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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썰] 스컬테이커) 갑자기, 스컬테이커가 등장했다-2

만빡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9.14 22: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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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컬테이커의 학살을 목격한 도르고는 부족으로 돌아오고, 그의 아버지,후트가에게 그가 본 것을 사실대로 말함. 하지만 후트가와 부족 입장에서 도르고는 전사들을 잃고 홀로 도망친 겁쟁이로 밖에 보이지 않았음. 그리고 이상한 전사가 갑자기 등장해서 무학 부족을 학살하고 족장까지 죽여버렸다는 이야기는 더욱 믿기 어려웠음. 후트가는 도르고를 처벌하기로 함


-하지만 후트가는 단순히 도르고의 말을 넘겨 들었던 건 아니었음. 후트가는 도르고의 이야기를 듣고 갑자기 등장한 이방인의 정체를 나름대로 추측한 상태. 거기다 부족 샤먼의 말까지 얹어지면서 후트가는 현장을 확인하여 도르고의 말을 증명해줄 증거를 찾기 위해 정찰병을 보냄


-아버지로써, 후트가는 제발 도르고의 말이 사실로 밝혀지고 그의 아들이 처벌에서 벗어날 수 있길 바랬음. 부족의 족장으로써, 도르고의 말이 거짓임이 밝혀지고 그의 아들이 처벌을 받는 대신, 부족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길 바랬음. 후트가는 이미 이방인의 정체를 반쯤 확신했음. 그는 500년 전의 망령, 스컬테이커라고


-한편, 스컬테이커는 거울의 사막을 떠돌고 있었음. 사막의 부족, 베-쿵 부족의 전사들은 스컬테이커의 정체를 모른 채로 그를 습격함. 하지만 그들은 순식간에 학살당하고, 심지어 부족 최고의 투사들마저 죽게 됨



홀로 선 살인마는 죽은 이들 사이를 건너 전장의 수렁을 걸어다니는 동안 학살을 만끽하지 않았다. 그의 움직임에는 계산이 담겨 있었다. 마치 표범이 사냥감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


다시, 그리고 또 다시, 그는 살육의 현장을 돌아다녔다. 그는 바닥에 가득한 죽어가는 것들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오게 될 것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그가 이곳에서 죽이고자 하는 존재를 기다렸다.


시신들 사이를 돌던 이방인은 갑자기 멈춰 섰다. 그는 전장에서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동자는 크리스탈 첨탑 사이의 그림자를 응시했다. 어둠 속에서 소리가 느리게 퍼져나가는 동안 그는 오랫동안 어두운 골짜기를 응시했다. 두꺼운 신발이 조각-모래를 짓밟는 소리가 났다. 부패한 초록색 빛이 어둠을 몰아내기 시작했다. 닿는 첨탑의 겉마다 연기가 피어오르게 만드는 역겨운 빛이었다. 초록 빛과 함께 한 형체가 느리게 모습을 드러냈다. 뼈와 내장으로 이어진 거대한 가마를 여러 명의 뼈만 앙상한 사람들이 비틀거리며 어깨에 지고 있었다.


이방인은 그들이 젊은이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의 나병걸린 육신은 역병과 부패의 상징이 새겨져 있었다. 그들은 차갑고 고통어린 눈동자로 그들 가까이에 있는 살점없는 해골의 구덩이를 바라봤다. 힘겨워 하는 노예들 위로, 가마의 양옆에는 부식된 강철로 만들어진 화로가 역병이 어린 빛을 내는 연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빛 속의 쿠션이 있는 자리에선 인간이기 보단 두꺼비에 가까운 덩치가 앉아 있었다.


