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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Leviathan Chapter 3-3

무능(Useles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7.25 11: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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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iathan Chapter 3-2에서


리바이어던(Leviathan) 제 3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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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피쿠스 분절(Segmentum Pacificus)

레기움 성계(Regium System)

인커럽티블(Incorruptible) 정비용 통로 ~ 외우주 전망대



타이러스의 군화가 함선 바닥에 막 닿으려는 순간,

함선이 요동치며 한쪽으로 기울었다.

지대장의 귀에 익숙한 거대한 폭발음이 다시 들렸다.

발을 뗀 상황에서 함선이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흔들리는 바람에

지대장은 큰 소리와 함께 바닥에 넘어지고 말았다.


"지대장님!"


통로 아래쪽에서 지대장을 부르는 울부짖음이 들렸다.

타이러스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돌아보자,

사다리는 물론이고 통로 일부도 완전히 사라진 상태였다.

지대장의 눈에 보이는 것은 끈적하게 달라붙는 어둠뿐이었다.


"불티스!"


타이러스(Tyrus)가 큰 목소리로 형제들을 찾았다.


"사이렌! 거기 있나?"


타이러스는 멀리 떨어진 물속에서 웅얼웅얼하는 것 같은 답변을 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그들의 답변을 정확히 알아들을 수가 없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의 목소리는 점점 더 멀어졌다.


지대장은 이대로 다시 통로 쪽으로 떨어져 볼까도 생각했지만,

폭발의 크기와 남은 통로의 안전성을 가늠해볼 때,

그의 무게를 받아 줄 수 있을지가 미지수였다.


"엑카토 갑판에서 합류하자,"


타이러스는 최대한 큰 목소리로 외친 뒤,

볼트 권총(Bolt Pistol)을 뽑아 들고는, 몸을 돌려 연기에 삼켜진 정비용 통로를 따라갔다.

정비용 통로를 내달리는 동안에도 함선은 연이은 충격으로 미친 듯이 흔들렸다.

지대장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무선 주파수를 열어 무전을 보냈다.


"세스타폰(Cestaphon) 형제.

현 위치를 전송하라.

함포 갑판에 도착하면 내게 알리도록.

바라카?

드리니움(Drinium) 형제?

아무나 응답 바란다, 아무도 없나?"


"타이러스 지대장님!"


불티스의 급한 목소리가 무선 잡음을 뚫고 들렸다.


"제 생각에 이들의 목표는 지대장님입니다.

제 화면에 동기화된 지대장님의 현재 위치를 띄웠습니다.

도미투스 형제는 사망했습니다.

사이렌 형제도…

하지만 이로써 이들의 행위가 의도하는 목적을 알았습니다…

지대장님도 이제 눈치를 채셨겠지만…

저들은 우리와 지대장님을 분리하는 게 목적이었습니다.

이건 마치…

…포식자가 사냥감을 무리에게서 강제로 격리하는 방법과 흡사합니다.

그러니까… 저들은 지대장님을 사냥하려고 합니다."


"뭐가 날 사냥한다고?"


타이러스의 질문에 울부짖는 듯한 소리와 알 수 없는 소음만이 돌아왔다.


"무슨 일이지?"


타이러스가 재차 질문했지만,

바로 그때 함선이 다시 심하게 흔들리면서 지대장은 다시 중심을 잃고 쓰러질 뻔했다.

간신히 균형을 잡은 지대장은 정비용 통로를 달려 나갔다.

헬멧 안쪽에 홍수처럼 밀려드는 각종 경보음을 전부 무시하고,

바닥에 난 구멍과 장애물들을 뛰어넘으면서 앞으로만 줄창 내달렸다.

지대장이 반대편 출구에 막 도착한 순간, 또 다른 폭발이 정비용 통로를 강타했다.

폭압으로 뒤로 밀려난 지대장에게

갈기갈기 찢어진 플라스틸 조각이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정비용 통로 전체가 무너져 내리면서, 지대장은 통로 아래에 있는 방으로 떨어졌다.

지대장이 떨어진 아래층 발코니가 부서지면서 속도가 좀 줄긴 했지만,

거기서 다시 떨어진 지대장은 바닥에 세게 부딪혔다.

헬멧 안쪽에 더 많은 경고가 떠올랐다.

