복장을 한 것은 다 치밀한 고증이었던 것이다...

앞으로 그리폰을 잡을때 이 외눈의 스키타이 부족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