가마에 탄 존재의 창백한 피부는 별들 밑에서 발가벗은 상태였다. 오직 부푼 자국, 두드러기, 병변을 제외하고 드러난 덩치에는 수많은 역병 룬들이 새겨져 있었고 덩치의 몸에는 점액과 오물들이 흘러내렸다. 머리카락이 벗겨지고 부풀어 오른 축 늘어진 머리는 이방인을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


덩치는 얼굴에 돋아난 커다란 뿔을 향해 뚱뚱한 손을 들어 올렸고, 뿔에 박힌 부패한 고기조각을 뜯어냈다. 변과 부패의 색을 가진 혓바닥이 덩치의 끔찍한 주둥이에서 움직이더니 썩어버린 살점에 있는 구더기들을 잡아챘다.


'나의 사냥꾼들을 죽였군' 부풀어오른 괴물이 말했다. 괴물의 비만인 형체에서 나오는 말소리는 익사하는 고래의 단말마 같았다.


'나의 전사들도 죽였고' 괴물이 턱에서 지렁이를 긁어내며 말했다.


'위대한 까마귀 신의 성지인 나의 땅을 침범했고 말이야' 쾌활한 목소리에선 분노의 흔적이 없었다. 오직 가벼운 즐거움만이 존재했다. 가마가 삐그덕 거리더니 작은 가마꾼들이 앞으로 몸을 숙였고, 괴물의 눈동자가 전사를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게 끔 했다. 오만한 미소가 축 늘어진 얼굴에서 불가능 할 정도로 크게 떠올랐다.


'홀로 말이지. 이런 광기어린 짓을 벌인 자네의 뻔뻔함에 경의를 표하겠네'


괴물의 뭉특한 손들이 박수를 쳤다.


'이름이 뭔가, 이방인? 내가 자네의 육신을 제물로 바치면 까마귀 신께서 기뻐하시겠어'


이방인은 침묵을 유지했다. 그는 전장의 살육터에 드리운 음울한 그림자 같았다. 뚱뚱한 전쟁 군주의 얼굴은 짜증으로 흔들렸다. 그의 부하들을 살육한 것보다, 그의 영지를 침범한 것보다, 그의 신을 모독한 것보다, 이방인의 무례함이 그를 더욱 분노케 만들었다. 그는 고깃덩어리를 두 번째로 핥았고, 다시 옥좌에 앉았다.


'난 까마귀 왕관의 브레다라고 하네' 덩치가 끈적한 트름을 뿜으며 말했다.


'베-쿵의 칸이자 거울 사막의 주인, 까마귀 신의 선택받은 자이자 신성한 부패의 타버나클(이동식 교회)이지'


끔찍한 형상의 전쟁 군주는 거대한 덩치를 움직였다. 그의 뭉특한 손이 옥좌의 팔걸이에 걸려 있던 무기로 뻗어졌다. 무기는 녹슨 사슬 고리들이 묶여진 강철 지팡이였다. 사슬 고리의 수는 총 7개였고, 각각의 고리에는 부패로 가득했다..


'이건 나의 일흔 역병의 사슬이라 하네' 브레다가 말했다.


'누구도 이 무기에 대항하고 살아남지 못했지. 다시 묻겠네. 자네는 누구이고 어디에서 온 건가. 반 부족 놈들이 이런 식으로 본인들의 어리석음을 보이려고 한 건가? 아니면 술 부족? 챠바그 부족은 아닐테지? 어떤 부족이 자네로 하여금 이런 미친 짓을 하도록 만든 것인가. 나라면 위대한 네이글렌께 기도를 올려 그들에게 축복을 기원했을 터인데!'


해골 투구의 이방인은 고개를 흔들었고 브레다의 부풀어오른 덩치를 응시했다.


'정화를 위한 강철의 비가 피와 공포를 몰고 왔다' 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검이 검집에서 뽑혀지는 소리였다.


이방인의 소름끼치는 목소리와 함께 그가 다가가기 시작하자 순간 브레다의 부패한 눈동자에 공포가 스쳐 지나갔다. 그의 손가락 안에서 그는 네이글렌의 역병-룬을 느낄 수 있었다. 스스로의 고통의 손길이 그를 안심시켰다. 그는 자기 신의 선택받은 이가 아니었던가? 네이글렌의 힘이 그의 몸 안에서 흐르지 않던가?