손상으로 밀폐가 뚫렸다는 경고와 관절부가 틀어졌다는 경고가 추가되었다.


타이러스는 몸을 굴러 다시 두 발로 일어서고는 권총을 겨눈 채, 자신이 떨어진 곳을 살폈다.

지대장이 떨어진 곳은 커다란 직사각형 형태의 외우주 육안 감시용 전망대였다.

전망대의 한쪽 면에는, 높이만 100 피트[약 30.48미터(m)]에 달할 정도로 거대하며,

바깥쪽 틀에 나뭇잎 모양의 장식이 달린 천체 관측창이 있었다.

지대장 주위에는 다양한 크기의 잔해와 잡동사니들이 제멋대로 나뒹굴었고,

작은 조각들은 바닥에 머물러 있는 대신 공중에 둥둥 떠 있었다.


"인공 중력이 꺼졌군."


지대장이 전망대 안쪽을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지대장님을 사냥-"


불티스의 목소리가 무선 잡음 사이로 다시 들리다가 사라졌다.

아포써캐리의 목소리는 알아들을 수 없는 단어로 변해 반복되더니,

시끄러운 소리 속으로 묻혀버렸다.


타이러스는 시끄러운 경고 화면을 치워버리고,

헬멧 안에 함선의 청사진을 띄워 현재 멀쩡하게 기능하는 지역을 확인하며,

함포 갑판으로 가는 방법을 다시 찾아보았다.

지대장은 찾아낸 길을 자신의 위치와 대비하여 화면에 계속 표시되도록 설정한 뒤,

재빨리 전망대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문으로 향했다.


타이러스가 방을 나서기 전,

장비한 무기가 멀쩡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잠시 머뭇거리는 순간.


콰광.


함선이 다시금 떨렸다.

하지만 앞선 충격들과 달리,

거대한 거인이 망치로 배를 후려갈긴 것처럼 엄청난 충격이 바닥을 통해 전해졌다.


타이러스는 자신도 모르게 발을 멈췄다.


이번 폭음은 바로 옆방에서 울려 퍼졌다.


콰광.


더욱 큰 소음이 점점 그에게 다가왔다.


콰광.


타이러스는 바닥이 너무 심하게 흔들려 서 있기도 힘들 정도였다.


콰광.


타이러스는 전망대 끝부분에 있는 벽을 바라보았다.

지금, 이 소음을 만드는 놈이 누구든 간에,

저 벽 너머에서 그를 향해 빠르게 다가오는 중이었다.


그때 무전기의 정적을 뚫고 어떤 목소리가 다시금 스멀스멀 기어 나왔다.


"타이러스 지대장님."


불티스가 다시 외치고 있었다.


"우리는… 이 없습니다… 지대장님은 함교로 복귀하셔….

…리는 함교로 복귀할 방법이 없습니다….

…거기서 당장 피하ㅅ-"


하지만 타이러스는 물러서기는커녕,

권총을 들고 소리가 나는 벽으로 당당하게 다가갔다.


콰광.


이제 소리는 너무 가까이에 있었다.

음파에 벽이 떨리고, 강화용 철테를 죄어놓은 죔쇠에서 나사가 튀어올 정도였다.


타이러스는 권총을 들어 올리고 옆으로 서서 벽 한가운데에 조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지대장은 몇 초간 권총 조준을 유지한 채 기다렸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

오히려 연속적으로 들리던 폭발음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멈췄다.

지대장은 자신이 혼란에 빠진 것은 아닐지 궁금했다.


혹시 타이라니드가 발산하는 정신 교란 물질이

아뎁투스 아스타르테스(Adeptus Astartes)의 정신까지도 미혹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지대장은 이대로 권총을 내릴까 하다가,

지금까지 자신이 타이라니드와 맞서 싸워왔던 경험을 떠올리며 잠시 머뭇거렸다.

놈들은 대부분 무지성적이라 할 정도로 단순 무식하게 돌격 일변도의 공격을 해왔지만,

아주 가끔 전략적이라 보일 정도로 매우 교묘하게 기동하는 경우가 있었다.


지대장님을 사냥하려고 합니다라.


그게 정말일까?

불티스의 주장이 사실일까?


잠시 벽을 노려보던 지대장은

무언가가 다른 방향에서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감지했다.

