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좁아지는 깔때기.

그리고 이미 감행한 선택은 쉽게 되돌리기 힘든 내부구조.

그림으로 보여줄까? 잘은 못 그리지만.

깔때기 내부는 저렇게 다시 돌아갈 수 없는(또는 돌아가기 힘든) 구조로 되는 것 같아.

통발 알지? 물고기 잡는 건데.

특이한 깔때기지? 융합형 깔때기라고. 세상은.

나이를 한살한살 먹을수록 선택의 폭은 점점 좁아지고,

마지막은 죽음으로 귀결되는, 그런 깔때기 구조.

시험 같은 것도 말야. 수능을 예로 들어볼까.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다시 한 번 볼 수 있지만 비용(시간, 노력 등)이 너무 많이 들어.

세상이 만들어놓은 깔때기의 법칙을 거스르려하면, 그만큼의 댓가를 치뤄야 한다고.

그래서 그냥 우리는 앞으로만 나아가는 거야.

아니면 저 구조에서 벗어나려고 투쟁을 하든가.

갑자기 떠오른 발상이라 정확히 비유를 하진 못한 것 같은데,

여튼 세상은 깔때기 구조로 되어있는 것 같다고.

세상의 입맛에 맞는 삶의 모양새를 우리에게 미리 부여한 뒤에,

세상이 원하는 모양새로 죽으라고, 그런 압박을 주는 것 같아.

웅. 난 압박을 받아.

그랬어. 그래왔어. 그래.

그래도 말야. 난 투쟁하는 쪽이야.

방법은 잘 모르지만 말야.

아무도 안 가르쳐주거든.

이미 벗어난 사람들은, 굳이 남한테 가르쳐줄 필요가 없고,

못 벗어난 사람들은, 깔때기가 있는 줄도 몰라.

결국 혼자서 알아내야 해.

알아내고 싶어.

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