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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대회스크]실장인 단편선-2 빛바랜 흔적들(상편)

Rettooth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8.11 21:29:10
조회 952 추천 26 댓글 7
														

'원룸 투룸 전세 000원' '우리아이 영어학원은 역시 네듀뉠' 'xxx물류 알바급구' '보험설계 전문'

'가정용 펫 전격분양' '환경을 지킵시다.' '예수천국 불신지옥 이 사탄의 ㅁ'


'찌--익'


"오늘도 별에 별 헛소리만 달려있네"


햇빛이 쨍쨍한 여름. 20대 청춘의 남자는 60대 노인의 몰골로 끔찍한 괴물들과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수많은 그림과 글자들의 집단공격. 쉽게 때지는 새것부터 벽과 물아일체의 지경에 이른 낡은것들, 흰건 종이요 검은건 글씨라는 것부터, 보노보노가 생각나는 기이한 것들 등 그것의 몰골과 두꺼운 지층을 보고있자면 꼭 다문화 사회의 절망편을 보는 기분이였다.


빠루의 뾰족한 부분을 지층의 틈새에 비틀어 집어넣고는 힘껏 밀어당긴다. 최초로 이 벽에 전단지를 붙혀낸 사람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놈 탓에 내 팔이 고통받아야 할 이유를 누가 설명이라도 해준다면 좋겠다.

녀석의 저항이 거세다. 더 많은 힘이 들어가고 더 많은 땀방울이 샘솟는다. 젊은 남성의 혈기를 따라 욕한마디 나올 법도 한데 내 머릿속에는 그저 쇠로 된 빠루의 허리가 휘는 것을 보니까 칼보다 펜이 강하니 펜을 받아내는 종이도 꽤나 강하겠거니 하는 헛생각만 가득이었다.


뚜둑하는 소리에 정신을 차려 내려다보니 떨어져 나간것은 다행히도 종이뭉치였다. 것을 구석으로 걷어차고는 남은 잔당들을 처리하기 시작한다.


"우와 이게 얼마만에 보는 거야? 그래 이런 것도 있었지"


벽에 가까워질수록 예전에나 보이던 기사나 사건들의 벽보가 여럿 붙어있다. 올해 초에 있던 이상기후 기사 작년에 한창 보였던 군사기지에서 레이더 실험을 한다는 벽보, 몇년전에 있던 대규모 시위에 대한 선언문의 일부 등 갈수록 그 흔적은 옅어져갔다만 확실하게 그곳에 있었다는 표식들이다. 그 사이에서 눈의 띄는 문구 'xxxㅔ서 ㄴx보 ㅏ xx기가 ㄴxx파라다이스!' 대충 수영복 광고인 듯 한데 너무 재수가 없었다.


"젊은이! 이쪽에도 할 게 많어 좀 도와"

"옙 갑니다"


그대로 파라다이스를 파/스로 만들어준 나는 옆쪽 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본래 예정대로라면 몇달간 뼈빠지게 알바를 하며 모은 돈을 이용해 한달간의 여유를 얻어내고서 고기와 여유가 흘러넘치는 나만의 파라다이스를 보내야만 했다. 젊은날의 혈기를 쏟아낸 불철주야의 빡샌 용돈벌이. 이제 남은것은 충분한 휴식과 보상인게 당연한 수순 아니었던가?

지금 내 손에는 고기집게 대신 쓰래기집게가, 앞에는 고깃덩이가 아닌 종이더미가, 주변엔 여유가 아닌 어른들의 수다소리와 옆에서 비웃듯 울어대는 들냥이들만이 있다.


"아유 우리 괭이는 어쩜 이리도 곱댜?"

"역시 젊음이 깡패라니깐에 오호홍"

"끼끼끼... 근데 뭐이리도 느리댜? 한 30분은 지난거 같은디"

"긍께말여 젊은 놈 대려대놨더니 맹 파이네"

"야옹~ 갸르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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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이리 되었을까? 혹시나싶어 마실걸 더 사러 나오던 때? 동네 할망구들의 눈에 띄었던 때? 이야기의 주제가 동네청결이었을 때? 내일 뭐하냐는 질문에 쉰다고 했을 때? 아니 입주할 때 '뭐해' 라는 질문에 '알바해요' 라고 자진해서 까발려버린 순간 부터였을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알바라는 건 할거없어서 하는 일 정도의 인식이니, 나또한 어느정도 동의하니깐 말이다.

