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파는 여인에 대한 단상 - 이상(시인) 마이너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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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3

봄을 파는 여인에 대한 단상앱에서 작성

ㅇㅇ(121.176) 2022.02.21 03:40:06

조회 210 추천 7 댓글 1

나는 몹시도 가난하다. 호주머니에 은자는 짤그랑거리어도 내가 살 수 있는 것은 없다. 나는 가치를 소유할 수 없다. 내게는 그것이 허락되지 않은 것이다.

왜 몸을 파는 창녀는 있으되 마음을 파는 여인은 없는가. 몸은 돈으로 사지만 마음은 무엇으로 사는가. 마음을 사면 몸은 따라오는가. 그 반대는 성립하지 않음을 알고 있다. 사랑은 무엇이고 매춘과 어떻게 다른가. 그녀는 매춘부인가, 돈을 지극히도 사랑하는 여인일 뿐인가. 이따금 나는 아내의 화장품 서랍을 뒤적이며 이런 공상을 한다.

오마주와 표절, 패러디와 모방, 숭배와 모작 밖에는 창작의 날개가 꺾여버린 이를 작가라고 부를 수 있는가. 날개 꺾인 천사도 하늘에서 왔는가. 돈을 벌지 않는 남자도 사람으로 부를 수 있는가. 아름답지 않은 여자도 어머니가 될 수 있는가.

우리는 대탈출의 시대를 살아간다. 어제의 일상은 오늘의 금기이고 그제의 상식은 내일의 편견이다. 단어는 의미의 굴레에서 탈출하고 사람들은 사회의 수갑에서 탈출하려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그다지도 의미가 없어 보이는 것은 이미 내게서도 의미라는 것이 탈출했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내 이 달리는 열차에서 눈을 감고 의식을 먼 곳으로 여행보내기 전 단 한마디만 하겠소.

굿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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