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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그녀의 하루 (1/?)앱에서 작성

ㅇㅇ(220.120) 2019.10.15 01:29:23
조회 85 추천 4 댓글 1
														

하늘이 높고 공활한 가을의 어느 평범한 날이었다.

"모두들! 좋은 아침!"
"스즈메, 좋은 아침. 오늘은 유난히 기분 좋아 보이네."
"헤헷, 아야짱이 신탁으로 일주일은 전투가 없을 거라 그랬으니까. 뭐니뭐니해도 평화가 제일이지, 암."
"그렇다는 건 일주일 후에는 극심한 월요병이라도 앓을 계획이라는 건가 보죠?"
"아아! 그렇게 비꼬지 않아도 되잖아요! 소중한 동료가 지금 이 순간을 즐기게 냅두지 않으면 가츠오 못 먹는 병에라도 걸리셨나요?"
"에, 두 분 병에 걸리셨다고요? 그거 큰일이네요! 어서 대사에 보고하고 조치를..."
"아니, 아야짱. 그 동안 같이 지낸 시간도 있고 하니 슬슬 개드립 정돈 구분해도 되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 방인팀은 활기찬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다.
...단 한 명을 제외하고.

"...안녕."
"어, 시즈쿠 안녕... 응?"

인사를 받던 메부키의 눈썹이 문득 꿈틀거렸다. 너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 그냥 넘어갈 뻔 했지만 그 목소리톤이 '그녀'라는 것을 캐치해낸 것이다.

"너... '시즈쿠'지?"
"앙? 그 정도는 이제 알아서 구분할 때도 되었잖아. 귀찮은 질문은 하지 마."
"어떻게 된 거야? 넌 비상시에만 시즈쿠를 지키기 위해 등장하는 거 아니었어?"
"...어젯밤 잠깐 볼일이 있어 밖에 나왔다가 계단에서 살짝 굴렀는데, 그 때 잽싸게 바꿨지. 시즈쿠에게 낙법을 맡겨두면 전치 몇 주가 나올지 모를 일이니까."
"뭐?!"
"먼저 말해두는데 크게 다친 곳은 없으니까 호들갑 떨지 마. 당장 버텍스와 맞짱 떠도 좋을 만큼 팔팔하다고."

그런 큰 사고를 리더인 자신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에 대해 설교하고 싶은 마음이 메부키 가슴 속에서 끓어오르고 있었지만, 상대가 상대인지라 괜한 언쟁으로 이어질지도 모르거니와 어쨌든 본인이 멀쩡하다 말하고 있다면 정말 걱정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원래 화제는 시즈쿠가 입은 부상에 대한 게 아니라 왜 '그녀'가 지금 여기에 있느냐 하는 거였기도 히고.

"하지만 그건 어제 일이잖아? 난 네가 왜 지금 밖으로 나와 있는 건지를 물은건데."
"...그러니까, 그 때 바뀌었다고 말했잖아."
"아니, 그러니까 그건 어제..."
"......"
"......"
"......"
"...너... 설마..."

크게 다친 곳 없다더니 이게 무슨...

"아 그래 맞아. 사실은 그 때 머리를 좀 부딪쳤는데, 그 때문에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고, 곤란하게도 말이지."





곤란하다고 말하면서도 '시즈쿠'는 병원으로 납치해가려는 동료들의 손길을 굳이 뿌리쳐댔다.

"뇌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라 단순히 그 녀석(시즈쿠)이 기절해서 아직까지 못 깨어난 거 뿐이니까! 하루만 지나면 아무리 그 녀석이 잠꾸러기라도 정신 차릴 거니까!"

대충 이런 알듯말듯한 소리를 늘어놓으며 완강하게 저항하는 탓에

"...좋아, 그럼 하루가 더 지나도 시즈쿠가 눈을 뜨지 않으면 그 때는 순순히 병원에 같이 가는 거야. 알겠어? 이건 리더 명령이야."

메부키도 이 선에서 타협을 보고 물러나는 수밖에 없었다.

"으음... 그치만 오늘 일과, '시즈쿠'상에겐 조금 버겁지 않을까나."
"하? 건 또 뭔 소리야. 시비거는 거냐?"
"아니, 시비거는 게 아니라... 여기, 시간표 드릴 테니 직접 보십쇼. 내가 틀린 말 했나."

...과연, 스즈메의 말은 옳았다.
하필이면 재단실습이니 요리실습이니 악기실습이니 '시즈쿠'와 전혀 인연이 없는 것들만 잔뜩 적혀 있고, 체육 관련은 하필 오늘따라 단 한 시간도 편성되어 있지 않았다.
그에 더해 오늘의 용사부 활동 예정은 유치원 가서 애들과 놀아주기...

"좋아, 결정했다. 오늘은 병결이다. 그럼 이만."
"가긴 어딜 가."
"쿠스노키, 난 지금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환자여서 도저히 일상을 정상적으로 보낼 수가 없는 상태라고. 꾀병 같은 게 아니라 합법적인 권리 행사다, 이거야."
"웃기지 마. 그런 거라면 넌 나와 함께 병원 행이야. 그 밖의 곳으로 도망치는 건 병결로 인정 못 해."
"쳇, 정말 잘나신 리더님이라니까..."

그렇게 말하며 '시즈쿠'는 잠시 머리속으로 계산기를 두들겨 보았다. 종일 병원에서 환자취급 받으며 꼼짝없이 갇혀있을 것이냐, 아님 높은 여자력을 요구하는 고난이도 미션에 도전하며 하루를 보낼 것이냐.
이럴 때 난죽택이란 옵션은 왜 없는 거냐 대체.

"...그래도 움직이고 다니는 게 침대에 콕 박혀 있는 것보단 나으려나. 병결은 취소하고 다시 정상 등교한다."
"애초부터 병결로 보내준 적도 없지만 말이지."
"그래서, 내가 맞이할 첫번째 고비는... 윽, 재단실습인가... 시즈쿠도 딱히 능숙한 건 아니지만 이런 건 나보단 걔가 더 잘 할텐데."
"뭐, 이번 기회를 통해 인생 경험을 쌓는다 생각하고 해보세요. 혹시 아나요? 본인도 몰랐던 새로운 재능을 발견한다든지."

방인 중에서 인생 경험치로 따지면 아야 다음으로 바닥을 칠 거 같은 미로쿠가 그런 말을 하자 '시즈쿠'의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었다.

"흐음, 생각해보니 다소곳이 앉아서 오물조물 손을 움직이며 바느질에 몰두하는 '시즈쿠'상이라... 킥킥킥."

제길, 그냥 병원침대가 더 나았으려나.





- ㄱㅖ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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