겨우 전단지청소이고 동네 어른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지 하는 마음에 열심히 해보고 있으나 앞서 말했듯이 이놈은 겨우 전단지 뭉치 따위가 아니여서 낑낑거려야만 덜거덕 하는 소리와 함께 떨어져나왔다. 이거 종이 맞지?


빠루를 휘휘 저어대며 묻은 찌꺼기를 털어낸다. 별로 튀지도 않으면서 조심하라며 핀잔주는 할머니들의 호통과 함께 계속해서 청소를 이어나간다. 오래된 동네라 그런지 어르신들이 절반을 넘고, 이런 불법 전단지들에 대한 청소나 수거도 미미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때문에 전부터 이야기가 나왔고 슬슬 치워보자 하던 차에 세상 운없는 남자가 지나가던 차에 옳다쿠나 하고 잡혀버리고서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중인 것이다. 아아 이 불쌍하고 처철한 남자의 눈물나는 신파극을 보라!


"어이 김총각 헛짓거리 그만하고 종이나 뜯어"


...작업은 계속 이어진다.


(달가닥. 드르르륵..)


"후우 어르신들 이쪽부분도 다 끝났습니다."

"어디보자.... 읭 이게뭐여 아직도 한참 남았잖여"

"에이 이건 기계가 와야합니다요. 사람손으론 한평생이에요."


아무리 뜯어내고 뜯어내도 완전히 흡수되어버린 녀석들까지 처리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이다. 애초에 빠루 한자루 가지고서 몇 블록씩이나 늘어진 벽들을 죄다 원상복구 시키는 것도 막노동인데 이 이상은 진짜 전문업체의 손길이 필요한 상황. 결국 닥달하던 어르신들 또한 이내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이를 읽어낸 난 이제 끝이라는 기쁨과 더이상의 작업에 엮이기 싫은 마음에 급히 자리를 뜨려던 순간


"젊은이"

"네?"

"많이 힘들었지?"

"네? 아 아닙니다. 다 필요해서 하는 일인데요 뭐."

"그려~?"

"(뭐지 음료수라도 한잔 주시려나?)"

"그럼 조금만 더 고생해줘"


할머니의 발로 툭 걷어찬 전단지 덩어리들이 덜거럭 거린다. 결국 해가 세상을 주황빛으로 칠할 때까지 홀로 쓰레기들을 치워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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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어아어아 진짜 끝이다."


음료수고 뭐고 다 필요없다 오직 물. 바로 앞 편의점에서 물 한병을 사다가 금세 털어넣는다. 일하고 먹는 밥이 진미라던가 딱 거기에 걸맞는 맛이었다. 행복하다. ㅅㅂ 이런 행복은 다메데스요. 갈증 뒤의 해소, 해소 뒤의 현타, 현타 뒤의 안식. 몸과 마음이 진정되며 주변이 트이길 시작한다.


벽 뒤에 숨겨져 있던 또다른 벽, 그 위로 주황빛이 예쁘게 물들어 있었다. 감성적인 장면과 홀로 이 많은걸 해냈다는 자랑스러움에 조금 복받혀지는 순간이였다.

이제야 찾은 여유를 이용해 녀석들을 둘러본다. 연도가 조금 있는 것들이라 색이 바래고 찢겨져서 자세한 형상을 알아보긴 어렵다만 남은 초성과 그림으로 하나하나 해석해가며 본내용을 알아내는 소소한 재미가 있다.


이건 지금은 단종된 쟈코라는 음료수다. 악명이 자자하다고 들었는데 어떤지는 모른다. 저건 지하에 적들의 땅크가 묻혀있다는 식의 전단지다 예나 지금이나 음모론이란 건 레파토리가 비슷하다. 요건 좀 수위가 있는 사진이다. 얼굴과 중요부위는 죄다 찢어졌지만 그 외에는 모두 살결 뿐이었다. 역시 옛날이 더하다니까 하며 자신도 모르게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하나하나 풀어나가던 차에 아직 상태가 괜찮은 녀석을 발견하도 고개를 들어보니 순간 적녹의 눈과 서로 딱 마주친다. 이에 놀라 잠시 흠칫하여 뒤로 물러났다.


