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화는 다혜에게 목이 졸려도 카리스마가 죽지 않는다! 그냥 SM물은 시시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은데, 이 둘의 관계는 재밌었다.

2. 타인을 욕망한다는 것은 너무 괴로운 일이다. 함께 누워 있어도 다른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그래서 양다혜 이 나쁜 X, 욕하면서 봤어도, 끝에 가서는 다혜에게 연화가 미안하단 말을 해주길 바랐다. 그럴 수 없었다는 게 슬펐다. 

3. 시애 선배를 보면 옛날 생각이 난다. 내 옛 짝사랑은 보잘것없이 흐지부지되고 끝나 버렸는데. 파괴적인 방법이지만, 그렇게라도 끝장을 보고 싶었던 시애의 마음이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갔다. <에필로그>를 보면서 그녀를 응원했다.

4. 이 만화에 나오는 섹스는 죄다 '나 너무 외로워 제발 나 좀 봐줘' 하고 서로에게 소리를 지르는 짓 같았다. 그래서 꼴리다가도 뭔가 씁쓸해졌다.

5. 비가 내리기 시작했을 때 연화는 이미 자포자기한 상태였던 것 같다. 끝을 예감한 멍한 눈빛. 나름 특별하다고 생각했던 연영이도 겁에 질려 도망쳤고, 다혜는 끝까지 연화 자신이 이뤄줄 수 없는 방식의 사랑을 요구하니까. 연화는 다혜가 자신을 죽여 주기를 어느 정도는? 바랐던 것 같다. 그러나 그런 '안식'은 허락되지 않은 거지.

6. 비가 잠시 그치고 노을이 비추는 시간에, 연화는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캡처한 이 장면 뒤에 다혜가 얼굴을 붉히는데,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날개>에서나 <안식>에서나 연화는 보통 사람 같지 않은 모습이라서("천사"?) 그녀가 비인간적인 행동을 해도 그냥 그런가보다, 싶은데, 붉은 배경 속 연화는 자기도 인간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 같다. 자기 나름대로의 "사랑"의 표현이,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상처 입히고, 그래서 그들은 떠나가고, 그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어 왔다는 거지. 징글징글한 상황 속에서도 다혜가 연화를 포기 못 하는 게 이해 갔다.

6-1. 그만큼 외로우면 그냥 적당히 타협할 텐데. 미안하다는 한마디,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고. 어쩌면 자신을 (받아들일 수는 없는 방식으로) 사랑해 준 사람에 대한 마지막 예의일까?

7. 연화로부터 '해방'되는 순서는. 선한 순서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자기도 상처받았으면서 연영이를 챙길 만큼 선한 수빈이 가장 먼저 서사에서 자유로워지고, 그 다음으로 연화를 끝끝내 믿으려 했던 연영이가 자유로워졌고, 마지막이 학폭 가해자 출신에 반성도 안 하는 나쁜X 다혜였고. <날개> 읽을 때도 비슷하게 느꼈던 것 같은데. 이게 맞다면 연화 스스로는 끝끝내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8. 인간은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 뭐 인물들이 그렇듯 다들 적당히 살겠지만. 나는 작가님 차기작만 나오면 안 외로울 것 같다

뻘소리 1. 수빈이는 마조인데 평범한 연영이와 만족스러운 연애를 할 수 있을까? 가 조금 의문이었다...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보듬는 관계라면 그 방식이 중요한 게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어쩌면 연영이에게 숨겨진 가학심이 있을 수도(?!)

뻘소리 2. 나도 레즈바 언니들처럼 갈 곳 없는 연화를 하룻밤 재워주고 싶다... 아니 그보다 작가님께 잔뜩 후원을 해서 하얀천사 3편 혹은 차기작이 나오게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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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차기작이 아무리 늦어져도 저는 끝까지 기다릴겁니다 ㅎ (연화가 안식을 얻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