뭔가 거대한 것이 그를 노리고 있었다.

주변을 짓누르는 이 살기는 분명 자신을 향한 것이다.


"난 사냥감이 아니야."


타이러스는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체인소드(Chainsword)를 허리춤에서 풀러 손에 들고 시동을 걸었다.

체인소드의 날카로운 톱날이 돌아가면서 만족스러운 함성을 내지르는 동시에,

프로메슘(Promethium)의 독특한 냄새가 전망대 안을 가득 채웠다.


지대장은 벽 반대편에서 꿈틀대는 움직임을 감지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엄청나고 거대한 질량을 가진 놈이었는지,

팽팽하게 긴장된 바닥이 비명을 질렀다.


타이러스는 체인소드를 좌우로 번갈아 가며 쥐었다.

지대장의 귀에 느리고 깊은 숨소리가 들렸다.


"그래, 와봐,"


지대장이 속삭였다.


"잘나신 그 상판 좀 보자."


별안간 타이러스의 눈앞에서 벽이 폭발했다.

잘게 잘린 플라스틸 조각이 지대장의 장갑복을 강타하는 바람에

지대장은 누가 배를 강하게 걷어찬 것처럼 뒤로 튕겨 나갔다.

뒤로 재주넘듯 몸을 튼 지대장의 입안에서 피 맛이 났다.

자세를 교정한 지대장은 자욱한 먼지들 사이로 볼트 탄환을 쏘아댔다.


거대한 형상의 괴물이 타이러스의 눈에 들어왔다.

놈은 어찌나 덩치가 컸던지, 전망대 안으로 들어오기 위해 고개를 숙여야 했다.

지대장은 황당할 정도로 터무니없는 크기의 존재를 처음 본 순간,

자신이 민담 속에서 튀어나온 신화적인 괴수와 마주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지옥 불에 감싸여 나락의 불빛을 내뿜는 전설 속의 악룡을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이제 뒷다리로 똑바로 선 놈은

단단한 갑옷을 두른 커다란 꼬리를 발굽 주위로 휘두르고 있었다.

타이러스는 전투용 기도문을 읊조리며 마음을 가라앉힌 뒤에야,

현재 상황을 명확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놈은 전설에 나오는 용이 아니었다.


저건 타이라니드다.


그러자 곤충처럼 분절로 나뉜 몸 위에

보라색과 상아색 갑주를 단단히 두른 놈의 모습이 친숙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사실 타이러스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놈처럼 거대한 크기의 타이라니드를 본 적이 없었다.

담대한 지대장이라 할지라도

역대급 규모를 자랑하는 놈의 크기를 받아들이는 데에는 시간이 걸렸다.

똑바로 선 놈의 덩치는 바로 옆 전망대의 천체 관측창보다도 더 컸다.


타이러스도 쉽사리 놈을 향해 방아쇠를 당길 수 없었다.

한 명의 사람과 한 명의 괴물은 마주 보며 서로를 탐색했다.


"그러니까 네가 날 사냥하겠다고."


타이러스는 타이라니드의 얼굴을 샅샅이 뜯어보면서

놈의 눈이 그토록 지적으로 보인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그리고 놈은 분명, 사물을 분간하는 인식 능력도 갖추고 있었다.

어떻게 했는지는 몰라도 놈은 그가 누군지를 분명히 알아봤다.

그리고 나머지 동족들이 레기움으로 질주하는 동안,

이놈은 그를 잡기 위해 여기에 왔다.

혼자서.


타이라니드는 갑자기 자세를 바꾸더니, 발톱 하나를 들어 바닥을 두들겼다.

놈은 아예 타이러스에게서 눈을 돌리고는 자신이 위치한 전망대를 찬찬히 둘러보았다.

놈은 방안의 잔해더미와 부서진 기계를 하나씩 살피더니,

벽 한쪽을 차지한 관측창 밖으로 우주를 내다보았다.

놈은 명백히 타이러스나, 그가 가진 무기 따위에는 위협을 느끼지 않는 게 분명했다.


타이러스는 괴수가 자신을 무시하는 이 틈을 이용해,

혹여 있을지도 모르는 놈의 약점이나,

손상을 줄 수 있어 보이는 껍질 사이 연한 부분을 찾으려 노력했다.