브레다의 거품 낀 웃음소리가 그의 부패한 몸뚱아리에서 뿜어져 나왔다.


'그렇다면 그냥 죽어라, 어리석은 것' 칸이 소리쳤다. 마치 바다 괴물이 해안가에서 몸부림치는 것처럼, 그는 옥좌에서 일어섰고, 그의 가마 앞의 계단 7개를 내려왔다. 그의 발이 조각-모래 속으로 들어가자 땅 그 자체가 그의 앞에서 흔들리는 것 같았다. 그의 뒤로 브레다의 노예들이 무거운 가마를 내려놓고 그들의 전쟁 군주 주위로 모여들었다.


'감히 비와 피와 공포 따위를 입에 담아? 코른의 해골 룬을 지니고 다녀? 멍청한 것! 이곳은 사막이다. 테이요그테이의 시대부터 이곳에 비가 내린 적은 없었다! 피와 공포라고? 이곳은 오직 한 사람에게만 속하며, 그는 바로 베-쿵의 브레다란 말이다! 이곳은 네이글렌의 성지이지, 피의 신이 낄 틈이 없는 곳이란 말이다'


브레다의 목소리는 분노로 쌕쌕거렸다. 그는 그의 사슬 지팡이를 허공에 휘둘렀다.


'난 신성한 부패의 타버나클이다. 까마귀 신의 힘을 보아라!'


그의 손을 움직이자 칸은 뭉특한 손가락으로 노예의 나병어린 몸뚱아리에 갖다 댔다. 노예는 신음과 함께 바로 넘어지면서 몸부림쳤다. 뼈에서 피부가 벗겨지고 살점은 오물의 빛을 내보이며 어두운 색으로 변했다. 거대한 뒤틀린 뿔이 노예의 이마에서 돋아났고 그의 눈동자가 미끄러지더니 그의 얼굴 중앙에 부패한 눈동자로 합쳐졌다. 양손에는 발톱이 자라나고 피부에선 내장이 부패와 함께 부풀어 올랐다. 갑자기 축 늘어진 주둥이에는 커다란 송곳니들이 자라나 있었다. 검을 닮은 무언가가 무게를 갖출 때까지 노예의 옆구리에서 자라났다.


칸의 손길을 받은 노예가 신음하더니 그의 옆구리에서 자라난 검을 회수하며 구역질을 했다. 노예가 다시 일어섰을 땐, 발톱에는 뒤틀린 부패 조각을 품은 검을 붙들려 있었다.


브레다는 노예가 네이글렌의 신성한 부패에 삼켜진 모습에 웃음을 터트렸다. 노예의 필멸성은 칸이 전염시킨 악마의 정수에 삼켜졌다. 역병지기가 다시 신음했고, 이방인을 향해 비틀거리며 다가가기 시작했다. 브레다가 그의 손을 두 번째 노예에게 갖다 대자 그의 부패어린 웃음소리가 다시 울려퍼졌다.




스컬테이커.


그가 배짱있게 도전한 상대가 누구인지를 깨닫자 브레다의 부패한 심장의 피가 차갑게 식어버리는 것 같았다. 부풀어 오른 베-쿵의 족장은 뒷걸음쳤다. 두 눈은 공포로 휘둥그레졌고 까마귀 신을 향한 기도문이 마비된 입술에서 뚝뚝 흘러나오고 있었다. 손에 들린 7개의 사슬이 축 늘어졌다.


