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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썰] 전열보병 이야기

껄룩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0.23 12:34:32
조회 4993 추천 52 댓글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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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열보병은 위 사진처럼 일렬로 늘어선 상태로 적과 마주보며 근거리에서 사격을 주고받는,


이전 시대의 백병전과 이후 등장할 사격전의 중간 단계에 있었던 전투방식이었다


사격이 오갈때마다 전사자나 부상자가 나오면 후열의 보병이 앞을 채워넣었는데 요즘 감성으로 보면 좀 무식한 방법으로 보이기도 한다



전쟁이 스타크래프트도 아니고 저렇게 딱콩딱콩 쏘다가 한쪽이 다 죽으면서 끝나는건 아니고


사격이 진행되면서 총알이 다 떨어지거나 or 적의 전열에 구멍이 뚫리거나 or 모랄빵이 나거나 or 기병이나 대포가 전열을 흔들면


보병도 돌격해 백병전에 들어가서 승패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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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열보병 이전 전투방법은 창병을 중심으로 총병이 보조하는 테르시오였는데


30년 전쟁에서 신교측 사령관인 스웨덴 왕 구스타프 2세 아돌프는 막강한 구교측 테르시오를 막기위해


경량화된 야전포(가죽포 등)의 보조를 받는 선형진을 사용했고 크게 승리했다



유럽 각국은 너도나도 구스타프 2세의 군사혁신을 배워갔고


그와 함께 화력의 집중으로 적을 분쇄하는 선형진 전략이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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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승총의 발전은 심지에 불을 붙이고 기다려야했던 이전 핸드캐논 방식에서


방아쇠를 당기면 바로 격발하는 매치락의 등장으로 큰 변화를 겪는다


드디어 사격통제를 통한 일제사격이 가능해졌고, 화력의 극대화가 가능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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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총검의 보급으로 머스켓티어들이 창병의 보조 없이도 근접전을 능숙하게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거추장스러웠던 장창병의 필요성도 낮아졌고 머스켓티어들의 독무대로 변했다


장창은 나폴레옹 시대까지 존속했지만 대부분 전략예비물자로 창고로 들어가게 된다


비록 총기가 빠르게 발달했지만 아직 전투에서 백병전이 차지하는 영역이 컸던 시기였기에 총검의 보급은 획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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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했듯 전열보병은 포병의 엄호를 받는 머스켓티어들의 일제사격과 화력 극대화를 추구하는 공격적인 전투방식이었다


따라서 전열을 무너트리고 도망치는 것과 장교의 지시없이 함부로 사격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했으며


명령없는 도주는 (많이 아프게) 사형, 지시없는 사격은 태형으로 다스렸다



이를 역이용해서 전열의 장교부터 쏘아잡아 사격을 막는 경우도 있었는데


영화 '페트리어트'에서 주인공이 영국군 장교를 저격해 적의 사격을 막고 그대로 백병전에 들어가는 장면이 나온다



아무튼 화력을 위한, 화력에 의한 전투방법인만큼


이전의 구식 전법은 전열보병 앞에서 모닥불 앞의 버터처럼 녹아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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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아편전쟁 당시 팔리교 전투에서


창도 없이 평야에 늘어선 유럽군을 보고 청은 몽골팔기 등 중기병 돌파를 시도했지만 압도적인 화력에 역으로 제압당했고


8000명의 전열보병은 12명의 사상자만 내며 3만명의 팔기군을 분쇄했다


결국 청나라는 이후 대대적인 군제개편을 통해 전열보병 방식을 다시 배워야했고


프랑스 전열보병을 향해 돌격한 맘루크 중기병대도 3배나 많은 숫적우세에도 불구하고 40 : 18000이라는 비참한 교환비를 내며 산화했다



전열보병을 현대적인 시선으로 보면 인명을 들이붓는거 같은 이상한 방법이지만


구세대의 전략을 압도적으로 분쇄하는 우수한 진형이었기에 너도나도 채택할 수 밖에 없었고


전열보병과 전열보병이 만나면서 우리가 보기에는 이상한 모양이 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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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열보병의 군복은 매우 화려했는데


이는 주무기가 화승총으로 넘어오면서 발생하는 자욱한 화약연기 때문에 시야가 차단되면서 오는 혼란을 막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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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형을 짜고 일제사격으로 화망을 형성하는 머스켓티어와 달리


좀 더 명중률이 높은 총을 받아 전열에 구속되지 않은 상태로 이동하며 사격하는 보병들도 있었는데


이들을 전열에서 벗어나 싸운다하여 산병(스키미셔)라고 불렀다


(스키미셔에 척후병이라는 뜻도 있긴한데 역할을 생각하면 산병이 맞다)



산병들은 소규모로 움직이며 전열의 앞, 뒤, 옆, 시가전에 투입되어 전열보병을 괴롭혔고


전열보병을 상대로 큰 효과가 있음이 입증되었지만


당시 전투는 아직 진형 전투에서 벗어나지 않았으므로 보조병 자리에 머물렀다



미국 독립전쟁 당시 미국 의용군들은 높은 사기와 훈련이 필요한 전열보병에 끼지는 못했는데


(워싱턴 대통령도 의용군은 적의 사격을 견디지 못하고 도망친다며 전열전투에 이들이 끼는걸 싫어했다)


대신 산병으로 투입되어 전장과 유격전에서 꾸준히 영국군을 괴롭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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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열보병은 위기는 보병 총기가 발달하며 연사력이 빨라지고 대포가 경량화되어 가격이 내려가 보급률이 크게 늘면서 시작되었다


특히 대포의 대두는 전열보병이 두꺼운 진형을 유지하지 못하게 막았는데


영국군은 전열보병을 얇고 길게 펼처서 대포의 관통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화력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대응했다



보통 3~5줄이었던 유럽국가에 비해 영국은 2줄로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시도했는데


결과적으로 영국군의 전열보병이 같은 숫자의 프랑스군 전열보병보다 2배의 순간 화력을 퍼부으면서 우위성이 입증되었다


(마냥 장점만 있는 방법은 아니었는데 보병방진이 얇아서 기병 돌파를 막기 힘들었다)



종군기자는 영국군의 이 방식을 가느다란 붉은 선(Thin red line)이라고 표현했는데


Thin red line는 지금도 '적과 맞서 싸우는 소수의 병력'을 의미하는 뜻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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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비이성의 경계라는 뜻도 있다는데 이쪽은 정확한 출처를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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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열보병은 미국 남북전쟁에서 사실상 그 끝을 보이는데


보병용 소총의 연사력이 빨라졌고 리볼버 같이 연사가 빠른 근접화기가 널리 퍼졌으며


무엇보다 밀집진형을 갈아마시는 결전병기인 기관총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무기가 발달했음에도 아직 전열보병 방식을 고집했던 남북전쟁은 양쪽 모두에게 엄청난 사상자를 안겨주었고


이를 시찰하러온 유럽장교들이 관련된 조사와 연구를 본국에 보고하면서 전열보병은 구시대의 전략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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