지대장이 눈에 불을 켜고 자신을 살피는 와중에도

타이라니드는 오히려 바닥에서 떠다니는 금속이 신기하다는 듯,

지대장에게서 눈을 돌리고 부유 중인 잔해들을 바라보았다.

인공 중력이 맛이 가버리는 바람에 잔해들은 아까보다 더 높이 떠올라 있었다.


타이러스는 문득, 자신이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지가 떠올랐다.

놈의 껍질은 지금까지 그가 싸워온 작은 놈들의 그것과

성분상에서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만약 타이러스가 놈의 목까지 도달할 수만 있다면,

그의 체인소드가 놈의 목을 베어 넘길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인공 중력이 소실된 지금,

지대장은 이 육중한 괴수보다 훨씬 빠르게 이동할 방법이 있었다.

방향을 잘 잡아서 볼트탄을 쏜다면,

놈의 몸을 타고 오르는 대신, 그 반동으로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다.


타이러스는 일부러 자세를 무너뜨리고 쭈그려 앉는가 싶더니,

그대로 어깨를 이용해 바닥을 굴렀다.

지대장의 움직임에 타이라니드는 즉각 반응했다.


놈은 타이러스를 향해 고개를 홱 꺾었다.

비웃듯이 지대장을 바라보는 놈의 눈에는

그래서 네가 뭘 할 수 있겠냐는 업신여김이 역력했다.

절대로 잘못 본 것이 아니었다.

너무나 확실하고 친숙한 감정이라 지대장은 일순간이지만 정신을 팔렸다.

불과 1초도 안 되는 머뭇거림이었지만, 놈에겐 그것으로 충분했다.


타이라니드는 발사된 탄환처럼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돌진하며,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 타이러스에게 발톱을 꽂아 넣었다.


타이러스는 뒤로 도약하며, 체인소드로 공격을 막아내려 했지만, 완전히 방어하진 못했다.

단칼에 목이 날아가는 것은 피했지만,

부러진 놈의 발톱이 입 쪽에 있는 헬멧 안전망을 뚫고 들어와,

그대로 그의 턱 일부를 베어냈다.


타이러스는 당황하지 않고 몸을 굴려 다시 자세를 잡았다.

망가진 헬멧 구멍에선 피가 분수처럼 쏟아졌다.

자가 복구를 실패한 헬멧의 정보 공유가 끊기면서 정보창이 먹통이 되자,

지대장은 헬멧을 벗어버렸다.

무중력 공간에 피와 이빨이 흩뿌려지면서 그의 가슴께에서 둥둥 떠다녔다.


신체 보호기전이 작동되면서 진통제가 그의 얼굴을 마비시켰고,

잘려 나간 턱 부분에서 벌써 반흔이 구축되고 있었다.

타이러스의 몸은 어떤 상황에서건 자신을 보호하도록, 신체 대부분이 개량되어 있었다.


괴수는 그런 그를 두고 원을 그리며 빙빙 돌았다.


타이러스는 벌써 상처가 아물어 가는 얼굴을 잡고

부러진 턱뼈를 거칠게 제자리로 밀어 넣었다.

피를 너무 흘리는 바람에 시야가 아직 흐릿했지만,

두 번째 심장이 첫 번째 심장을 지원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덕분에

타이러스는 아직 자신의 계획을 진행할 수 있었다.


지대장은 놈을 기만하기 위해,

짐짓 도망가려는 척, 문으로 달려드는 시늉을 했다.

그러자 놈은 타이러스의 탈출을 막으려는 듯이 더 빠르게 움직여 문 앞을 막아섰다.

타이러스는 문으로 달려가는 대신 옆으로 빠지면서 괴수와 거리를 두고,

방어가 허술한 놈의 오금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

놈은 지대장의 갑작스러운 공격에 놀랐지만,

반동으로 뒤로 날아가는 지대장에게 질세라 꼬리를 휘둘렀다.

하지만 놈은 상황을 잘못 판단했다.


놈은 타이러스가 반동으로 뒤로 물러서려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놈의 생각과 달리 지대장은 뒤로 탄을 날린 뒤,

고개를 숙여 놈의 꼬리 공격을 피하며 오히려 앞으로 뛰어들었다.


