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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문서] [괴문서] 단것을 먹고 싶은 메지로 맥퀸

Mikkya(147.47) 2024.04.03 23:07:24
조회 2089 추천 69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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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은 맑고, 우마무스메는 살찌는 날이었다.



 이렇게 말하면 보통, 가을이라는 계절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가을만큼이나 어느 우마무스메에게 위험한 날이 바로 오늘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평소에 살이 잘 찌고, 최근 들어 많이 찐 담당 우마무스메이기 때문에, 그는 한숨을 푹푹 내쉬며 이 살찐 기미를 어떻게 조져야 할지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양호실 한번 다녀오면, 혹은 싹낫탕 하나 먹으면 씻은 듯이 낫는, 그런 편리한 일이 일어난다면 좋으련만…안타깝게도 현실은 잔혹했다.



 이렇게 살찐 기미를 방치한다면, 당연히 스피드에 문제가 생길뿐더러, 최악의 상황으로는 레이스 출주를 위한 중량을 넘길 수도 있다. 그래서는 안 된다.



 그래서, 그의 모 담당 우마무스메는 지난주부터 체중 감량, 그러니까 다이어트에 돌입한 상태다. 그렇기에 오늘이라는 날이 더더욱 두렵고 위험한 것이었다.



 물론, 오늘 아침부터 그녀에게 감시역으로 다른 담당 우마무스메를 한 명 붙여두었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유혹에 넘어가거나 하진 않았으리라. 아무리 광기 가득한 담당 우마무스메라 해도, 친척 언니의 말은 듣겠지. 그 정도 신뢰는 있다.



 하지만 가장 두려운 것은 지금부터다. 오후 일곱 시, 담당 우마무스메들이 작은 티타임을 가지려 그의 사무실로 찾아올 때가 진정한 승부처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준비하는 것은 ‘다과’다. 차를 비롯한 간단한 쿠키 같은 것일진대, 스위츠에 미쳐 사는 담당 우마무스메가 이를 참을 수 있을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며칠, 이 스위츠 광인에게만 쿠키를 금지해 보았더니, 같이 티타임을 가지던 토카이 테이오―이놈의 사고뭉치는 하루도 가만히 있는 날이 없다―가 쿠키를 와구와구 먹으며 스위츠광, 메지로 맥퀸을 놀렸기 때문이다.



 엊그제는 정말로 주먹다짐이 일어날 뻔했으나, 다행히 심볼리 루돌프와 메지로 아르당이 어떻게든 뜯어말려서 다행이었다.



 그렇다고 티타임에 쿠키를 빼자니, 일곱 시의 티타임은 메지로 맥퀸만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그녀를 위해 다 같이 참자, 라는 전근대적인 발상을 실현에 옮기기에는, 그의 나이가 생각보다 많은 편이 아니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불쌍하다곤 생각하지만, 메지로 맥퀸 혼자 참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를 딱히 나쁘게 생각하진 않는다. 스위츠에 미친 이 우마무스메는, 때로는 참을성이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스위츠 뿐만 아니라 야구…에도 참을성을 길렀으면 좋겠지만, 트레이너 본인부터 그럴 수가 없는 분야이기에 흐지부지 넘긴다.



 아무튼, 다른 날보다 오늘이 더 위험하다. 4월 3일이라고 적힌 달력을 보며, 그는 한숨을 작게 내쉰다.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이 어째 쉽게 넘어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본능이 고하는 것이리라.



 그리고, 그런 티타임의 시작을 알리듯, 똑똑, 하는 소리가 들리며 사무실 문이 벌컥 열린다.



 “안녕하세요, 트레이너 씨.”



 “안녕하시와요, 트레이너 씨.”



 메지로의 두 아가씨가 호호 웃으며 들어온다. 하지만 잘 보면 한쪽은 웃고 있는 반면에, 다른 한쪽은 입꼬리를 파르르 떨고 있는 모양새다. 심지어 이를 악물고 주먹은 꽉 쥐고 있는 것이, 금단 증상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래, 안녕.”



 짤막하게 인사를 한 뒤, 다시 모니터로 시선을 가져가…는 척하며, 두 우마무스메의 행동을 관찰한다.



