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명마당당
NUMBER 689호
2007/10/11 발매
"거대한 계획" 메이쇼 삼손
의리와 인정, 그리고 개선문.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히하며 경마를 함께해온 마주와,
견실히 목장을 돌아다니며 옛방식과 기풍을 지켜온 조교사.
두 사람은 히다카의 작은 목장에서 태어난 한 서러브레드와 함께 개선문상 도전을 꿈꿨다.
유럽 원정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그 가을에도,
애마에 대한 기대와 세계무대에 대한 마음을 들끓이며 국내전으로 향하고 있다.
메이쇼 삼손은 먼 옛날의 무사와 같은 분위기를 풍기던 말이다. 딥 임팩트의 스퍼트를 파동포라고 한다면, 메이쇼 삼손의 스퍼트는 옛날의 태도와 같은 맛이 있다. 날렵하게 휘둘러 단숨에 깔끔하게 베어내는 순발력의 맛을 자랑하는 그런 종류는 아니지만, 쉽게 날이 나가지 않는, 그런 강인함과 씩씩함이 느껴진다.
그런 무기와 같은 분위기 뿐만 아니라, 이 말에게는 무언가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흐른다. 참고로 코부시(古武士)라는 말을 코우지엔(*広辞苑, 일본의 유명한 출판사에서 출간한 일본어 사전)에서 찾아보면, ‘(강직하고 신의가 두터운) 옛 무사’라고 한다. 강직하고 신의가 두텁다, 이는 바로 메이쇼 삼손의 ‘팀’을 정확하게 표현한 말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이 말을 따라다니는 옛 무사와도 같은 이미지, 마주인 마츠모토 요시오(여러 산업기계를 다루는 주1식회사 키시로의 대표이사), 그리고 관리를 맡은 조교사 타카하시 시게타다 조교사, 이 둘의 사람됨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메이쇼’라는 관명으로 알려져있는 마츠모토 오너는, 약 150두 가량의 현역 경주마를 보유한 대마주. 말을 예탁하는 구사만 40여곳에 이르는 점, ‘소유마가 출주하지 않는 날이 드물다’라는 사실들이 그가 이끄는 ‘군단’의 규모를 말해준다. 다만 이 ‘메이쇼’군단에는 한 가지 명확한 특징이 있다. 메이저한 양혈마나 고액마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 회사가 견실한 기계회사다 보니까 말이야. 수억에 달하는 기계를 살 때에는 여러 각도에서 말 그대로 몇 년 동안 검토를 하거든. 그런 본업을 생각해보면 말 한 마리에 1억이나 2억이나 투자한다는 걸 나로서는 생각할 수가 없지. 애당초에 아무리 혈통이나 몸이 좋더라도 ‘무조건 잘 달리는 말은 없다’ 이게 내 신조야. 그 대신에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말을 고르는 것이 큰 즐거움이 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마주를 해왔어.”
말의 매입은 기본적으로 조교사에게 맡겨두고 있다. 조교사 쪽에서도 그의 신조를 잘 알고 있으니 억단위의 돈이 들어가는 고액마를 권하는 일은 드물다고 한다. 친분이 깊은 히다카의 목장으로부터 부탁을 받아서, 세일에서 판매 후 목장에 남은 말은 사서 자신의 소유마로 삼기도 한다.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말을 고른다’는 것은 곧 이런 것이었다.
마츠모토 오너는 말의 선택 뿐만 아니라, 레이스에서 태우는 기수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경우 조교사에게 일임하고 있다. 예탁하는 구사의 선택도 성적에 따라 선별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사람과의 연결’을 바탕으로 그 범위를 넓혀 온 것.
