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피협2는 뭘까

1악장. 피아노의 단단하고 아름다운 속주 끝을 오케가 탁 받는 바톤터치가 절묘함. 각각의 독립된 연주와 그 바톤터치에 여러번 홀려 끝남.

2악장. 세부분으로 나뉜다고 느낌
2-1: 작슨공원에서 쇼팽과 콘스탄티아의 만남. 그때의 상기된 볼과 떨리고 설레는 기분과 부드러운 목소리를 피아노가 섬세하고 부드럽게 그려냄. 오케의 현악과 타악이 둥둥이며 피아노를 그림자처럼 따라붙어 살랑바람, 나뭇잎의 움직임, 그리고 그날의 풍경을 나지막히 들려줌.
2-2: 바르샤바를 떠나고 쇼팽은 그리움에 상상속에서 그 장소를 다시 떠올리지만 색채를 잃은 장면. 깊은 슬픔과 향할 곳 없는 절망.
그리고 침묵. 가만히 톡톡톡. 추억을 음표로 적어내는 소리마냥. (이부분 톡톡톡이 악보에 있는지 궁금)
2-3: 사랑의 기억이 하나의 잘 다듬어진 노래로. 그렇게 2-1을 더 단단하고 아름답게.
드라마를 설득력있게 풀어내니까 이번 쇼피협도 푹 빠져 들어버림

3악장. 폴란드 무곡 베이스답게. 춤추는 피아니스트. 어깨를 젖혀 살짝 원을 그리고 오른 어깨와 팔을 열고. 자신감있게 올라오는 에너지. 어딘가 낯선 박자지만 생기있게. 폴란드 민족의 흥일까.

시작에 근육을 풀려는 듯 뒷목을 젖혔는데 빛을 받아 찬란하게 빛나던 옆모습에 심쿵
구르는 왼발에 또 심쿵하는 나는 뭐지
어제보다 튜닝도 합도 좋은 오케스트라.
센다이홀은 이층도 없고 살롱연주회 느낌 물씬남.

앵콜: 엘가 사랑의 인사. 두세개의 독립된 멜로디가 동시에 흐르다 가끔 교차하거나 합류했다가 다시 독립되는. 피아니스트의 영롱하게 빛나는 감수성. (수정해준 부리 감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