브레다는 계속해서 그의 앞에 있는 검은 갑옷의 이방인 전사를 바라봤다. 전사는 필멸의 인간이었다. 어떠한 필멸자도 그러한 움직임을 보이며 무자비한 폭력의 흐름으로 베고 자를 수 없었다. 지치지 않고, 연민없고, 막을 수 없었다. 흑검이 위아래로 움직이며 도살의 춤을 췄고, 가르고 베고 찢고 또 찢었다. 브레다는 그의 노예 모두에게 신성한 부패를 퍼트렸고, 계속해서 이방인들을 보내어 전사를 공격하게 했다.


악마들이 이방인을 향해 돌진했다. 그를 향해 부패한 역병검을 휘둘렀다. 악마 검은 단순히 이방인의 불경한 갑옷에 튕겨나갈 뿐이었다. 심지어 악마마저 튕겨나갔다. 전사는 적들에게 한 발자국도 물러나지 않았으며 자비도 보이지 않았다.


전사의 연기가 피어오르는 검은 사방에 있었다. 썩은 내장을 찌르고, 복부를 갈라버리고, 사지와 머리를 절단했다.


역병지기들은 학살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물러서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숫자와 그들을 감싼 유독한 기운, 검의 독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적을 이겨낼 수 없었다.


악마들의 느리고, 병이 걸린 움직임은 전사의 신속하고 무자비한 공격에 대항하지 못했다. 역병지기는 한낱 인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심연의 활력을 가지고 싸웠고, 가장 강력한 인간도 꿇리는 상처도 견뎌냈다.


그들은 고통을 알지 못했다. 그들은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았다. 그들이 아는 것이라곤 그들의 주인이 명령했고, 그렇기에 그들은 싸웠다. 그들은 그들을 조금씩 삼키고 있는 살육을 알지 못했다.


자칼 사이에 있는 사자처럼 전사는 썩고 신음하는 악마들 사이에 피로 된 수확을 일궈냈다. 그의 검은 계속해서 역병지기의 살점을 잘라냈고, 그들의 정수를 붙드는 필멸의 껍데기가 거의 사라질 때까지 그들의 불경한 피를 빛나는 모래 위로 흩뿌렸다.


역병지기가 그의 검 아래에 토막난 채로 쓰러졌다. 그들의 악마 정수가 신들의 영역으로 사라지며 그들은 부패의 웅덩이로 쓰러졌다.


시간이 흐르고 전사가 파리 머리를 악마를 싸우고 있을 때 역병지기의 검이 전사의 두꺼운 망토를 잘라냈다. 이방인의 옆구리가 노출됐고 싸움에서 처음으로 브레다는 전사의 가슴의 오른쪽 어깨에서 왼쪽 허리까지 내려오는 사슬을 볼 수 있었다. 끔찍한 트로피가 사슬에서 그를 바라보며 미소짓고 있었다. 남자의 해골이었다. 해골의 눈구멍에 사슬이 연결되어 있었고, 이마에는 코른의 룬이 새겨져 있었다. 바로 그 순간, 브레다는 그의 적이 누구이고 어떤 존재인지를 깨달았다.


스컬테이커가 그의 검으로 역병지기를 내리쳤고, 외눈을 파열시키고 안에 있는 뼈를 뭉개버렸다. 역병지기는 비틀거리더니, 그를 향해 아무렇게나 발톱을 휘둘렀다.


전사는 망가진 악마를 쫓더니 다른 쪽에서 다가오는 악마의 손을 잘라내기 위해 단 한번을 멈출 뿐이었다. 그의 적을 다시 쫓으며 스컬테이커는 그의 검을 역병지기의 가슴에 찔러 넣었다. 스컬테이커는 사납고 야만적으로 검을 뽑아냈고, 검은 액체들과 산산조각난 갈비뼈를 크리스탈 첨탑으로 흩뿌렸다.


전사는 멈추지 않았다. 검을 뽑는 것과 함께 몸을 돌린 다음, 그의 검을 반원으로 휘둘러 다른 악마의 다리를 베어버렸다. 악마는 울음소리를 내며 앞으로 쓰러졌다. 악마가 다시 일어서기도 전에 스컬테이커는 악마의 머리에 검의 날을 내리쳤다.