“본업의 세계에서는 당연히 저 녀석이 좋아서 싫은 소리를 하기 뭐한 그런 때가 많지. 비지니스라는 거는 아무래도 일생의 업이니까. 특히나 나는 원맨사장이라서 종업원들의 생활을 지켜주기 위해서라도 엄격한 판단을 해야만 하는 거야. 그래서 일에 대해서도 엄격한 자세를 추구하지. 하지만 경마는 어디까지나 취미이고 오락이니까. 솔직히 리딩 상위권의 구사에 말을 맡기고, 일류 기수를 기승시킨다면 효율은 올라갈지 모르겠지만, 그런 방식을 택하면서까지 마주를 하고싶은 마음은 없어. 지금까지 만나온 인연들을 소중히 여기고, 그 속에서 잘 달리는 말이 나왔으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지.”
1천만엔도 안되는 가격에 구매했던 메이쇼 삼손도 ‘사람들과의 인연’ 속에서 만나게 된 말이었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이 말은 원래 전임 조교사인 세토구치 츠토무 조교사가 발굴해서 정년을 맞이하던 지난 2007년 2월까지 관리를 맡았던 말이다.
“3년 전에, 정년이 코앞까지 왔던 세토구치 선생이 말이야, ‘마지막으로 맡는 세대에 사장님 말이 없으면 좀 쓸쓸할 것 같네요’라고 하길래 홋카이도에 말을 찾으러 갔었지. 그때 나랑 친분이 깊은 미시마 목장의 미시마씨가 근처 목장에서 네다섯필의 말들을 모아서 데리고 왔는데, 그 중에서 세토구치 선생이 선택했던 말이 메이쇼 삼손이었어. 그러니까 삼손 이 녀석은 모두가 함께 찾아준 말이라는 거지. 내 방식대로 해온 결과로 이 녀석을 만났다 이런 이야기가 아닌가 싶어.”
그렇게 만나게 된 메이쇼 삼손은, 지난 2006년 사츠키상과 더비에서 쾌승을 거두며 마주생활에 다시 없을 기쁨을 마츠모토 사장에게 안겨주었다. 그리고 세토구치 조교사의 정년이 코앞으로 다가온 2006년 말, 이 보물과도 같은 말을 앞으로는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 하는 문제가 불거졌을 때에도 마츠모토 오너는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따라 이적할 구사를 선택했다. 지내며 깊어진 인연과 인품,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 등을 고려했을 때, 메이쇼 삼손을 맡길 상대는 역시 ‘시게쨩’밖에 떠오르지 않았던 것이다.
마츠모토 오너가 친근하게 ‘시게쨩’이라고 부르는 상대는 타카하시 시게타다 조교사. 1978년 구사를 개업한 이래 경력이 30년을 넘긴 베테랑 조교사. 기수 시절에는 1965년부터 1969년까지 5년 연속으로 관서의 리딩 자키에 오르기도 했었고, 그 중에서 1967년에는 전국 리딩자키에 오르기도 했던 실적이 있었다. 그 무렵부터 타카하시의 ‘팬이 되었다’고 하는 마츠모토 오너가 구사 개업의 축하 자리에서 밀어 붙이듯이 소유마들을 맡기기 시작하면서부터 두 사람의 친교가 시작되었다.
‘훌륭한 인품을 지닌 말의 장인’. 타카하시 조교사에 대한 마츠모토 오너의 이러한 평은, 마츠모토 오너와 ‘같은 정취’를 지닌 트레이너임을 말하는 것이다. 그의 관리마 목록을 보자면, 수수한 혈통의 말들이 압도적 다수를 점하고 있다. 실례임을 무릅쓰고 이에 대해 본인에게 물었더니, “조교사로서는 한심안 일이지만”이라며 쓴웃음을 지으며 인정하기도 했다.
“요즘에는 대형 목장들이 자기네들 스스로 고객을 갖고 있고, 그 고객들을 조교사들이 소개받는 시대잖아. 그래도 나는 꾸준히 목장을 돌아다니고, 좋다고 생각하는 말이 있으면 그것을 마주분께 사달라고 하는 방식을 좀처럼 바꾸지 못하고 여기까지 와버린거야. 요컨대, 자신만의 감각으로만 움직여왔다는 이야기지.”