"어후 놀래라... 에....... 차..ㅡㅂ..니다...... 시...ㄹ...장..ㅅ..ㄱ?"


대충 해석해보니 '실장석을 찾습니다.' 라는 문구와 함께 그림인지 사진인지 모를 뭔가가 그려져있었다. 상태를 보니 한 3년? 5년? 꽤나 묵혀진 녀석으로 보인다.


'이ㄹ: ㄱ....'

'특징: 귀여움, 많이먹음, 테치테치 하다가 가끔씩 데스데스거림'


적어놓은 필기체와 어휘를 보니 초등생쯤 되는 꼬마가 만들어 붙힌 듯 싶다. 슬슬 자실장에서 성체실장으로 넘어가는 중간단계인 상태인듯 싶다. 뭔가 확실히 특징적이면서도 은근 풍겨오는 귀여움에 나도모르게 풉 웃음이 나왔다. 동시에 안타까움도 다가왔다.

머리 굵은 어른들이야 실장석들의 횡포와 패악질을 알기에 부정적인 입장을 주로 가지지, 어린아이들 입장에서는 작고 귀여운 요정과 같은 존재다. 물론 장난감이나 먹거리로 여기는 경우도 적진 않다만, 이렇게 직접 벽보까지 만들어 붙힐 정도였다면 꽤나 아끼고 사랑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실장석이 자연사를 맞이하는 확률, 그것은 갑자기 숨쉬기를 까먹어 질식사 하는 경우와 비슷하다. 즉 지극히 낮은 수치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실장석들이 인간이나 동족에게 살해당하거나, 먹히거나, 굶어죽거나 하는 식으로 70%가 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죽어버린다. 사육이라 할지라도 예외는 아니다. 주인이 버리거나 잃어버린다면 사육을 기다리는 것은 처절한 죽음 뿐. 이 아이의 실장석 또한 비슷한 결말을 맞이하지 않았을까


'꼭 차자주세요. 귀여운 아이에요.'

'또 특징: 엄마가 직접 다듬어준 머리삔을 차고 있어요.'


"음.... 뭐 잘 됬겠지"


그리 가볍게 넘겨짚으며 난 빌라의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딱히 엄청난 일도 아니였지만 몸은 살려달라고 부들부들 떨어대며 한칸 한칸 내딛기를 어렵게 만들었다. 끝내 집문을 열고 그대로 엎어져서 행복한 자유를 누린다. 동시에 생각한다. 내일은 절대로 그 할망구들과 엮이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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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데스, 데스웅?, 데에, 데프프프, 데갸악, 데뎃"

"........."


녹색의 파도가 나를 에워싸고 이리저리 흔들어 댄다. 다들 뭐라 떠들어 대긴 하지만 소리가 소리에 먹혀서 야만적인 괴성만이 전해졌다. 괴롭다. 그것들은 분명 나에게 몰려들었다만 시선만은 손에 들린 실장푸드 봉지에만 몰려있었다.


"똥닝겐!!! 푸드!!!! 푸드으으윽!!!!"

"와타시의 것인 데스! 와타시부터 주시는 데스"

"데스웅? 닝겐은 와타시의 세레브에 메로메로되서 푸드를 몽땅 바치라는 데스웅~"

"데갹 어딜 넘보는 데스! 뒤지라는 데슷"


(실장푸드를 바닥에 뿌린다.)


"아마아마 키타아아!!!!"

"맛있는 데스 맛있는 데스 어제먹은 3녀보다 더 맛있는 데스"


"...... 에휴"


엮여버렸다. 이번에는 더욱 곤란한 모양새로 단단히 엮여버렸다. 어제는 그렇게 못하네 뭐네 하며 쓸모없듯 말하더니 결국 또 끌려다니는 신세다. 당연히 거절도 생각해봤지만 그랬다가는 이 동네서 편히 지내기는 힘들 것 같다는 직감적인 판단에 이런 모양새가 되버렸다.

이번에는 동네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야한다는 명목으로 다 쓰러져가는 공원에 왔다. 녀석들 얼마나 푸드에 굶주린건지 처절하게 받아먹고 있었다. 그리고 난 이짓거리를 재수없으면 계속해야 할지도 모른다.


