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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Scars 1부 1장 (1) [일리아 라발리온 그녀의 인생]

너글종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02 01:16:08
조회 1172 추천 24 댓글 5
														

1부



[늑대와 대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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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잿빛 세계]

[육신]
[영혼]



지나간 것들이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났다.

일리아 라발리온은 자신의 재능을 깨닫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돌이켜보면 참 다사다난한 인생이었다. 젊었을 적부터 지금까지 겪었던 수많은 고난과 역경. 직업 특성 상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 때문에 온종일 긴장을 풀 겨를이 없었다. 머리가 하얗게 세고 얼굴의 주름살이 말린 과일 마냥 늘어난 지금도 일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갈고 닦았다.


쿤닥스가 모든 것을 바꿨다. 잿빛 세계. 스카즈들은 그렇게 불렀다. 그들은 사물에 재치 있는 이름을 붙이는 걸 여흥으로 삼는 듯 했다. 제국의 지도 제작자들이 정의한 쿤닥스의 명칭은 쿤닥스 프라이무스 EX5, 776 NC-X-S. 여기서 ‘NC’는 비순응적 세력 존재, ‘X’는 제노 점령 지역, ‘S‘는 원정 함대 파견 예정됨을 뜻한다. 이제 이 항목들은 전부 수정될 것이다. 제노 세력 제거됨, 행성 표면은 존재하는 비순응적 존재는 될 수 있는 대로 처리되었음. 915번째 원정 함대와 그 외에 원정에 참여한 다른 모든 함선들이 다음 원정지 탐색을 위해 점프 포인트로 집결할 것이다. 그리고 지도 제작자들은 무수히 쌓인 변경 사항 서류들과 씨름할 터였다.


원정이 거의 막바지로 다다를 무렵, 그녀는 잿빛 세계가 마음에 들었다.


그녀는 나이를 지긋이 먹을 동안, 이런 외진 행성에 온다는 것은 그저 상상의 영역이었다. 어쩌면 지금까지 지나쳐온 것들을 제대로 체험해 보지 못한 채 상상의 영역 뒤편으로 넘겨왔을 지도 모를 일이다. 디파트멘토 뮤니토룸은 창의적인 일과는 거리가 먼 기관이다. 이 기관은 대성전에 필요한 물자 수송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이곳에 종사하는 관료들은 정확한 명령체계, 토씨 하나 틀리지 않을 정도의 기억력, 오차 없는 통계 수치 작성 등을 요구받는다. 이 요구 사항들은 그들에게 매사에 정확하고, 기민하며 신중하게 행동하도록 주문한다.


그녀는 그들 중 한 명이었다. 그녀는 숫자 암호 해석가로 팔라마르 세쿤두스의 연락 기관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첫 경력을 쌓았다. 꽤 부담이 가는 자리였다. 어쩌다가 외계 신호가 국경선 가장자리를 통과하는 날이면 암호 해석에 진을 빼야했다. 언젠가 뒤풀이 하는 날이면 그녀는 진정으로 모임을 즐길 수 없었다. 업무 상 접하는 숫자 더미가 그녀를 압박하는 것처럼 주변 동료들도 그렇게 느껴졌다.


주변과 서먹하게 지내던 그녀가 태도를 바꿔 전면에 나설 때면 그녀의 실력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어느 무더운 날 행성 구획 책임자의 사무실은 더운 열기에 후덥지근했다. 그는 기분이 영 좋지 않았다. 전쟁이 장기전의 양상을 띠자 6개 전장의 야전 사령관들이 계속되는 대치전에 피로를 표하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기 때문이다.


그는 붉게 충혈 된 눈을 비비면서 책상 위에 높인 데이터 슬레이트 더미들을 내려다봤다. 너무나 초라한 행색이었다.

“저들이 아이락스 캠페인의 통계 자료를 요구하는군.” 그의 목소리는 텅 빈 듯 공허했다.

“제가 알고 있습니다.” 그녀는 말했다.

그는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꼬박 1년 전 일이잖나.”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눈 앞에 선합니다.”