큰 목장이나 마주와의 친분을 갖추고, 양혈의 소질마들을 받는다. 성적을 올리기 위한 그런 ‘지름길’에는 발을 들이지 않았다.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한, 어찌 보자면 서투른 조교사의 모습이 그의 말 속에 드러났다. 허나 그런 임품도 고려해서 메이쇼 삼손의 이적처로 마츠모토 오너가 타카하시 조교사를 지명한 것은 분명할 것이다.
"메이쇼 삼손은 시게쨩에게 부탁하려고 생각하고 있어."
지난 2006년의 연말 메이쇼의 말들을 맡은 조련사들에 의해 결성된 친목회 ‘메이쇼회’의 자리에서 마츠모토 오너가 그렇게 선언을 했을 때, 타카하시 조교사는 화들짝 놀랐다고 한다. 설마하니 자신에게 ‘시라하노야(*白羽の矢, 일본의 전설에서 제물을 원하는 신이 자신이 원하는 대상인 소녀의 집 지붕에 흰 깃을 단 화살을 표식으로써 세워뒀다고 함. 이로부터 유래하여 많은 이들 중에서 희생자로 뽑히는 것을 의미하는 용어로 쓰이기도 한다고.)’가 꽂힐 줄은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묵직한 무게의 책임, 그리고 ‘남들에게 소중한 무언가를 맡은 듯한 감각’을 떠올리면서 그는 메이쇼 삼손과 대면하게 되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타카하시 조교사는 ‘이런 훌륭한 말을 맡았으니, 새로운 훈장을 따내야만 한다’는 사명감도 강하게 느꼈다고 한다. 이러한 간절한 마음으로 그는 봄의 텐노쇼를 위해서 메이쇼 삼손에게 극단적인 하드 트레이닝을 계속해 나갔다. 허나 삼손은 스파르타 조교가 필요한 말이 아니었다. 삼손은 타카하시 조교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달리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기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 이적 첫 경주였던 오사카배를 맞이했던 시점에서, 삼손은 이미 ‘전초전 지고는 너무나 높은 완성도’를 지니고 있었다. 거기서 이어진 하루텐에서는 ‘이미 한계까지 꽉 차버린 상태’였다. 전력으로 마무리 훈련을 한다, 듣기는 좋지만 버틸 수 있는 간격이 이미 1mm도 남지 않을 정도로 극한까지 몰아붙인 상태에서 말은 레이스에 임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 반동에 의한 것이었으리라. 에리모 엑스파이어와의 격전 끝에 승리를 따낸 하루텐에서 위닝포스트를 통과한 직후 삼손은 고장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필처럼 빼빼마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안장 위에서 삼손을 승리로 이끌었던 이시바시 마모루 기수도 “조금은 무리였을 수도 있겠네요”라면서 고장의 가능성을 부정하지는 않았었다. 그래서 타카하시 조교사는 하나의 책임을 다한 안도감에 젖을 새도 없이, 표창식에서부터 시작되는 일련의 행사들을 마음을 졸이면서 마친 후 나는 듯이 달려 구사에 가서 말을 보았다고 한다.
다행히도 삼손에게는 고장이 없었다. 다만 레이스의 반동으로 ‘후들거리는 상태’에 빠져있었다. 이래서는 도저히 타카라즈카 기념에는 내보낼 수 없었다. 잠시나마 그런 생각이 들 정도의 상태. 그러나 경이로운 회복력을 보여준 삼손은 활기차게 회복해서 타카라즈카 기념에도 나설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 그 해 가을, 개선문상에 내보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반년에 걸쳐 무르익은 이런 생각과 결의를, 마츠모토 오너가 타카하시 조교사에게 털어놓았던 것이 딱 그 무렵이었다.
“유타카쨩에게 부탁이 있네. 개선문상, 안장을 맡아줬으면 해.”