어른들 말에 따르면은 공원에 푸드를 뿌려서 작고 귀여운 녹돼지들을 보살피고 관리해서 젊은 혈기로 공원을 채우고 상태를 개선한다... 한마디로 뭣모르는 소리다. 동네가 노후되면서 젊은 사람들도 많이 떠나기 이전부터 이곳은 해골1개를 받았었다. 크기가 작고 존재감없는 곳이라 평가가 갱신되진 않았으나 운치범벅에 동족식이 일상인 부분에서 이미 해골3개는 당연지사, 이런 꼴을 정화하려면 어마어마한 일력과 시간과 노력이 있어야 하며 그 모든것을 젊다는 이유로 나 홀로 감당해야 한다. 절~대 불가능이란 소리 애초에 사람들이 녹돼지들 따위나 보자고 몰려든다부터 우물 안 개구리다운 생각이다.


"똥닌겐 손이 멈추는 데샥! 푸드를 더 빨리 뿌리라는 데갸아악"


뭐 아무리 푸념해도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 바뀐거라면 닥달하는 주체가 늙은이들에서 똥벌레들로 바뀌었다는 정도? 손으로 푸드를 뿌린다. 놈들은 좋아한다. 나는 죽겠다. 대충 봉지째로 흩뿌려놓고 갈까 생각하던 즈음 괴성속에서 녀석들이 하는 이야기가 귀에 들어왔다.


"데프픗 역시 노예들의 진상품은 언제나 사이꼬인 데스"

"그런데스, 역시 와타시타치같이 세레브한 몸들의 특권인 데스"

"퍄퍄 맞는데스요. 구석에 쳐박혀서 꼴갑떠는 분충과는 다른데스"

"세레브면 뭐하는 데스? 하우스도 없도 푸드도 즐기지 못하는 병신인 데프픗"


뭐지? 세레브? 그게 이름인가? 뭔가 싶긴 하지만 내 알빠는 아닌


"여기만 뿌리지 말고 구석구석 다니면서 못먹은 애들까지 한번에 뿌려브러라"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난 소심한게 아니라 걍 호구인 것 같다. 대충 녀석들에게 푸드를 빌미로 세레브라는 녀석의 위치를 확인하고는 한봉지를 탈탈 털어붓고는 몸을 옮긴다. 할머니들 중 애호파에 가까운 할머니가 한 충고가 생각났기에 만약 그 세레브라는 녀석이 찾아와 '와타시는 못먹은 데에엥' 이라고 꼰지르기라도 하면 귀찮아 진다. 이름부터가 분충다운 냄새가 나는 녀석이다. 반드시 찾아 먹여야 산다.


알려준 좌표에 가까워지면서 이제 끝이라는 생각과 어쩌면 좋나 싶어 걱정이 태산이다. 이 일을 계속 해야한다는 불안도 있지만 실장석놈들 머리카락이 조금씩 다른것 이외에는 죄다. 거기서 거기서 생겨먹었기 때문이다. 분충이라고 해도 실장석의 절반 이상은 분충이다.


"하나하나 찔러봐야 하나. 내 소중한 휴식시간이... 아니지 괜시리 '세레브니?' 했다가 '남편으로 삼는 데숭'

해버리는게 더 곤란해 지는데. 아 뭔가 특징이라고 할 만한게"


까지 생각하고는 난 생각하기를 그만두었다. 아무리 '세레브'를 찾으라고는 하지만 딱히 찾으려고 고민하지 않아도 눈앞에 있는 저걸 보고도 '세레브' 가 뭔지 모르겠다는 사람이 도데체 어디있나 싶었다. 그정도로 뚜렸하게 세레브가 뭔지 난 한눈에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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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같은 외모와 신체, 평균이상의 아름다움, 녹색의 원피스와 두건, 요정과 같은 뾰족귀, 적녹의 눈 은은히 풍겨오는 고풍스러운 느낌, 나는 허구한날 똥벌래들이 떠들어대던 '세레브'의 본모습을 체험할 수 있었다. 옆에서 데스데스 거리며 구경하고 있는 덩어리들과 비교되어지니 더더욱 그러했다. 심지어 독라녀석들 까지도 이를 느꼈는지 위험을 감수하고 멀찍이서 구경중이니 그 희귀함이란 말 다했다.


