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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헌제가 호분을 불러 조공을 겁박하였다

ㅁㄴㅇㄹ(119.196) 2023.08.21 15:49:42
조회 612 추천 16 댓글 6
														


헌제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조공의 좌우에서 호분이 목에 칼을 들이대고 있으니,

그야말로 참수(斬首)하는 모습이라, 헌제가 명령만 내리면 조공의 머리가 날아갈 형국이었다.


"지금 이 몸이 죽는 것은 아깝지 않으나, 폐하를 보좌하여 사직을 떠받칠 신하가 따로 있습니까?"


조공이 헌제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떨림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헌제가 곰곰히 생각하다 조조에게 질문을 던져봤다.


"원본초는 어떠한가?"


"원본초로 말하자면 사세삼공 원가의 후예로서, 

효행과 덕행으로 젊은 시절부터 명성을 떨쳤습니다.

지금도 원가를 목숨바쳐 따르는 고리들이 천하에 가득합니다.


원소는 동탁에게 스스로 대항하고, 난세에 몸을 일으켜,

하북의 4주(州)를 차지하며 웅거하고 있으니,

지금 세력이 천하의 뭇 제후들 가운데 으뜸입니다.

실로 마땅히 폐하를 보좌하여 천하를 평정할 인재입니다."


조조가 원소의 명망이 드높고, 세력이 강성함을 칭송하며,

난세에 몸을 일으켜 하북 4주를 손에 넣었음을 칭찬하자,

헌제의 표정은 불쾌하게 일그러지고 있었다.



"유경승은 어떠한가?"


"유경승은 황실의 말예이며, 높은 학식으로 이름이 높습니다.

지금 이 난세에 단신으로 형주에 피난하였으나,

온후하고 관대한 통치로 형초의 민심을 사로잡았으며,

구름떼처럼 많은 재주 있는 선비들이 그 밑에 모여있고,

갑병 10만을 거느리고 있으니, 마땅히 폐하를 보좌할 인재입니다."


조조가 유표의 학식과 민심을 칭송하며,

단신으로 형주를 손에 넣었음을 칭찬하자,

헌제의 표정에는 질투심이 더해졌다.



"손백부는 어떠한가?"


"손씨의 명성이 원가나 황실에는 미치지 못하나,

선대로부터 이어받은 범 같은 용장, 호걸이 휘하에 가득하며,

정예한 군사로서 순식간에 강동을 평정하여 세력을 떨치고 있으니, 

그 역시 마땅히 폐하를 보좌할 인재입니다."


조조가 손책의 무략을 칭찬하며,

강동을 순식간에 평정했음을 칭친하자,

헌제의 표정은 두려움에 떨리고 있었다.



"이놈 저놈이 모두 대단하다고 하는구나. 그럼 유비는 어떠냐?"


"유비는 병법에 서툴고, 계책을 쓰는 것이 느려 가히 천하를 평정할 자가 못됩니다."


조조가 유비의 군재를 폄하하자, 헌제는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유비는 의로서 용사를 대우하니, 

관(關)·장(張)의 두 범 같은 장수와 형제처럼 지내고 있으며,

명성이 높은 선비들에게 몸을 숙이고 부르길 꺼리지 않으니,

혹 변방의 일국지주(一國之主)는 능히 될 자입니다.

따라서 불러서 보좌하게 한다면 마땅히 폐하를 지킬 것입니다."


하지만 또 조조가 유비가 인재를 거두고 아끼길 좋아한다고 이야기 하자,

헌제는 다시 불쾌하게 표정이 일그러지고 있었다.



"그래. 잘 들었다. 그럼 장로·유장은 어떠하냐?"


헌제는 이제는 거의 포기한 듯 보였다.


"장로는 귀도(鬼道)로 백성을 현혹하여 일군(一郡)을 부리고 있으니,

비록 좌도(左道)를 쓰고 있으니 그 역시 

백성 부리는 재주가 없는 자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유장은 아비에게 가업(家業)을 물려받은 것에 불과하나,

그래도 제 아비에게 물려받은 가업을 보전하고 있으니,

그 또한 아주 못난 자는 아니라고 해야겠지요."


조공은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는데,

그 때 헌제가 이를 갈며 의자를 손톱으로 긁는 소리를 들었다.



헌제는 한 동안 말 없이 있다가 명령을 내렸다.


"……호분은 칼을 거두라. 조공은 물러가라."


그러자 호분이 칼을 거두고 물러나고, 

조공은 종종걸음으로 뒷걸음 쳐서 어전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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