마츠모토 오너는 개선문상 참전 계획을 그 전해의 여름즈음부터 대략적으로나마 구상하고 있었다. 더비의 축승회에서 샤다이 그룹의 요시다 테루야, 카츠미 형제로부터 “삼손은 유럽 혈통이니까 반드시 개선문상에 도전을 시키셔야 합니다.”라고 권유를 받았던 것이 시작이었다.
“그 이후로는 그전까지 어떤 말들이 개선문상에 도전했고 어떤 결과를 냈는지 강하게 의식하게 되더라구. 특히 그 직전해에는 딥 임팩트가 도전했었으니까. 그 레이스는 정말 파고들 정도로 봤었어. 딥이 못한건데 우리 말로는 절대 상대가 안된다 그렇게 생각했었거든.” 하지만 딥 임팩트는 3착(이후 실격처리)으로 패. 마츠모토 오너의 마음 속에 붙었던 도전의 불꽃도 이때 잠시나마 꺼졌다. 허나 시간이 지나고 날이 갈수록 “역시, 도전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그를 강하게 지배하기 시작했다.
“그 딥 임팩트가 졌으니, 삼손도 지더라도 별다른 일이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 오히려 심정적으로는 편하다고 해야 하나.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니까 점점 기분이 고양되면서 꼭 가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
이런 결의를 타카하시 조교사에게 털어놓는 한편, 마츠모토 오너는 개선문상을 향한 또 하나의 포석을 두었다. 그해 봄, 십여명의 기수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타케 유타카에게 기승을 의뢰했던 것이다.
“실은 유타카쨩에게 부탁이 좀 있네. 개선문상에서 기승을 해주게. 마모루쨩, 여기서는 조금만 양보를 해 주시게나.”
그는 굳이 주전기수 이시바시도 동석해 있던 자리에서 해외 경험이 풍부한 타케에게 기승을 의뢰하여 도전의 ’준비’를 하나 갖추었던 것이었다.
한편 계획을 모두 알게 된 타카하시 조교사 쪽도 다양한 준비로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해외 세일을 자주 다니면서, 1991년 스프린터즈S에서 1번 인기로 지지를 받았던 케이에스 미라클은 그가 관리하는 중에 미국 원정이 계획되기도 했었지만, 실제로 자신의 관리마로 해외 원정을 다녀왔던 경험은 없었다. 함께 원정에 나서기로 했었던 보드카를 관리하는 스미이 카츠히코처럼 경험이 풍부한 스태프들을 거느리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경험의 부족은 보다 주도면밀한 준비와 분석으로 보완했다. 스미이와 함께 프랑스로 건너가서 현지 시찰을 하고 왔을 때, 10살도 넘게 어린 후배로부터 여러 조언도 받았다. 결과적으로 추후 보드카는 원정은 단념하게 되지만, 이 소식을 들은 타카하시 조교사는 대동마를 데려가기로 즉시 결단을 내렸다. 이 결단과 그 근거에는, 하나하나 발판을 다져가며 해온 그의 준비의 확실성, 주도면밀함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허나 사람이 아무리 주도면밀한 준비를 하더라도 천재지변을 이길 수는 없었다. 다들 아시다시피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프랑스로 건너가기 위해 미호 트레센에서 검역을 받던 중 말 인플루엔자 소동이 발생했고, 삼손의 진영은 대체 검역소를 찾아보던 중 메이쇼 삼손에게서 말 인플루엔자 양성반응이 나오고 말았던 것.
그래도 증상은 가벼웠기에 일정상 도전은 가능했지만, 마츠모토 오너는 심사숙고 끝에 원정을 포기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여러가지로 준비를 해준 타케군, 일생일대의 준비를 해준 시게쨩과 그 구사의 스태프들의 심정을 생각해보자면 정말이지 애가 끊어지는 그런 심정이었지. 허나 나는 말을 위해서라도 조금이라도 우려되는 요인이 있다면 가지 않는게 좋을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 결정을 내렸어.”
그리하여 메이쇼 삼손의 가을 목표는 개선문상에서 국내의 경주로 전환하게 되었다.