나는 굳어버렸다. 이 복잡미묘한 감정을 어찌 대처해야 할 지 모르겠다. 감정의 실타래가 서로 나서려다 꼬이고 뭉쳐서 난장판이 지금 머릿속에서 울려대고 있었으니 말이다. 생각지도 못한 실장인과의 조우, 세레브라는 것의 첫경험, 그걸 또 무시하는 똥벌래들을 향한 경멸과 대단함, 싫어하던 것이 가져다준 행운, 아까 그냥 떠나버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공포. 감정의 실타래가 하나하나 풀리며 차츰 머리가 진정되어가고 있을 무렵 그녀석이 나에게 말을 건넸다.


"뭐하는 거에요?"

"응? 뭐라고?"

"뭐하는 거냐고 묻는 거에요."


아차 실수했다. 마음을 정리한다는게 그만 상대를 몇초씩이나 뚫어져라 쳐다보는 장면으로 연출되어버렸다. 시비거는 거라고 생각하려나?


"아아 미안 조금 놀라서 그랬어"

"........"


녀석은 금방 시선을 내리고 꽃밭을 가만히 응시 할 뿐 아무런 반응이 없다. 주변의 실장석들이 데스데스거리며 녀석의 주변을 시끄럽게해도 그저 눈을 깜빡이는 등 미미한 반응만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에 실장석들은 뭐가 신나는지 목소리를 더 높여가며 주위를 어슬렁 거렸다.


"데뎃 닝겐이 온 데스. 닝겐상도 세레브상을 구경하러 온 데스?'

"테에 부러운 테치..."

"세레브 오네챠! 어떻게하면 오네챠처럼 손발긴긴이 되는 테치?"


"바보같이 굳어서 움직이지도 못하는 분충따위 운치나 먹으라는 테치

이걸로 와타시는 세레브보다 위에 있게되는 테치칫"


"테에엥 아야아야는 그만두는 테에엥"

"어딜 독라년들이 세레브를 넘보는 데스? 제 분수도 모르는 것들에겐 매가 약인 테츄악"

"레에.... 부러운 레치......"


특이하다. 이러한 경우는 듣도보도 못해던 경우다. 아니 좀 많이 특이하다. 내가 아는 선에서의 정보만으로 느끼는거지만 실장석이 실장인으로 진화하면 그 특유의 분충성이 더 쎄져서 간혹 난동을 피우는 사례까지 있다고 들었다


"엄지챠 쫌더 힘을 내보는 테치"

"레끄으으응. 레에 오네챠 좀더 높게 들어주는 레치 구두씨를 벗기기 힘든 레칫"

"6녀 오네챠 더 힘을 내보는 레치"


그런데 이놈은 좀 다르다. 분충은 커녕 양충도 아닌 뭔가가 망부석마냥 우두커니 앉아 시간을 보낼 뿐이다. 아무리 모습이 바뀌어도 근본은 실장석, 하나뿐인 머리와 옷가지를 목숨처럼 여기는 녀석일 터인데 머리카락은 장발이 아닌 단발이었고, 길거리 들실장들이 자신의 신발을 벗겨가려고 해도 그저 무심하게 여기고 있었다. 심지어 한짝은 이미 털려있다.


딱히 어찌할 바를 모르던 난 일단 할일을 끝내고자 봉지에서 남은 실장푸드를 꺼내어 나누어주려 했다. 눈 깜짝하기가 무섭게 녹색 덩어리들이 세레브의 곁에서 나의 곁으로 몰려들었다. 이것들 진짜 의리없구만. 봉지의 푸드를 일부러 멀리 뿌려서 실장인에게서 멀어지게 만든다.


"여기 한주먹 놓고갈테니 생각있으면 가져가"


한마디 하곤 뒤돌아 집으로 향한다. 잠시후 공원의 입구쯤에 다다랐을때 돌아서 녀석을 보자 아까 그 자세 그대로 앉아있을뿐 놓았던 푸드는 독라들이 훔쳐먹고 그 독라를 들실장들이 먹는 꼬리물기가 벌어지고 있었다. 아마도 이때 다짐했던거 같다.


(이거 계속 해봐야겠다.)