오직 악마 다섯 마리만이 남아 있었다. 그들은 원을 그리며 스컬테이커를 멤돌았다. 그들의 상처에서 오물이 흘러나왔고 얼굴에선 침이 흘러나왔다. 역병지기의 역병어린 눈동자는 전사의 해골 형상 투구를 바라보며 타오르고 있었다. 스컬테이커는 그들의 응시를 받아쳤고, 그의 흑검이 손에서 굶주린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조각-모래가 그의 신발 밑으로 산산조각났고, 그들이 그를 향해 포위를 좁히며 달려오자 그는 몸을 회전시켰다.


악마들이 한꺼번에 그를 향해 달려 들었다. 첫번째 악마는 스컬테이커를 향해 몸을 던졌다. 악마는 무시무시한 분노로 그의 검이 등을 뚫고 나오는 와중에도 기뻐했다. 죽어가는 악마가 불가능한 자세로 뒤틀리며 뒤로 움직이더니, 자신의 몸을 관통한 검을 붙잡았다.


필멸의 껍데기에게 힘이 남아있을 동안, 악마는 스컬테이커의 검을 붙잡았고, 검이 악마의 부패한 육신에서 떠날 수 없게 만들었다. 다른 악마들이 스컬테이커에게 달려 들었다. 그들은 부패한 육신으로 그를 깔아뭉갰고, 그들의 무게로 그를 바닥에 짓눌렀다.


역병지기들이 발톱에 붙잡힌 남자를 할퀴고 부패한 검으로 어색하게 찔러대자 브레다의 부풀어 오른 입술에서 불안한 웃음이 터져나왔다. 전설에 나오는 괴물 같은 게 아니었다. 그저 인간에 불과했다. 악마들이 육신을 해체하고 나면 네이글렌에게 영혼이 바쳐질 존재에 불과했다.


족장은 앞으로 다가갔다. 그의 축 늘어진 얼굴에 피어오른 승리의 조소는 그가 느껴던 공포의 순간 때문에 씁쓸하게 느껴졌다.


브레다의 발걸음이 갑자기 멈췄고 그의 조소가 얼굴에서 사라졌다. 플레이그베어러들의 허리가 위로 움직이더니, 원시적인 힘과 야만성으로 그대로 폭발했다. 스컬테이커가 일어서자 악마들은 바닥으로 내던져졌다. 전사의 손은 악마의 목을 붙잡고 있었따. 강철 손아귀가 악마의 목을 파고 들었고, 상처에선 오물이 흘러 나왔다. 전사의 갑옷은 흠집과 구멍이 가득했다. 그의 망토는 찢겨지고 누더기가 되어 있었다. 브레다는 무언가를 볼 수 있었다. 스컬테이커의 상처에서 무언가 뜨겁고 어두운 것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브레다의 눈앞에서 출혈이 멈추고 갑옷의 파손은 재생됐다. 마치 처음부터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았던 것 같았다.


스컬테이커가 역병지기의 목을 조르는 동안 쓰러진 악마 중 한 마리가 스컬테이커를 향해 뛰어들었다. 전사는 몸을 돌려 그가 붙든 악마를 던졌고, 악마끼리 부딪히게 만들었다. 일어나려던 악마는 충격에 무너졌고, 쇄골이 부러지고 말았다. 스컬테이커가 던진 힘으로 머리가 어깨에서 분리된 악마의 머리는 그대로 그의 손에서 떨어졌다.


악마는 바닥에 무너져 내렸다. 병 걸린 영혼이 죽어버린 껍데기를 버리고 공허로 떠났다.


