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시에 재능 없는거 같음.. 고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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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갤한문철(magazine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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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개설일

2023-09-01

[창작] 나 시에 재능 없는거 같음.. 고딩임 앱에서 작성

ㅇㅇ

2024.05.17 00:12:58

조회 223 추천 1 댓글 13

그가 분명히 사랑받기를

화장실 소변기 사이

조그만한 미닫이 창문

그 아래 검은 팬으로 낙서된

경고문과 오래된 물때와 냄새가

익숙한 방향제 냄새와 섞여

향 내음처럼 변해간다

세면대 위의 동그란 거울

거울을 보는 사람들은 왜 항상

얼굴을 찡그리는지

모든 거울 속에는 내가 살았고

가끔 여행을 떠나거나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거울을 보며 기뻐하는 사람을 뻔히

바라봤다. 어쩌다

눈이 맞아 버리면 날려 버리고 싶었다

그를,

어쩌면 나를

화장실은 더러운 나를 버려버리는 곳이라지

하루에 몇 번씩 나는 나를 버리고

대변기에 비친 나와 눈을 맞는 날에는

그 즉시 뚜껑을 닫고

물을 내렸다

저기요,저기

그대는 필히 세상을 여행한 적이 있지요?

물 내려가는 소리를 대답이라 들은 나는

그가 어디선가

분명히 사랑 받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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