사실 난 세간에서 말하는 관찰파적인 사람이다. 뭐 그런거 있지 않은가. 게임을 하는것보다 곁에서 구경하길 좋아하는 사람 간간히 반응도 하고 훈수도 두는 그런 포지션의 인간. 나도 그런 부류중 하나일 뿐이다. 듣기로는 강제로 상황을 만들어서 즐기는 타입도 있다던데 나는 그런 변태까진 아니다. 그저 자연스레 던져진 불씨가 얼마못가 사그라들지 아니면 천하를 태워버릴지를 상상해가며 호기심어린 눈으로 구경하는 것에 만족한다.


뭐 한편으론 약 한달정도의 여름계획 중 절반이상을 방구석에서 tv와 낮잠으로만 때울것이 스스로가 보기에도 뻔하기에 조금이나마 가치있게 보내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그렇기에 더더욱 녀석에 대한 관심이 올라갔다. 영상으로만 보던 실장인의 실물 거기다 특이한 성격을 가진 녀석이라니 이만한 구경거리가 또 어디에 있겠는가


어차피 엮인거 한번 제데로 단물한번 뽑아 가겠다 스스로에게 약속했다.


-------------


"하아"


이번에도 어디 끌려갔냐고? 아니다. 시원한 방에서 음료수를 쌓아가며 인터넷을 즐기고 있다. 초라하지만 나만의 파라다이스. 그 파라다이스에서 난 즐기질 못하고 있다. 주말내내 재밌는 예능프로들을 보거나 나만의 해피타임 대신 의미없는 인터넷 검색만 주구장창 하고 있었다.


밖에는 전에 처리한 전단지들의 흔적을 지우는지 기계소리가 요란하다. 첨부터 불렀으면 편했을 것을... 실장석놈들 먹이주기는 자진한 덕에 매일매일 나가고 있다. 어느정도 목표가 생겨났기에 전처럼 무거운 발걸음으로 나가진 않는다. 당연하게도 녹벌래들과의 씨름은 힘들지만 그건 그거다. 하는것도 전단지에 비하면 그냥 노는거다. 날 힘들게 하는것은 따로 있었다.


"이놈 진짜로 뭐지?"


벌써 일주일째 돌맹이는 아무런 변화없이 가만히 놓여져 있다. 푸드를 주기도 하고 말을 걸기도 하고 혹시나 싶어 마법의 단어까지 외쳐봤지만 실장석들의 직스웅~ 소리만 찢어지게 들어먹고 자리를 피해야 했다. 진짜 돌. 아무런 감정없는 돌처럼 가만히 그 자리를 지키고만 있을 뿐이었다. 강제로 힘을 쓸수도 없는 노릇. 그저 묵묵히 보는것만이 전부이다.


아참 돌멩이는 내가 그 실장인에게 지어준 이름이다. 돌처럼 멩~하다 해서 돌멩이. 어디까지나 혼자만의 이름이지 녀석에게 알리지는 않았다. 애초에 대화가 어느정도 이루어져야 말을 하던가 말던가 할테니 말이다.


그나마 얻은 수확이라 하면 어제 잠깐이지만 부슬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슬슬 빗발이 거세지려고 했다. 보통 사람들은 오늘도 찝찝하겠거니 하겠지만 난 멩이의 안위가 걱정되기만 하다. 현관구석에 기대어 있는 우산 2개를 잡고 나간다. 지압용 슬리퍼를 신어서 그런지 묵직한 딸깍거림이 빗속에서 울려퍼진다. 공원의 들실장들은 금새 인간이 온걸 눈치채고는 자기들끼리 수근거리며 박스 문을 걸어잠궜다.


허나 멩이는 달랐다. 홀로 뭔가를 만지작 거리며 구경하고 있는데에 열중하고 있어서 내가 온지도 모르는 눈치였다. 그러다 거의 가까이 다가갔을 무렵에야 나를 보고서 깜짝 놀란다. 잠깐의 침묵 사이에서 손에 들린 뭔가를 난 똑똑히 보았다. 사육실장용 제품에 쓰이는 분홍빛의 원단을, 낡고 해지고 군데군데 바느질이 보인다. 특히나 분홍색 천과는 어울리지 못한 어색한 바느질의 하늘색 원단의 점이 눈에 띈다.


