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A급 초 갓겜을 기대했다면 실망하겠지만

애초에 난 엑스컴 짝퉁 인디게임 일거라고 생각하고 플레이해서 그런지

기대 이상이었고 꽤 괜찮은 게임이었다고 생각한다.

- 독특한 시스템.

전반적으로 엑스컴 게임 느낌을 그대로 가져오지만

동시에 수동 조준, 엄폐물에 걸리면 안맞음, 약점이 부숴지면 특정 스킬 봉인 등

꽤 재밌으면서 현실적인 시스템이 많았다.

처음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때는

너무 조잡하거나 뇌절이 되어서 별로 일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괜찮고 재미 있었다.

초창기엔 문제가 있었다고도 하지만

지금 시점에선 칭찬할 내용 밖에는 없는듯.

- 넓은 세계

좆같으면 좆같고 좋으면 좋은 부분인데

엑스컴 보다 더 넓은 세계를 느낄 수 있다.

비행기는 느린데, 적들은 사방에서 튀어나오기 때문에

지구에 있는 모든 정착지를 다 지키는게 거의 불가능 하다.

(남은 인류가 5% 미만이 되면 패배)

대충 포기할 지역은 포기 하는게 편하다.

게임을 하다 보면 게임내 시간으로 몇 달이면 엔딩을 본다.

하지만 스토리상 몇년이 걸렸어야 정상이지 않나 싶은데.

아마 비행기의 속도가 느려서

방어하지 못하는 지역이 나오는 구도를 만들기 위해서

이렇게 설정한게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이해는 하지만 아쉬운 부분

- 3세력

이 게임의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게임 세계관상 이미 지구의 국가들은 다 멸망했고

살아남은 생존자 정착지들은 대부분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3세력들 중 하나에 가입해 있다.

즉 피닉스 포인트는 진작에 망해서 찌그러졌던

소규모 비밀 부대일 뿐이지만.

저 3세력은 세계를 쥐락펴락 하는 거대 세력들 이다.

(물론 그래봤자 망해가는 세계지만)

그래서 게임을 하면서 저 3세력과 서로 협력을 하건 전투를 하건

사사건건 부딫치게 되고

연구 조차도 소규모 집단인 피닉스 포인트 따위가 하는 연구보다

3세력이 보유한 연구가 훨씬 더 값지고 흥미로운 편이며

무기나 갑옷들도 대걔는 피닉스 포인트제 보다

3세력이 만든게 더 성능이 좋은 편이다.

엔딩 마저도 피닉스 포인트 단독 연구로 가는 엔딩은

엔딩 가기도 어렵고 결말도 암울하지만

각 세력별 엔딩은 그럭저럭 해피엔딩.

- 스스로 발전하고 싸우는 유동적인 3세력

이 3세력의 재미있는 점은

단순히 게임적 npc로서 고정된 존재가 아니라

플레이어와 독자적으로 연구를 계속하고 발전하며

또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가 행한 서로의 연구나 사건들로

사이가 점점 나빠지다가 후반부에는 심지어 서로 전쟁까지 벌여 댄다는 점이다.

(최소한 인류의 5% 이상을 지켜야 하는 피닉스 포인트와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속이 터진다.)

이러한 발전으로 인해서

각 세력들은 초창기에 쓰지 못하던 직업을 해금하기도 하고

더 강력한 신체 개조나 더 다양한 장비를 들고 나오기도 한다.

- 스스로 진화하고 발전하는 외계 괴물들

3세력의 발전은 우습게 보일 정도로

외계 괴물(판도란)은 빠르게 발전한다.

사실 피닉스 포인트의 몬스터는 종류가 적지만 

동시에 한종류의 몬스터도 각양각색의 능력을 가진 방향으로 진화하기 때문에

실제로 게임하면서 몬스터 종류가 적다는 느낌은 전혀 안든다.

보통 엑스컴류의 게임은 초반에는 대항하기 힘든 외계인을 만나서 힘들지만

외계인의 기술을 역설계 하며 순식간에 따라잡고

중,후반이 되면 오히려 게임이 쉬워지는 패턴인데

판도란들은 빠른속도로 계속 진화하지만

아군(플레이어)의 무기나 갑옷은 딱히 다음 티어 템이 없고

있어도 너무 희귀해서 제대로 쓰기 힘들기 때문에

게임에 익숙하지 않으면 

처음엔 쉬웠던거 같은데 뒤로 갈수록 

오히려 점점 괴물들에게 따라잡혀서 어려워진다는 느낌을 준다.

물론 사기 스킬조합, 템조합 이런거 깨닫고

7렙 병사들 도배 되면 또 할만하지만...

- 병사들 육성

시스템이 꽤 독특하다

기본적으로 4레벨이 되면 2번째 클래스를 찍을 수 있는데

이걸 이용해서 굉장히 다양한 조합이 가능한 편이다.

처음에 2가지 클래스를 고를 수 있다는 소리를 듣고

굉장히 난잡하고 밸런스에 문제가 있을 것 같았는데

몇몇 사기 조합을 빼면 의외로 밸런스도 그럴싸 했고

오히려 캐릭을 육성하고 조합을 구상하는게 재미있었다.

거기에 모든 병사들은 처음 고용될 때부터

가지고 있는 3가지 퍽(스킬)이 있는데.

이 퍽 자체가 가진 성능은 그렇게 크지 않지만

결국 최종적으로는 이 퍽이 똥캐와 갓캐를 가르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퍽도 꽤 재밌는 요소였다고 본다.