 메지로 아르당과 메지로 맥퀸이 소파에 앉는다. 그녀들 앞에는 언제나처럼 녹차, 홍차, 그리고 아몬드 쿠키와 초콜릿 쿠키가 푸짐하게 놓여 있었다.



 메지로 아르당이 오른쪽에서 두 번째 머그컵을 집어 든다. 메지로 맥퀸은 네 번째 컵을 집어 든다. 그리고 각자 녹차, 그리고 홍차를 선택하여 머그컵을 채운다. 그리고 한 모금씩 후룩, 마신 뒤, 표정이 사르르 녹아내린다.



 “후후, 오늘도 맛있네요. 좋은 찻잎, 훌륭한 솜씨…역시 트레이너 씨에요.”



 “본가에서 먹는 것보다 맛이 좋은 것이와요. 아르당 언니도 그렇게 생각하실 것이와요.”



 “게다가 트레이너 씨의 사랑이 느껴져서…더욱 맛이 좋은 것 같네요.”



 “…….”



 딱히 막 사랑을 넣은 건 아닌데, 속으로 중얼거리며 그는 아르당으로부터 슬쩍 눈을 돌렸다. 그녀가 쳐다보는 것이 어쩐지 눈을 맞추려고 하는 기색이 열렬하게 보여, 조금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레이너 씨에 집중하는 메지로 아르당과는 달리, 다른 메지로의 아가씨는 조금 다른 곳에 집중하고 있었다.



 “……츄릅.”



 메지로 맥퀸은 눈앞의 초콜릿 쿠키에 정신이 팔려있었다. 그 눈은 이미 천혜의 보물을 본 해적의 그것과도 같았으며, 손을 뻗어 초콜릿 쿠키를 약탈하고, 맛보고, 즐기려는 눈빛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야야, 아르당. 쟤 막아라, 쟤 손 막아.”



 그래서 황급히, 맥퀸의 옆에서 그를 바라보던 메지로 아르당에게 말했고, 그의 말에 아르당은 핫, 하고 정신을 차린 뒤 재빨리 맥퀸의 손을 맞잡는다.



 “안 돼요, 맥퀸. 참을 수 있잖아요?”



 “아르당 언니…….”



 스위츠, 스위츠가 먹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듯한 얼굴로, 맥퀸은 아르당을, 그리고 트레이너 씨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런 담당 우마무스메에게 그가 해줄 수 있는 답변은 단 하나뿐이었다.



 “안 돼.”



 “한 개만, 어떻게 안 되는 건가요?”



 “그래도 안 돼.”



 “…….”



 그의 단언에 스위츠 광인은 쿠키와 그의 얼굴을 한 번씩 번갈아 바라보더니, 다시금 최대한 불쌍해 보이는 표정으로 그에게 호소한다.



 “한 개만…딱 한 개만 먹게 해주시와요…너무 힘든 것이와요.”



 메지로 아르당의 눈동자는 흔들리고 있었다. 무리도 아니다. 토카이 테이오마저 지금의 메지로 맥퀸을 보았더라면, 놀리지도 않고 쿠키 한 개쯤은 내주었을 법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담당 트레이너 씨는 극한의 이과. 업무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감정을 배제하는, 어떤 의미로는 초인이라는 것이다. 메지로 맥퀸, 명배우의 명연기를 보고도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로 한 마디만 딱 던진다.



 “참아.”



 “키야아아아아악―!! 트레이너 씨는 괴물! 기계! 냉혈한! 악마! 인 것이와요!”



 “좋을 대로 생각해. 하지만 안 돼.”



 물론, 메지로 맥퀸이 지난 일주일간 잘 참아 왔지만 스위츠에 미친 우마무스메의 특성상, 하나를 먹으면 참지 못하고 두 개, 세 개, 수십 개를 먹을 것이 너무 뻔하다. 앞으로 일주일은 더 감량해야 하는데, 여기에서 포기하게 둘 수는 없다.



 하지만 오늘의 맥퀸은 쉽사리 물러나지 않는다. 트레이너 씨를 노려보며 으르렁거리듯 일주일간 쌓여 왔던 불만을 내뱉는다.



 “애초에 트레이너 씨가 나쁜 것이 아닌가요? 매일매일 이렇게…달콤한 쿠키를 눈앞에 두고 참으라니, 참을 수 있을 리가 없는 것이와요!”