그녀의 말은 허풍이 아니었다. 그녀의 방대한 머릿속의 지식에서 해당 캠페인의 첫 번째 항목을 뽑아내 불러올 준비를 마쳤다.


중계지역 알레프: 수송 차량 6대, 랜더(소형 운송 셔틀) 9대, 12개 연대

중계지역 바를: 수송 차량 3대, 랜더 2대, 3개 연대

중계지역 테크...

기타 등등.


그 후 그녀는 기존의 암호 해석가 일을 그만두고 팔라마르를 떠나 중앙의 요직으로 전근할 수 있었다. 이제 병사의 징병 문제를 헤아리는 게 그녀의 일이 되었다. 제 시간에 혼선 없이 정확한 탄약과 식량, 보조 물품 등이 배급되는지를 따지는 일이었다. 무척이나 반복적이고 단조롭고 그리고 고독한 시절이었다.


그녀는 이 일을 좋아했다. 직위가 올라 승진을 거듭할수록 더욱 테라에 더 가까운 자리에 부임했다. 이후 디파트멘토가 제국 전선 관리에 더욱 관여하게 되면서 군사 계급을 채택하게 되었다. 그녀는 루테넌트가 되었고 이윽고 대령이 되었으며 마침내 장군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그녀는 제국군이 그녀에게 보내는 존중을 즐겼다. 그들은 장군이 그들에게 어떤 존재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이를 잊어버렸을 때 그녀가 그들에게 뭘 할 수 있는지도.


원정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한 번 원정이 끝나면 곧바로 다음 원정을 준비해야 했다. 관리해야할 물자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자 제아무리 그녀라도 점점 버거워졌다. 수송차량 수천 대, 병사 10억 명, 라스건 1조 자루와 그에 따르는 충전팩 천조 개. 언젠가는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면서 대성전의 거대한 체계를 머릿속에 그리면서 그 패턴을 익혀야 했다. 그녀는 원정 함대가 항로를 따라 목적지로 향하는 것을 보았다. 그들 모두에게 전략적 목표에 따른 꼬리표를 부여하고 배치 형태와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작성했다. 그녀는 자신의 일을 좋아했다. 인류제국이란 거대한 체계 안에서 자신 역시 한 부분을 차지함에 자부심을 느꼈다. 혹자들은 그녀가 누군지, 그녀가 제국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기록하지도 않겠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자신의 업무를 두고 웃음을 지었다.


업무에 따른 보람. 그것이 바로 그녀가 긴 공직 생활 동안 바라던 것이었다. 거기서 그녀는 일할 의욕과 성취를 얻었다. 그러나 그녀가 얻는 성취는 주변인과의 상호작용과는 동떨어졌다. 그녀는 결코 자기 주변의 동료들을 안중에 두지 않았다. 그녀는 그들을 그저 그녀 주변에 움직이는 부품 정도로 여겼다. 그렇기에 사귀는 사람도 없었다. 마음을 굳게 닫아 사람들을 받아들이길 거부했다. 주변과의 타협과 그에 따른 불확실성은 용납할 수 없었다.


시간이 흘러 그녀는 이제 은퇴 권고를 받게 될 나이가 되었다. 짧게 친 단발머리는 십년 새 하얗게 새어버렸다. 그녀의 단정되고 군더더기 없는 제복은 한 세대 전의 장신구로 장식되었다. 그녀의 맞후임은 그녀를 무슨 고릿적 유물 정도로 취급했다.

이게 바로 내가 한 선택이겠지, 그녀는 생각했다. 한편으론 그 선택들 대부분이 선택이 아닌 필연적인 것이었단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이 은하는 아주 넓고 황제 폐하께서 모든 이들에게 할 일을 점지해 주셨으니. 그녀는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에 돌이켜 보면 아주 보람찬 인생을 살았다고 지금까지의 삶을 평했다.


그러나 인생의 말엽에 다다르자, 쿤닥스가 그녀의 시야를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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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두달 쉬고 이제야 번역 재개함 스위치 넘나 재밌는 데수우..


군사 용어는 언제봐도 너무 어렵드아 구글링 해도 긴가민가하고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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