브레다는 다른 역병지기 두 마리가 스컬테이커에게 달려드는 모습을 보았다. 하지만 브레다는 그들이 승리하는 환상을 꿈꾸지 않았다. 베-쿵은 다시 뒷걸음치기 시작했다. 브레다는 그가 터널로 도망칠 시간이 충분한지, 눅눅하고 유독한 어둠 속에서도 스컬테이커가 과연 그를 찾아낼 수 있는 지가 궁금했다. 그리고 그의 눈이 스컬테이커의 검이 관통되어 있는 역병지기에게 고정됐다.


악마의 육신은 걸쭉한 덩어리로 변하고 있었다. 하지만 검은 제자리에 남아 있었다. 브레다는 악마와 싸우는 전사를 다시 바라봤다. 훙 족장에게 절박한 희망이 피어올랐다. 그는 헐레벌떡 조각-모래 위를 질주했다. 그의 몸이 거대한 덩치에게 믿겨지지 않을 속도로 움직였다. 만약 스컬테이커를 대상으로 흑검을 이용한다면, 괴물을 본인의 검으로 죽일 수만 있다면...


스컬테이커는 마지막 역병지기의 박살난 시체에서 시선을 돌렸다. 그의 해골 투구가 브레다가 있는 방향으로 움직였따. 뚱뚱한 족장은 검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전사는 그의 적을 막아서려고 움직였다. 그가 훙 족장을 향해 움직이자 허리에 묶인 로크(이전에 죽인 다른 부족 족장)의 해골이 달그닥거렸다.


브레다는 자리에 멈춰 그의 일곱 개의 사슬을 들어 올렸다. 그의 퉁퉁한 팔들이 무기를 허공에 휘둘렀고, 스컬테이커에게 지팡이와 사슬을 휘둘러댔다. 전사는 오염된 황동 조각이 그를 후려치자 비틀거려다. 역겨운 초록색 연기가 그의 상처에서 피어올랐다.


브레다는 사납게 신음하며 흑검에 가까이 다가갔다. 그는 다가가는 와중에도 사슬을 허공에 휘둘러야 했다.


브레다가 검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스컬테이커는 황동 지팡이 공격을 뚫고 다가오고 있었다. 지팡이 공격이 적중한 그의 갑주는 뭉개졌고 투구의 왼쪽 뿔은 일부분 녹아 있었다.


그의 갑옷에서 어두운 색의 연기가 피어오르는 피가 거품을 내며 새어나왔다. 브레다는 그의 마법의 무기가 괴물같은 전사에게 안겨준 피해를 만족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공격이 전사를 쓰러뜨리지 못했다는 사실에 정신을 가다듬었다.


다른 적이라면 벌벌떠는 덩어리로 녹아버렸을 것이다. 사슬의 힘이 육신을 오염시키며 구역질을 토해내고 몸부림쳤을 것이다. 스컬테이커는 계속해서 다가왔다. 그는 브레다의 질풍같은 사슬을 뚫고 오고 있었다. 한 발자국 씩, 그는 파괴의 웅덩이에서 그의 끔찍한 검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있었다.


훙 칸은 거품 낀 외침을 터트리며 손에서 사슬을 휘둘렀다. 지팡이가 스컬테이커의 왼쪽 팔을 휘감았다. 브레다는 만족스러운 소리를 내며 온 무게를 담아 사슬을 끌어 당겼다. 휘감긴 팔이 뽑혀져 나오며 사지에서 쓸모없이 매달린 상태가 되자 스컬테이커가 비틀거렸다.


브레다는 그러한 부상을 입었음에도 전사는 고통어린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는 사실에 벌벌 떨었다. 그의 공포는 웅덩이와 흑검이 가깝다는 것을 발견하자 사라졌다.


손으로 황동 지팡이의 사슬 무기를 강하게 붙잡은 채로 브레다는 끔찍한 검을 향해 몸을 내던졌다.


브레다의 뚱뚱한 손가락이 검의 손잡이로 다가가자 그의 뚱뚱한 얼굴에 승리감이 어린 비웃음이 피어 올랐다. 역병지기의 오물에서 검을 뽑아내자 거품 낀 웃음이 전쟁군주의 입에서 터져나왔다.