 “그래도 참아야지. 월말에 하루텐 출주해야 할 거 아니야!”



 “으으…하지만 하나 가지고 체중이 그렇게 급변하지 않사와요!”



 “넌 하나 먹으면 못 멈추잖니.”



 “……그건 그렇지만요.”



 트레이너 씨의 팩트가 메지로 맥퀸의 명치에 묵직하게 박혔고, 반박할 말이 없던 맥퀸은 입을 우물거리다가 이내 입술을 비쭉 내밀며 투덜거린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볼을 빵빵하게 부풀린 채로 오늘의 가장 큰 불만을 트레이너 씨에게 말한다.



 “하지만 트레이너 씨. 오늘은 제 생일인데…케이크조차 못 먹게 하는 것은 너무한 처사이와요.”



 “…….”



 역시나, 이렇게 나올 줄 알았다. 이래서 오늘이 특별히 위험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생일을 핑계로 케이크를 먹으려 들 것이 너무 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일이라는 것은 그만큼 핑계로는 적절했다. 옆에 있던 메지로 아르당조차 곤란한 얼굴로 트레이너 씨를 바라본다. 아무리 그래도 생일날 케이크 한 조각 먹지 못하는 것은 가혹한 처사이니까. 메지로 아르당은 따뜻한 마음씨를 가졌기 때문에 흔들리는 것이다.



 하지만 트레이너 씨는 다르다. 타인을 이해하지도 못하거니와 이해할 생각도 없다. 그저, 메지로 맥퀸에게 다시 한번 통보할 뿐이다.



 “그래도 안 되는 건 안 돼.”



 “트레이너 씨는 귀축이와요! 이해할 수가 없사와요!”



 그의 거부에 맥퀸은 태도를 돌변하여 크아악 분노를 내뱉는다. 그러면서 아르당의 손을 순식간에 뿌리치고, 초콜릿 쿠키로 손을 뻗는다.



 “이깟 쿠키, 이깟 쿠키가 뭐라고 한 개도 못 먹게 하냐고요―!!”



 “아르당! 쟤 막아, 당장 막아!”



 “맥퀸, 안 돼……!”



 화들짝 놀란 트레이너 씨가 황급히 소리를 지르고, 메지로 아르당이 빠르게 맥퀸의 팔목을 잡는다. 하지만 맥퀸의 손은 이미 쿠키 하나를 집어 들었고, 그녀의 입으로 가져가려 한다.



 “언니, 놓으시와요! 저는 이걸 오늘 반드시 먹고야 말 것이와요!”



 “으읏……맥퀸…힘이 무슨…!”



 고등부인 메지로 아르당의 힘을 따위로 만들어버리듯, 맥퀸의 손은 천천히 그녀의 입가로 움직이고 있었다. 이대로 가면 맥퀸이 쿠키를 먹어버리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하지만 난세에 등장하는 것이 영웅이라 했던가, 사무실 문이 열리며 트레이너 씨에겐 구원투수가, 메지로 맥퀸에게는 9회말 2아웃 2스트라이크 상황이 도래했다.



 “토카이 테이오, 여기 등장! 헤헤…트레이너, 안……녕?”



 “테이오! 당장 맥퀸 막아!”



 “헤? 에? 에에? 으에에에? ……아하.”



 상황 파악이 되지 않은 토카이 테이오였지만, 맥퀸과 아르당, 그리고 트레이너 씨의 모습을 보자 대강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이런 재미있는 일에 빠질 순 없지, 곧바로 맥퀸에게 달려가,



 “그러면, 이건 내 거라구!”



 맥퀸의 손에 들린 초콜릿 쿠키를 냉큼 낚아채 자기 입에 넣고 우물우물 먹어버린다. 그런 토카이 테이오의 모습에 메지로 맥퀸은 잠시 얼이 빠진 듯 침묵하다가,



 “……테이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으와아아으아아아악?!”



 메지로 아르당마저 멈출 수 없는, 곰과 같은 파워로, 메지로 맥퀸은 분노의 일갈을 내지르며 토카이 테이오에게 달려들었다.