다만 퍽중에 스나이퍼리스트는 너무 구리더라. 이건 좀 수정 했으면

- 병사들 직업

직업은 3개의 기본 직업과

4개의 팩션 직업으로 나뉜다.

기본 직업은 처음부터 찍을 수 있고

팩션 직업들은 각 세력으로 부터 연구를 받아와야 해금 된다.

팩션 직업들이 더 다양하고 개성있는 스킬이 많기 때문에

처음엔 팩션 직업이 더 좋아 보이지만

사실 기본 3직업들은 어떤 무기를 써도 효과적이고 범용적인

사기 스킬들을 제각기 많이 가져서 밸런스는 아주 나쁘진 않았다.

재미있는 점은 헤비라고 무조건 중화기만 써야하는 것도 아니고

스나이퍼 라고 무조건 저격총만 써야하는 것도 아닌 시스템이다.

예를 들면 내가 끝까지 제일 잘 쓴 에이스 였던 멤버는

'중화기를 쓰던 버서커'랑 '근접무기를 쓰던 헤비' 였으니...

조합 짜는 재미가 꽤 괜찮았다.

물론 결국 어떤 조합이 사기인지 알게되는 순간 그 재미는 끝나지만 ㅋㅋ

뭐가 사기 조합인지는 여기에 적진 않겠다.

나중에 피포를 할 사람의 재미를 뺏는 일이니까

대부분의 유저가 게임을 시작하면 일단 차부터 뽑으라고 한다.

나도 동의한다.

이 게임은 앞에서 말했 듯이

더 높은 티어의 무기나 갑옷이 없거나 희귀하다.

엑스컴 마냥 그저 다음 테크 템만 만들어서 발전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좀 다른 방식,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초중반에는 차량을 이용하는게 잘 먹힌다.

높은 방어력과 체통, 강력한 화력, 빠른 기동성을 가졌는데

심지어 차량에 병력이 탑승할 수 있기 때문에

써보면 사기적 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물론 중반 이후에는 차량이 잘 안먹히는 경우도 나오지만...

초중반에는 차량을 확보하는게 최우선이고

초반에 뜨면 제일 좋은 미션이 차량 확보 미션이다.

- 신체 개조

판도란 바이러스를 이용한 돌연변이와

기계로 몸을 대체하는 생체공학이 있다.

생체공학쪽은 dlc 컨텐츠에 포함되는 모양임

위에서 말했 듯이 이 게임은 무기나 갑옷의 테크 업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런 쪽으로 스펙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

신체 개조는 돌연변이,기계개조 합쳐서 3부위중 2부위만 가능함

(머리, 몸통, 다리)

개인적으로 SF 게임에서 기계로 신체 개조

생물학적인 유전자로 인간 개조

초능력 각성으로 초인화

이런 설정을 아주아주 좋아해서

스텔라리스건 림월드건 이런 컨셉의 모드나 컨텐츠를 꼭 하고

엑스컴에서도 엑스컴1의 MEC이 내 최애 캐릭터 였는데

이 게임에선 좀 ... 징그럽다. 많이

돌연변이는 대부분 흉측하고

기계화도 돌연변이 보단 낫지만 역시 이쪽도 꽤 거부감이 든다.

물론 지구가 멸망할 위기에 닥친 위급한 상황을 잘 보여주는 모습이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 뽕이 안차. 더 간지나는 디자인을 할 수 없었던 걸까?

엑스컴 1의 MEC은 '인류의 위기라지만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라는 감정도 들지만

동시에 '오 씨발 근데 멋있긴 존나 멋져'라는 감정을 동시에 들게 만들어 주잖아.

블러드 앤 티타늄 dlc

각각 하위 적대 팩션인 포세이큰과 퓨어를 해금해 준다.

각각 과도한 돌연변이화와 과도한 기계개조가 이루어진 애들로

퓨어는 꽤 스토리가 있지만 대부분 적대 세력.

고대인의 유산 DLC

설정상 판도라 바이러스는 먼 고대에 한번 퍼졌었고

당시 인류는 엄청난 기술력을 가졌는데 어떻게 했는진 몰라도 

판도라 바이러스를 한번 막았다는 설정이 있다.

그래서 과거 오버테크놀로지를 가졌던 고대인들의 유산을 다시 써먹자 그런 내용

무기 업글이 전혀 없는 게임인데

사실상 2티어 무기를 해금해주는 DLC이다.

고대인의 무기들은 2티어나 다름 없으니까

고대인 무기는 반박의 여지없이 쎄지만

얻는 과정이 꽤 복잡하고 까다롭다.

고대인 무기가 제대로 쓰일 타이밍이면 이미 엔딩 근처다 ㅋㅋ

최근에 나온 DLC

공중전 미니게임과 베히모스를 추가해준다.

공중전 미니게임은 솔직히 그리 재밌는 컨텐츠는 아니고

베히모스가 주요 컨텐츠

일정 시간마다 베히모스란 거대괴수가 나와서

정착지를 부수고 다닌다.

좀 좆같은 점은 이 정착지 파괴 기준이 제 멋대로이고

침략 당하는 정착지를 못 도와주는 경우가 많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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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의외의 매력과 재미를 많이 찾을 수 있는 게임이었다.

물론 이 게임을 AAA급 게임이나 초 갓겜은 아니다.

그런 기대도 하지 말자.

부실한 스토리와 영상

약간은 피로감이 있는 플레이

병신같은 신체개조 디자인등

까일점도 많다.

다만 이제 이름 알려지는 개발사의 게임이란 관점에선

생각보다 시스템도 참신하면서 재미있게 잘 만들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했던 엑스컴 아류작들 중에선 제일 재밌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