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은 아랫쪽에..

사실 지금부터 하려는 얘기는 재미있게도 -리-의 탄생(?)과 관련이 있다.

일단 나에대해서 먼저 이야기를 하자면 내가 여기에 처음 왔던 3년전에 처음 올렸던 글이 PSVR의 바하7이었다.

그전부터 난 기어VR을 가지고 놀았었지만 VR에 대해서 그리 대단한 감흥이 없었다.

별자리나 낮은 해상도의 VR영상같은거 보면서 그냥 좀 신기한 장난감이었을 뿐...

이러던 나에게 엄청난 문화충격을 준게 바로 PSVR의 바하7이었다. 이게 얼마나 대단했는지 내가 VR커뮤니티를 찾게 만든 계기였다.

그러다가 이곳을 발견했고 당연히 장문의 소감을 존댓말(ㅋㅋㅋ)로 올렸었다.

내딴엔 정성들여서 썼던 소감이었지만 곧 올라온 글은 "요즘은 틀딱 새끼들 유입되서 재수없다" 였다.

난 -리-라는게 많은 것을 상징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중 하나가 일반인이 디씨에 들어왔을때의 화학작용의 결과가 -리-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곳에 온 처음 그 순간부터 단추가 잘못끼워진 것이다. 나는 그때도 루리웹을 하지도 않았지만 내 소감문은 틀과 근이라는

껍데기를 씌웠고 사람들은 첫단추부터 내가 재수없는 놈으로 시작된 것이다. 내가 그런 분위기를 눈치챈것은 무려 1년도 넘게걸렸다.

재미있는 것은 그때 당시에도 토오오오오카는 일반인코스프레를 하고 있었다. 맨날 파맥파맥하면서 그냥 평범한 GEEK같이 행세했었다.

당연히 나하고도 8KX를 언제 배송해줄 것인지 투표같은거 하고 놀기도 했었고 친하지는 않았지만 그냥저냥 잘 지냈던 시기였다.

하지만 나는 전혀 몰랐다. 토오오오오카가 사실은 근과 자신이 싫어하는 것에 대해서 얼마나 독기를 품고 있었는지를...

아마 내가 그때당시에도 굉장히 재수없는 놈이었지만 일반인 흉내를 내느라 그런 내색을 크게 하지않았었고

리버브를 시작으로 토오오오오카는 이빨을 들어내기 시작했다. 나는 리버브에 대해서 항상 전제를 붙였었다. 이건 앉아서 즐기는 기종이라고..

단지 시뮬용이 아니다. 앉아서 즐길 수 있는 영상이나 게임은 모기장 기종밖에 없던 시기에는 굉장히 좋은 기종이었다. 3년이 지난 지금도 화질에서

리버브를 따라오는건 없다. 하지만 앉아서 즐기는 기종이라고 했음에도 사람들은 리버브를 깔아뭉게기 시작했고 그런 사람들의 99%는 리버브를

실제로 써보지 못한 사람이라는걸 아주 쉽게 알 수 있었다. 지금 당장도 AMD시스템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때당시의 인텔시스템에서

정말 MR이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버그가 있다거나 불편한건 자음모음 분리현상 외에는 크게 없었다.

리버브를 사라는게 아니라 기기의 특성을 사람들에게 말하려고 했었다. 그런 정보들이 모여서 기종을 선택할 수 있는거니까...

하지만 그러한 설득이나 노력은 그냥 '분탕'으로 취급됐고 다구리앞에서 장사없다고 나도 삐딱선을 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삐딱선의 결과가 현재의 -리-인 것이다. 나는 애초부터 분탕같은걸 좋아하지 않고 그냥 여러기종을 사용하면서 느낀 점을 올리고 사람들과

생각을 교환하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이곳의 불문율. 토오오오오카가 싫어하는 기종이나 그 무언가를 말하는 순간 사람들은 댓글도 달지않고

달아도 시비를 거는 결과가 나온다. 이미 아주 긴 시간동안 그 암묵적 불문율에 익숙해졌고 그것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무언가가 되어버렸다.

루리웹, PSVR, 리버브, 코엘, 유튜버, 기타등등 수없이 많은 것들은 이곳의 '적'이며 마치 고향사람처럼 적과 아군을 구분짓는 잣대이기도 하다.

난 그것에 저항하고 있고 내가 바라는 것은 저런 것을 적으로 취급하지 않는 좋은 완장을 가지는 것이다.

실제로 내가 도배를 해서 못견딘 주딱이 새로운 파딱을 뽑았고 그 녀석은 무려 2년 넘게 올라오던 노무현짤들을 삭제했고 순식간에 이곳은 그전보다

훨씬 일반인들도 올 수 있는 좋은 곳이 되었다.

이곳의 누군가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그냥 VR좋아하는 사람들 나이나 출신이고 다 떠나서 그냥 같이 놀면 안되냐고... 정말로 그걸로는 부족하냐고..

꼭 근과 통을 나눠야 속이 후련하냐는 누군가의 일갈..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고? 이곳이 절인지 교회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우리 갤러들 한명한명이다.

난 언젠가 이곳이 VR을 좋아하는 사람은 일베니 루리웹이니 관계없이 누구나 와서 정보를 보고 놀 수 있는 그런 곳이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