 메지로 맥퀸의 선빵으로 토카이 테이오와의 캣파이트가 시작되었고, 메지로 아르당 혼자만의 힘으로는 말리기가 힘들어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물론, 우마무스메도 아닌 트레이너 씨가 둘의 투덕거림을 말릴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사무실이 점점 난장판이 되어가는 것을 씁쓸하게 지켜보며, 이 사단을 말려 줄 황제가 빨리 오기를 속으로 빌고 또 빌었다.




 *  *  *  *  *  *  *  *  *  *




 다행히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온 심볼리 루돌프 덕분에 둘을 잘 떼어 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토카이 테이오는 여전히 낄낄거리며 메지로 맥퀸을 놀렸고, 맥퀸은 그런 테이오를 애써 무시하며 볼을 부풀린 채로 설탕 없는 홍차만 홀짝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키타산 블랙과 사토노 다이아몬드가 도착한 뒤에도 여전히 유지되었다.



 두 우마무스메는 선배들의 기행을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조용히 웃으며 다과를 즐겼지만, 그것 자체가 이미 메지로의 스위츠광에게는 충분한 기만이었다. 그렇기에,



 “……다 죽어버렸으면 좋겠사와요.”



 라는 메지로 맥퀸의 중얼거림은 분명, 진심 백 퍼센트로 내뱉은 말이었으리라.



 하지만 맥퀸의 분노처럼 다 죽어버리는 일은 중앙 트레센에서 일어날 리가 없다. 오히려 맥퀸을 제외한 다른 우마무스메들은 다과를 충분히 즐겼고, 각자의 할 일을 위해 하나둘씩 자리를 뜬다.



 가장 먼저 심볼리 루돌프가, 메지로 맥퀸의 생일을 축하하며 자리를 뜬다. 그 뒤로 토카이 테이오가 심볼리 루돌프를 따라 자리를 뜬다. 그래도 맥퀸이 친한 친구이기 때문일까, 작은 선물 상자를 하나 건네고 가는 것을 잊지 않는다.



 그것을 테이오의 얼굴에 던져버릴까 잠시 고민한 메지로 맥퀸이었지만, 그래도 본성은 착한 아이이기 때문에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그것을 얌전히 받아든다.



 그 뒤로, 키타산 블랙과 사토노 다이아몬드가 기숙사로 복귀한다. 두 우마무스메는 이미 맥퀸에게 선물을 주었는지, 인사만 간단하게 하고 곧바로 사무실을 나간다.



 그렇게 다른 우마무스메들이 모두 나가자, 메지로 아르당 또한 메지로 맥퀸의 눈치를 슬쩍 본다. 슬슬 자리에서 일어나야 할 때긴 한데…맥퀸이 볼을 빵빵하게 부풀린 채로 토라져 있으니, 쉽사리 말을 걸기가 어렵다.



 하지만 슬슬 일어나지 않으면 기숙사 통금 시간에 늦을 것이다. 토라져 있는 맥퀸의 등을 토닥이며, 조심스레 눈짓으로 일어나자고 신호를 보낸다.



 그런 메지로 아르당의 배려에, 메지로 맥퀸은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순순히 아르당의 말을 따라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곤 오늘은 트레이너 씨의 얼굴도 보기 싫다는 듯이 인사조차 하지 않고 홱, 고개를 돌려 사무실 문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간다.



 그 뒤를 아르당이 곤란한 얼굴로 따라가다가, 고개를 돌려 트레이너 씨에게 꾸벅 인사를 한다. 아무래도 배려심 많은 아르당이다 보니, 아이 같은 맥퀸에게 조금 끌려다니는 면이 없잖아 있으리라.



 메지로 아르당의 인사를 받아, 그녀에게 손을 흔들어 준다. 하지만 아직 트레이너 씨는 메지로 맥퀸에게 볼 일이 남아 있기에, 문의 손잡이를 잡고 막 돌리려는 맥퀸을 부른다.



 “맥퀸.”



 “…….”



 대답도 하지 않는 맥퀸의 뒷모습에,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다시 한번 그녀를 부른다.



 “맥퀸.”



 “……왜 부르시나요.”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하는 메지로 맥퀸의 모습이 제법 귀여웠기에, 그는 나오려는 웃음을 애써 참으며 조용히 용건을 말한다.



 “할 말이 있으니까 잠시만 남아 주겠어? 아르당은 밖에서 조금만 기다려 줘.”



