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타고 들어오는 싸늘한 바람에 묻혀 그림자 하나가 침실로 스며들었다. 

앞 머리로 가려진 인영은 아무 말 없이 천천히 검을 들어올려 그를 겨냥한다.

힘이 꽉 들어간 손아귀는 전투 경험이 없음을 말해주듯 덜덜 떨리고 있었고,

그 흐름을 잡고 단번에 눈을 떠 목덜미를 점지한 후 여인에게 묻는다.

"무슨 일로 날 죽이려한거지?"

"이거 놔 개자식!"

이해를 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한 그에게, 가증스럽다는 고함을 내지른 원혜수는 얼굴에 침을 뱉었다.

"절대로 널 용서하지 않을거니까!"

'약해빠진 여성이지만, 증오심 하나는 끝내주는군.'

악을 쓰는 여인에게 느껴지는 손꼽히는 살기에 만족한 이신아는, 감탄스럽게 눈을 잠시 감은후 그녀를 살리기로 마음 먹고 내팽겨쳤다.

"홀 플레인 소속인 네가 내게 무슨 원한을 지녔다고 이렇게까지 하는건가, 응?"

유흥을 즐기는 여유를 부리며, 적 앞에서 한 움큼의 연초불을 들이킨다.

왈칵 일그러지는 안면에서는 이쪽을 불타는 눈길로 노려보는 시선이 밀려왔다.

'구면인 얼굴은 아닌데.'

한번 흥미가 돋아 검면으로 저항하는 고개를 치켜올려, 그 아리따운 용모를 살펴보고 탄성을 내뱉는다.

혈관이 보일 정도로 붉게 달아올랐음에도.

옥청같은 남빛을 띈 망막은 맑게 빛난다.

덜덜 떨리는 몸을 주체하지 못하는 점으로 말미암아, 그리 많은 경험을 지닌 살수도 아니고....

의구심에 어깨를 들썩이게 되었다.

대대적으로 뜯어고쳐봤는데 가독성 어때보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