타이라니드는 비명을 질렀다.


놈의 울음소리는 너무나 커서,

괴수의 가슴팍으로 뛰어들던 타이러스는

누군가 그의 머리를 잡고 관자놀이를 직접 두들겨 패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지대장은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대신 그는 체인소드를 높게 쳐들어 놈의 허벅지 부위를 힘껏 내리쳤다.

괴수는 지대장을 잡아챌 요량으로 깡충거미가 사냥감을 감싸듯 팔을 휘둘렀다.

하지만 지대장은 예상대로라는 듯이

놈의 넓적다리에서 체인소드를 비틀어 뽑아내고는 도약했다.

무중력 상태 덕분인지,

타이러스는 팔을 내리는 바람에 무방비 상태가 된

놈의 갈비뼈 부분에 단숨에 도달했다.


타이라니드는 지대장을 떨쳐내려는 듯, 다시 울부짖었다.

그러나 타이러스는 개의치 않고 체인소드를 휘둘렀다.

체인소드의 톱니가 놈이 순간적으로 들어 올린 팔의 손톱을 으르렁대며 잘라냈다.

손톱이 잘려 나간 놈의 팔은 검붉은색의 체액을 내뿜었다.

괴수의 체액이 쉭쉭 대며 바닥을 때리는 순간, 금속이 부글거리며 끓어올랐다.


타이러스는 의식적으로 입 안에 있는 산성 침샘을 작동시키며,

타이라니드의 머리 부분을 향해 다시 뛰어올랐다.

지대장의 입에서 뿜어져 나온 산성 침이

놈의 입 부근을 덮고 있던 경고한 장갑 외피를 녹이자,

괴수 놈도 어쩔 줄 몰라 하며 휘청이더니 뒷걸음질로 몇 발짝 물러났다.


타이러스는 놈이 정신을 차리기 전에

괴수의 어깨 위에 단단히 자리를 잡고 체인소드를 어깨 위로 들어 올렸다.

그리고 천지를 가를 태세로 체인소드를 휘둘러 놈의 목을 내려쳤다.

톱니가 비명을 지르면서 괴수의 목을 깊숙이 베어냈다.

그러자 타이라니드의 목이 갈라지면서,

뭔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공기 중에 놈의 체액이 흩뿌려졌다.


타이러스는 그걸 보며 새삼,

놈들의 피도 붉은색이란걸 다시 떠올렸다.

다음 순간, 지대장은 자신이 더 이상 놈의 어깨 위에 있는 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

괴수는 목이 베이는 순간,

지대장을 잡아채 자신에게서 멀찍이 떨어뜨린 것이다.

지대장을 움켜쥔 놈의 손톱 중 하나는,

그의 몸을 꼬챙이처럼 깔끔하게 관통하고 있었다.


생명공학의 경의,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타이러스의 몸도

이렇게 심각한 외상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의 몸을 꿰뚫은 놈의 손톱은

심장 두 개를 동시에 관통하고는 양쪽 견갑골 사이로 튀어나와 있었다.


상처 사이로 엄청난 피가 솟구치는 바람에 타이러스는 검붉은 망토를 두른 것처럼 보였다.

피가 빠져나오면서 힘이 빠진 지대장의 손에서 무기들이 떨어져 몇 미터 아래 바닥을 때렸다.


타이라니드는 손을 풀지 않은 채, 피를 흘리는 타이러스를 그대로 두고 자세히 관찰했다.

놈의 얼굴이 어찌나 가까웠던지,

타이러스는 놈의 이빨 사이로 흐르는 침을 볼 수 있었다.

지대장은 어떻게든 반격해보려 했지만,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타이러스는 놈이 거대한 아가리를 한껏 벌리고 자신을 쥔 손을 끌어당기자 안심했다.


이제 모든 건 곧 끝날 것이다.


타이러스는 놈의 아가리와 몇 센티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에 다다르는 순간,

아끼고 또 아껴 왔던 마지막 비장의 수를 꺼냈다.

지대장은 허리춤에 있던 수류탄들의 안전핀을 동시에 뽑았다.


네깟 놈에게 내 배는 못 줘.


타이러스는 연쇄 폭발이 둘을 완전히 가루로 만들기 직전,

의기양양하게 머릿속으로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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