 “후후, 그럴게요. 트레이너 씨의 용건이 끝나면 같이 가자, 맥퀸.”



 “……흥.”



 아르당의 상냥한 말에도 툴툴거리며, 지금의 기분이 최악 중의 최악이라는 사실을 맥퀸은 드러낸다. 하지만 그런 담당 우마무스메의 모습도 익숙하다는 듯이, 트레이너 씨는 아무렇지도 않게 아르당에게 나가면서 문을 닫아달라고 부탁한다.



 트레이너 씨의 부탁에 따라 메지로 아르당이 문을 살며시 닫고 나갔고, 메지로 맥퀸은 찌푸린 인상 그대로 트레이너 씨를 바라보았다.



 “잠깐만 이리 와 줄래, 맥퀸?”



 그런 맥퀸에게 손짓하며, 트레이너 씨는 그의 서랍을 연다. 그러더니 서랍에서 상자 하나를 꺼내어 맥퀸에게 내민다.



 “……이건?”



 “선물이야. 가지고 있다가 못 참겠을 때 아껴서 먹으렴.”



 상자 안에는 소프트 케이크 봉지가 여러 개 들어 있었다. 하지만 일반 소프트 케이크와는 다르게, 봉지 하나에 100kcal도 안 하는 저칼로리 제품이었다.



 “진짜 케이크보다는 아니지만, 그래도 단맛은 비슷하게 나니까…이 정돈 먹어도 괜찮아.”



 “트레이너 씨…….”



 순식간에 툴툴거리는 표정이 감동의 표정으로 바뀐다. 스위츠와 야구 앞에 쉬운 우마무스메, 메지로 맥퀸이다. 그래서 트레이너 씨는 그녀에게 주의사항을 한번 이야기한다.



 “그래도 한 번에 다 먹으면 안 된다. 내 신뢰를 배신하지 말렴.”



 “네……!”



 트레이너 씨의 주의사항이고 뭐고, 눈앞에 먹어도 되는 스위츠가 있다는 사실이 맥퀸을 단숨에 흥분 상태로 만든다. 꼬리가 좌우로 붕붕 휘날리고, 귀가 쫑긋쫑긋 자기주장을 한다.



 “호, 혹시…지금 하나 먹어도 될까요?”



 “시간이 늦었는데…하나만이라면.”



 지난 일주일간 스위츠 엄금 상태였던 것을 트레이너 씨도 아는지라,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맥퀸에게 한 개의 허가를 내준다. 그러자, 악귀와도 같은 모습으로 재빠르게 봉지를 하나 찢고, 그 안의 내용물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는다.



 그리곤 그것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 안에 넣고 한입, 베어 물었다.



 “……!!”



 입에 가득 퍼지는 저칼로리 소프트 케이크의 단맛에, 그것이 설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맥퀸의 얼굴이 녹아내린다. 눈물이 흐를 것만 같았지만, 꾹 참는다. 스위츠를 먹는데 눈물을 흘릴 여력 따윈 없으니까.



 그런 담당 우마무스메를 조금 걱정스러운 눈으로 보며, 트레이너 씨는 슬며시 질문을 던진다.



 “하나만 먹을 거지?”



 “…….”



 “맥퀸? 하나만…먹을…거지?”



 “……♪”



 이미 안 들리는 것이다.



 히토미미 따위가 우마무스메를 막을 수 있을 리 없었다.



 하루텐이 25일 남은, 4월의 어느 날이었다.




 *  *  *  *  *  *  *  *  *  *




 다행히도 메지로 맥퀸의 스위츠 폭주는 문 앞에 대기하고 있던 메지로 아르당의 희생 덕분에 세 봉지에서 끝낼 수 있었다.



 정신을 차린 맥퀸은 트레이너 씨에게 십여 분 정도 잔소리를 듣고 나서야 기숙사로 복귀할 수 있었고, 룸메이트인 이쿠노 딕터스는 당시의 메지로 맥퀸의 모습을 ‘일주일 굶은 돼지’라는 말로 표현했다.



 그리고 맥퀸이 받은 저칼로리 소프트 케이크 12봉지는 고작 3일 만에 사라졌고, 트레이너 씨는 분노에 휩싸여 맥퀸에게 컵케이크 없는 비터 주스 형을 내렸다.



 봄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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