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길게 쓰고 싶은데 팍 줄여보면

정말 오랜만에 옛날 MBC 드라마 느낌이 나는 작품이었다
시류를 좇아 흥행을 노렸다면 tvn 류의 웹툰 느낌이 물씬 나는 극본을 제작했겠지

MBC 드라마국 특유의 느낌이 있었다
커피프린스 1호점처럼 트랜디 하게 가면서도 메시지를 콕 심지로 박아 넣거나
베스트셀러 극장의 단편들처럼 문예지 단편소설을 극화한 듯 묵직한 무게감을 피하지 않거나

요즘 그 역할을 jtbc가 대신하고 있는 것 같다
한 여름의 추억에선 주연인 최강희를 냅다 죽인다든지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처럼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든지
이 드라마, 사실 첫 화를 보고 흥행이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박해영 선수의 역작이라는 나의 아저씨조차 판타지를 품고 가는데
이 드라마는 그딴 거 없고 칼로 푹푹 쑤신 다음 현실을 솔솔 뿌려주니까

그래서 보는 내내 괴로웠고, 답답했고, 외로웠지만
흥행의 여부와 상관 없이, 즐거움과 조금 떨어져 있더라도
무대를 올리는 쇼 엘리트들이라면 이런 작품을 만들었다는 긍지를 가져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감독과 작가와 스테프들과 배우들에게 박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