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중, 미국도 전시 체제에 들어서면서 대량의 무기가 필요해지자 기존에 무기와는 전혀 관계 없던 회사들을 무기 생산에 동원했다

M1911의 생산에는 총기 회사인 콜트 약 40만 정, 이사카 건 컴패니 40만 정 외에, 타자기 회사이던 레밍턴-랜드 90만 정, 철도 신호등 장비 회사인 유니온 스위치&시그널이 5만여 정, 그리고 재봉틀 회사인 싱거(Singer)가 500정을 만들었다. 2대전 중에 대략 175만~190만 정 정도 생산했다나

싱거는 지금도 싱거 미싱으로 유명한 회사인데, 밀덕들에게는 저 500정 생산한 M1911이 2차대전 생산품 중 가장 희귀성 있는 권총 중 하나로 꼽힌다

덧붙여 유니온 S&S에서 만든 M1911도 5만~5만 5천 정 정도로 숫자가 적어서 상당한 콜렉터 아이템이다

1925년, 미 군수청에서는 싱거 엘리자베스 공장의 생산 설비와 생산 능력을 확인하고, 만약 전시에 M1911 권총을 생산하는 데에 추가 설비가 어느 정도 필요한지 등을 조사했었다. 1년간의 조사로 추가 설비가 확충되면 월 2만 5천 정을 생산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았다고 한다

아마 1925년의 조사 덕분에 M1911 전시 체제 생산 회사로 싱거가 꼽힐 수 있었을 것이다

1940년, 군수청은 총기 제조와는 전혀 관계가 없던 기업이 총기를 생산할 수 있을지, 그리고 생산 속도가 전시 목표량을 달성할 수 있을지 검증하기 위해 싱거에게 500정을 시험 생산하도록 주문했다. 이때 군이 세운 목표는 시간 당 100자루의 M1911이었다고 한다

싱거는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목표한 500정을 생산한 후 군은 싱거에게 추가적인 1911 생산 주문을 넣지 않았고, 싱거가 사용한 설비는 레밍턴 랜드나 이사카로 넘겼고 싱거가 생산한 M1911은 견본 및 야전 운용에 사용했다고. 대부분 항공기 승무원이 썼다고 한다

싱거는 이후 M1911 대신, 포와 폭탄용 조준기를 생산했다

다만 싱거가 생산한 것이 500정보다 넘는 다는 설도 있다. 정식 생산한 것은 총번 S800001 – S800500 까지 주어졌는데, 회사 직원들이 좀 더 생산해서 개인적으로 챙겼다거나 그랬다는 썰이 좀 있다. 사실인지는 불확실한데, 하여튼 시중에 도는 싱거제로 위장한 짭 1911들이 이런 썰에 기반하고 있다

https://www.rockislandauction.com/detail/51/1954/singer-1911a1-pistol-price-80500

오리지널 싱거 M1911은 그 희귀도 덕분에 굉장히 비싸다. 위 짤은 싱거 1911 오리지널 중 총번 S800001, 즉 싱거가 최초로 생산한 총번 1번인 1911이다

소유자의 아버지가 2차대전 때 폭격기 후방기총 사수였고, 자신이 쓰던 권총을 사서 개인 소유할 기회가 생겨서 소장했으며, 어머니를 거쳐 자신에게 온 것을 옥션에 팔았다고 한다

낙찰가 8만 5백 달러

https://www.rockislandauction.com/detail/72/2446/documented-finest-condition-us-singer-manufacturing-co-model

이쪽은 총번 S800221, 221번째 싱거다

2차대전 중 B17 파일럿이던 찰스 H. 클라크가 추락한 B24의 탑승자들 유해를 건져오면서 이 싱거 M1911을 주워왔었는데, 그때 입수한 것을 소장하고 있다가 아들에게 넘겨주었다고

총기 표면을 보다시피 상태가 굉장히 좋고, 원 소유자와 스토리를 입증해주는 사진이나 기록이 있어서인지 옥션에서 41만 4천 달러에 팔렸다

이외의 싱거 M1911들도 상태에 따라서 2만~6만 달러 내외, 꽤 좋은 건 16만 달러 정도에 팔린 적이 있다고

이렇게 희귀도가 있다보니 짭 싱거 1911이 꽤 있다. 그래서 옥션 등지에서 파는 것은 X레이로 진품 검증을 한 것이라고

참고

https://www.sightm1911.com/lib/history/singer.htm

https://en.wikipedia.org/wiki/Singer_Corpor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