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41살의 미혼남 박을용이다.

지난주 월요일.

을용은 우연히 오크넷에서 농협은행 경비원 구직공고를 보고 서류를 넣었는데 운이 좋았는지 이틀 뒤 바로 면접을 보게  되었다. 면접까지 합격을 하게 되었고  오늘 첫 출근을 했다가 이제 집에 가는 길이었다. 을용은 집에 가는 내내 엉기적 거리며 불편한 걸음을 하고 있었는데.



바로 어제
을용은 출근을 앞두고 신고 갈 구두를 찾느라 집안의 신발장을 열어 재꼈는데 그 흔한 노인구두조차 없는 것이었다.


아 씨발 .. 어떻게 된게 죄다 프로스펙스 운동화 뿐이구만..구두를 사봤자 평소에 제대로 신지도 않는데 사기엔 돈 아까운데...

을용은 열었던 신발장 문을 거칠게 닫으며 투덜거린다.

이를 어쩐다? 금강제화나 롯백에 가더라도 최소
9만9천원..약 10만원인데...


그렇게 걱정으로 표정이 어두워지던 그때  문득 중고나라가 떠올랐다. 급히 접속해서 여기저기 스크롤 해가며  구두를 검색해보니  끝이 뾰족한  밤색의 이름 모를 구두가 싼값에 올라와 있는 것이 아닌가? 사이즈를 무시한채 그렇게 을용은 이 구두를 구매하게 되었는데,,


평소 운동화 290을 신는 을용이 예상보다 더  싼 가격과 끝이 대못같이 뾰족한 디자인에 이끌려 265 사이즈의 구두를 구매한 것이 고통의 발단이었던 것이었다.


을용은 작은 구두를 하루종일 신고 있었던 탓에 발이 깨질것만 같은 고통과 함께 뒷꿈치는 벌써 까져서 피가 나는지 화끈거리고  엄지 발가락의 안쪽 부드러운 부분이 덜깍은 발톱에 짓눌렸는지 발가락 사이에 통증이 점점 심해졌다.


을용은 다리가 부러진것 마냥 연신 절뚝거리며 미친놈처럼 중얼거렸다.

이런 씨발 좃땠네.. 발가락 씹창나겠는걸...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