이 말에게는 아직도 드러나지 않은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텐노쇼 춘추제패가 걸린 아키텐에는 갑작스런 등장, 그 후에는 재팬컵과 아리마 기념으로 진행할 계획을 세워둔 그 가을, 메이쇼 삼손은 타케 유타카와 새로운 콤비를 결성했다. “원정 갔을 때 머무를 마구간을 주선해 주기도 했었고, 만힝 신세를 졌거든”이라고 말하는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마츠모토 오너는 “유타카쨩이 탄 삼손을 보고 싶었어”라며 기수 교체 결단의 이유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자신이 소유해본 말 중에서 최강이라 할 수 있는 말의 등 위에 최고의 기수를 앉힌다. 개선문상을 위해서 그렸던 이미지를 그는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마츠모토 오너가 내린 이 결단에 대해서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올 수 있으리라. 실제로 마츠모토 오너의 따님은 “아버지답지 않으십니다.”라며 강하게 반대하셨다고 하고, 타카하시 구사 쪽으로 팬들의 항의의 목소리가 전해지고 있었다고 한다.
허나 타케 유타카와 새로운 콤비를 이루면서 새로운 일면이 나올 가능성도 있음을 말해두고 싶다. 메이쇼 삼손의 장점은, 스퍼트의 지속력이 좋고, 뛰어난 승부근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타카하시 조교사는 자신의 기수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말에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라고 느꼈다. 빠르게 스퍼트를 하는 것이 아니라 차분히 누르면서 진행을 한다면 의외로 깔끔하게 마무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구체적으로는 그런 것이었다.
전임자인 이시바시 기수가 확립한 전법을 부정하는 의미는 물론 아니다. “말에 대해서는 콤비를 이루는 기수가 가장 잘 알고 있다.” 라는 원칙론도 타카하시 조교사는 잘 알고 있었다. 다만 수십년의 연륜을 쌓아올린 호스맨으로서의 후각이 현 상태에서는 드러나지 않은 미지의 베일에 쌓인 ‘무언가’를 느껴버린 것이었다. 그런 새로운 일면을 타케 유타카가 끌어내준다면, 그것은 팬들에게도 즐거운 일일 것이리라.
36년만에 발생한 말 인플루엔자라는 말도 안되는 사건으로 개선문상 원정은 포기해야만 했다. 그렇지만 ‘팀 메이쇼 삼손’은 이 원대한 계획을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올 가을은 일본 내에서 열심히 하고, 내년에는 다시 한번 꿈을 위해 도전해보고 싶네요.”라고 마츠모토 오너가 말하면, 다른 한 편에서는 타카하시 조교사가 “이번 가을의 결과에 따라서, 반년 정도 장기 체류하며 도전하는 플랜도 떠오르긴 합니다만.”이라고 긍정적인 자세를 보여준다.
타카라즈카 기념에서 고배를 마시게한 어드마이어 문(*2007년 타카라즈카 기념 1착. 메이쇼 삼손은 2착이었다) 이나, 지난해에 이은 연패에 도전하는 다이와 메이저 등 난적들과의 격돌이 주목되는 가을의 텐노쇼. 예스럽고 고지식한 기풍의 오너와 조교사가 지극한 애정을 쏟는 고풍스러운 말은, 그 앞에 기다리는 유럽의 대무대도 내다보며 가을의 연전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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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듬해인 2008년 하루텐과 타카라즈카를 모두 2착으로 마친 메이쇼 삼손은 프랑스로 향했다.
1년 늦게 나선 롱샹에서는 10착이라는 아쉬운 결과.
그리고 그해 겨울, 다이와 스칼렛이 37년만에 열어젖힌 꿈의 문 너머로, 삼손은 종마라는 새로운 길로 나아갔다.
그로부터 10년 이상이 흐른 지금은 인정NPO법인 은퇴마 협회의 공로마로 히다카의 호스프렌즈라는 곳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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