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에서 위의 리스트로 벙을 열어주신 분이 있어서, 냉큼 참여해 봤습니다.

벙주님을 만나보니 와인 업계에 계실 뿐만 아니라 와인에 굉장히 진심이신 것 같아서 많이 배우고 왔네요.

우선 '그 와인' 크리스토프 파칼레 플뢰리 18빈에 대해 간단히 썰 풀어보면,

펑키함(브렛)이 확연하게 느껴지는 와인입니다.

그래서 브렛 뉘앙스가 불호이신 분들은 취향이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그 펑키한 뉘앙스가 말린고기, 가죽 등 매력있는 육향쪽으로 빠진다고 느꼈습니다.

긍정적으로 보면 '퇴폐미' 정도로 표현할 수도 있달까요.

제가 브렛에 대한 거부감이 없고, 컨벤도 과실미보다는 세이버리함이 강조된 와인을 더 좋아해서 취향에 맞았을 수 있다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날 테이스팅을 찢어버린 최고의 와인은 이봉 메트라 플뢰리 Le Printemps 20빈이었습니다. 역시 명불허전.

이 와인에도 펑키함이 있으나, 컨벤셔널의 범주에서 복합미를 더해주는 정도의 절묘한 비율로 들어가 있습니다.

내추럴 불호인 분들도 크게 취향타지 않을 듯.

무엇보다 노즈부터 굉장히 고급스러운데, 플로럴하며 선이 극도로 가늘고 섬세합니다. 고오급스러운 본로마네 쪽의 그런 느낌.

입에서 산미도 프레시하고, 마우스필이 고급 피노를 연상시킬 정도로 굉장히 실키합니다.

5종 모두 블라인드로 시음했는데, 노트를 적으며 유일하게 품질평가에서 별표 매긴 와인입니다.

문득 이봉 메트라의 플래그십인 '울팀'이 궁금해지네요.

...여튼 다시 파칼레 플뢰리 얘기로 돌아가면,

본인이 내추럴 취향이 아니라면, 충분히 부정적으로 평가할 수도 있는 와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파칼레의 물랭아방만 해도 브렛이 이렇게 강하진 않았거든요.

하지만 '더러운 와인', '썩은 과실' 등의 경멸적인 표현을 사용할 정도로 무시당할 와인은 아니라 봅니다.

불호를 표현하더라도, 나와 다른 취향을 존중하는 겸손한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