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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라구람 라잔 : 미중 충돌은 피할 수 없다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고 있다.

ㅇㅇ(175.121) 2023.02.23 00:28:47
조회 408 추천 3 댓글 3
														

작년 4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 주최 세미나 연설에서 “특정 국가가 원자재 등에 대한 지위를 이용해 미국 경제를 혼란에 빠뜨리거나, 지정학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 “신뢰할 수 있는 많은 국가와 공급망 프렌드쇼어링(friend shoring·생산 기지 우방국 이전)을 강화하면 시장 접근성을 안전하게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옐런 장관의 발언은 이미 산업계에서 조금씩 진행되고 있던 프렌드쇼어링에 박차를 가했다.


올해 들어선 이런 행보가 더욱 빨라지는 분위기다. 5월엔 중국의 지배에 맞서기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가, 6월엔 첨단 제품의 핵심 원료인 희토류·니켈 등을 미국과 우방국들 사이에서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한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이 잇따라 출범했다.


세계 경제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과 중국으로 블록화되면서 지난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세계화’와 ‘자유무역’이라는 가치는 무너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시카고대 라구람 라잔(Raghuram Rajan) 교수는 최근 화상 인터뷰에서 이러한 프렌드쇼어링이 장기적으론 독(毒)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라잔 교수는 경제학계에서 이른바 ‘스타 교수’로 꼽힌다. 30대에 미국 시카고대 교수, 마흔에 최연소이자 동양인 최초로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됐으며, 인도 중앙은행 총재를 역임했다.





탈세계화가 시작된 원인은 무엇인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가 간 무역은 계속 감소세였다. 수치상으로 보자면 그때부터 탈세계화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거기에 미·중 갈등이 상황을 악화시켰다. 한때는 매우 긴밀하게 연결돼 있던 두 개의 커다란 경제권이 이제는 서로 관세 전쟁을 하고 있다. 또 올해 시작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는 강력한 경제 제재를 받았다. 


이제까지 북한이나 이란에 경제 제재가 내려진 적은 있지만, 러시아 같은 커다란 경제권이 제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니 커다란 원인은 금융위기 여파, 미·중 갈등, 러시아의 경제 제재 등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과연 누구를 믿을 수 있을 것인가? 어떤 나라에 공급망을 둘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중국 대신 베트남이나 멕시코에 생산·물류 기지를 옮길 수는 있다. 하지만 한 차례 공급망 위기를 겪은 기업은 비슷한 상황을 또 겪지 않기 위해 신중한 자세를 취할 것이다. 아직은 세계화의 종말이라는 말을 쓰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과거 (세계화의 시대에) 우리가 준수했던 질서는 현재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도 지속될까.


”거대 경제권인 미·중이 무역 갈등을 지속하는 한 계속될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고 (이로 인해) 정치적 변화가 발생했다. 이러한 불신은 지금도 존재하고, 앞으로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둘 사이가 완전히 끊어지지 않고, 다소 거리를 둔 관계(arm’s length relationship)로나마 지속되길 바란다. 많은 미국 기업은 여전히 중국에 공급망을 두고 있고, 중국은 미국 물건을 수입한다. 미국 기업은 (정부의 제재 대상이 될 만한) 민감한 중국제 장비를 사는 데는 몸을 사리려 하겠지만, 그래도 다른 대체재를 구입할 것이다. 두 경제권 간의 교류는 훨씬 조심스러워지겠지만, 완전히 붕괴되지는 않을 것이다.”




둘 사이의 붕괴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대화의 창구(channels of dialogue)를 열어놓기 위해 (두 경제권 사이) 일정 수준의 교역과 투자를 유지해야 한다. 만약 그게 무너지면 냉전, 혹은 심각한 경우엔 본격적인 전쟁(hot war)까지도 가능하다. 전자의 경우에도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우리 시대에 가장 중요한 문제점 가운데 하나가 기후 변화다. 몰디브는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때문에 수몰(水沒) 위기에 몰려 있고, 파키스탄은 기록적인 홍수 때문에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겼다. 난민 수용 문제 역시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이슈인 건 마찬가지다. 그런데 무역과 투자로 국가 간 분쟁이 일어나고, 자본이 국경을 넘는 걸 금지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런 논의가 가능하겠나. 다국적 협정이 필요한 문제가 산적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악의 선택은 분쟁을 계속하는 일이다.”



미·중 갈등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공급망이 축소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아마도 다소간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다. 그러니 각국은 공급망 회복성(resilience)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현재 상황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그렇게 심각하진 않다. 하지만 만약 지금보다 더 심각한 상황으로 탈세계화가 진행된다면 가격에 끼치는 영향력은 훨씬 더 커질 것이다.”




현재 같은 상태가 계속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은 어떻게 재편될까.


”대부분의 공급망은 글로벌화가 아니라 지역화(regional)될 것이다. 하지만 리쇼어링(reshoring·생산 기지 본국 회귀)이나 오프쇼어링(offshoring·생산 기지 해외 이전)은 비용이 많이 든다. 선진국의 경우, 본국보다는 이머징마켓 쪽이 훨씬 노동력이 저렴하고 생산 체계도 효율적이다. 그러니 기업은 리쇼어링을 하기보다는 기존의 공급망을 (기타 지역으로) 다양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본다.”




탈세계화는 저개발 국가엔 어떤 영향을 끼칠까.


”민주적 정부가 없는 저개발 국가가 탈세계화로 받게 될 악영향은 상당하다. 그들은 오늘은 미국 쪽에, 내일은 중국 쪽에 붙어야 할 수도 있다. 만약 당신이 해외에 공급망을 둬야 하는 글로벌 기업 입장이라고 생각해 봐라. 그런 나라에 공급망을 두기가 굉장히 조심스러워질 것이다. 당신의 공급망은 미국과 이어져 있는데, 공급망을 둔 저개발국 정부가 중국의 동맹이 될 수도 있을 테니까. 또한 그들(저개발국)은 중국하고만, 혹은 미국하고만 교역해야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그 나라 경제 발전은 더욱 더뎌질 수밖에 없다.”




탈세계화 이후 세계 질서가 어떤 식으로 재편될지에 대해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분분하다.


”내 생각에 중국은 우선 대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들 것이다. 중국을 한 축으로 하는 지역과 미국 및 유럽을 한 축으로 하는 지역으로 세계가 지역화되며, 글로벌 무역은 축소될 것이다. 일본이나 한국은 어느 편에 서야 할지 압박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을 쪽은 성장의 길이 차단된 저개발 국가다.”




한국은 수출에 의존해 온 나라다. 탈세계화 시대에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나.


”(글로벌 기구의) 규칙에 따라 전략을 짜고 행동하라. 세계무역기구(WTO)는 일정량의 무역이 어떤 종류의 제한 조치도 받지 않도록 보호하고 있다. 물론 모든 종류의 교역을 보호하기는 어렵다. 특히나 칩(chip)이나 드론 같은 전략적인 품목은 타국의 제재 대상이 될 수도 있고, (기술 경쟁으로 인해) 잠재적 경쟁국에 수출할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항목에 묶이지 않는 품목들도 존재한다. 


만약 이러한 품목들을 WTO의 비호 아래 둘 수 있다면 여전히 국경을 넘어 활발한 투자와 무역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악화하면 어떤 품목이든 이런저런 종류의 제재나 제한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세계는 지금 우리의 현실보다 훨씬 더 어려운 국면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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