웃음은 곧 비명소리와 함께 사라졌다. 브레다의 망가진 손에서 검이 떨어졌다. 지방과 살점이 완전히 타버린 살점에서 흘러 내렸다. 흑검이 바닥에 떨어졌다. 검의 날에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브레다는 다른 손에 있던 사슬을 손아귀에서 빼앗기자 바닥에 널부러졌다. 스컬테이커가 휘감긴 사슬에서 빠져나오자 족장은 공포로 기침했다. 스컬테이커는 마법 무기를 마치 쓰레기라도 되는 것처럼 옆으로 내던졌다. 그리고 살인마는 다시 한번 다가왔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그의 갑옷에 난 끔찍한 상처들은 회복되고 있었다.


족장이 그의 신의 끔찍한 힘을 불러내려 하자 그의 부풀어오른 얼굴에서 쌕쌕거리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저주들, 역병들, 약화와 파괴의 주문들, 주술들, 모독들, 베-쿵의 군주에게 알려진 모든 것들. 네이글렌은 그의 자손들에게 너그러웠다. 하지만 그 중 무엇 하나도 그의 혓바닥에서 새어나오는 일은 없었다. 그의 망가진 손의 타오르는 고통이 그의 정신을 채우고 핏속에서 요동쳤다.


브레다는 그의 영혼을 진정시키려 했다. 그는 그가 배운 힘을 끌어내려 했다. 하지만 고통은 멈추지 않았다.


스컬테이커가 비틀거리는 칸 앞에 섰다. 그는 자신의 어깨를 붙잡고, 그의 왼쪽팔을 제자리에 붙여 놓았다. 전사의 해골 가면이 벌벌 떠는 족장을 내려다봤다.


스컬테이커는 손을 뻗어 검을 회수했다. 장갑이 연기가 피어오르는 무기를 꽉 쥐었다. 말없는 전사가 숨을 헐떡이고 있는 망가진 비만덩어리 족장 앞에 서 있었다.


흑검의 끔찍한 손길이 브레다의 팔까지 퍼졌고, 근육을 타버린 살점덩어리로 만들어 버렸다. 완전히 타버린 부위는 뼈를 드러냈다.


브레다가 위를 올려다 봤을 때, 칸이 전사의 투구 안에 있는 무시무시한 불씨를 보았을 때, 스컬테이커가 족장의 두 눈에서 공포와 패배를 보았을 때, 그때서야 스컬테이커는 검을 휘둘렀다. 한 번의 부드러운 동작으로, 흑검이 뒤로 움직인 다음, 빛과 함께 연기와 소리를 내며 무자비하게 휘둘러졌다.

브레다의 부풀어 오른 머리는 끔찍한 뿔과 휘둥그레진 눈동자와 함께 칸의 어깨에서 분리됐다. 머리없는 족장의 육신은 스스로 무너졌다.


스컬테이커는 브레다의 생명이 빠져나간 시체를 발로 차 옆으로 치웠다. 그는 눈이 떠진 족장의 머리 옆에 무릎을 꿇었다. 그는 머리를 바닥에서 들어 올리고, 부풀어 오른 살점에서 유리 조각들을 털어냈다. 그런 다음 그는 새로운 트로피에게 검의 날을 들이댔고, 전쟁군주의 얼굴을 머리에서 벗겨냈다.


코른의 룬이 브레다의 살점 안에 있는 뼈에 새겨져 빛나는 별들 밑에서 드러난 뒤에야 전사는 작업을 멈췄다. 그는 하늘을 향해 가죽이 벗겨진 해골을 들어 올렸다. 구름 한 점 없는 밤하늘에 천둥이 울려퍼졌고, 크리스탈 첨탑을 뒤흔들었다.


굶주린 신의 울음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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