그 이상은 녀석이 뒤로 감추어 버리는 통에 확인하지 못했다. 다시 원점 평소와 같은 멩이로 돌아갔다. 소중한 시간을 방해한 것일까. 지금까지는 다른 녀석들이 방해하는 바람에 숨기고 있었던 듯 하다. 실정석 놈들에게 분홍색은 곧 사육이란 의미니. 소중한 만큼 더욱 감춰야만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녀석은 사육 출신이었던 걸까? 주인은 아쉽겠네 중요한 것을 놓쳐버렸으니


(위이이이이이잉)

(이쪽은 끝났습니다. 저쪽도 갈까요?)

(어어 수고들 했소 조금만 더 부탁드리요)

(위이이이이이잉)


"아 거 시끄럽네 좀 빨리 치우지"


저 기계음을 듣고 있자면 땡볕 아래서 고생하던 시간과 땀방울들이 배신당하는 기분이었다. 창밖으로 보니 기계의 손짓 한번으로 마치 청소용품 광고처럼 싹 지워졌다. 어른들의 칭찬과 감탄은 덤이다. 누구는 욕만 실컷 먹었던 것과는 대조되는 풍경이었다.


창문을 닫고 열기만 내뿜는 컴퓨터의 전원을 끈다. 마켓을 뒤지고 커뮤니티에 물어도 그것과 같은 생김새의 실장제품을 찾진 못했다. 아무래도 직접 수선한 모양인듯 한데, 그렇다면 난이도는 더더욱 올라간다. 아무리 퀴즈를 좋아한다지만 이번것은 난이도가 터무니 없다. 아무런 정보도 힌트도 없다. 유일한 것은 푸른 점이 있는 실장원단. 허나 마지막 희망이었던 인터넷조차 이를 해석해내진 못했다.


아무래도 슬슬 포기해야 할 시점인듯 하다. 애초에 우연히 만난 산물이었지 내가 책임져야할 의무같은건 없다. 순전한 호기심과 재미로 시작한 관계인데 관계를 진척시켜보고자 하니 벽이 너무도 높다. 멩이 입장에서도 모르는 인간이 귀찮게 구는것은 좋지 못할 것이다.


(위이이이이이잉)


아 몰랑 그냥 때려쳐. 그래 저 청소기계처럼 그냥 시원하게 치워버리자. 어차피 할 만큼 했지 않은가. 이이상은 효율 떨어지는 일일 뿐더러 혹시 순전히 재미로 다가갔다가 정이라도 들면 그땐 더 힘들어진다. 그런 얄팍한 정은 서로 상처주기 쉬운 형태일테니, 그냥 사라져가는 전단지들 처럼 하나의 추억으로 미뤄버리자. 응 그래 저 종이들처럼.... 전단지.... 그래 음....... 응?......


......!


"자 이제 저기만 하면 끝입니다."

"아이고 잠시만요!"

"엇 젊은이 구경왔어? 안늦었어 천천히 와 이 기계란 놈이 아주"

"그게 아니라. 잠시"

"?거긴 아녀 아직 청소가 덜된 곳이여"


어제와 비교해 어마어마하게 깨끗해진 벽들을 지나 아직 지워지지 않은 벽쪽으로 달려나간다. 얼마 남지 않은 찌꺼기들 사이에서 남은 전단지들을 하나하나 살펴본다. 어르신들의 못마땅한 눈빛과 청소업체 직원의 당황스러움 속에서 한땀 한땀 해치기를 몇분. 결국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 어째 익숙하다 싶더니"


설마가 역시나가 되는 순간. 아직도 또렷이 살아있는 적녹의 눈, 초록색 실장복과 대비되는 사육실장용 분홍색 리본. 한켠에는 파란 점박이가 그려져 있었다. 분명한 증거였다. 잊혀지고 버려져 작은 흔적으로만 남은 멩이 그녀석이 말이다.


---------


"나 왔어"


당연하게도 녀석은그곳에 그대로 앉아있다. 약간 젖은 옷에 진흙이 스며들어가 더러워졌다.


(슥)


아무말도 없이 내게 우산을 돌려준다. 어제 꽤나 쏟아지던데 도움이 됬다니 다행이다. 그런데 우산과 같이 준 슬리퍼가 보이질 않는다. 들실장들이 죄다 훔쳐가 추울까봐 벗어줬는데 신지 않았던 걸까?...... 아 발바닥 중간중간이 붉다. 지압용 돌이 좀 많이 아팠나 보구나 한손으로는 우산을 건내주며 한손으로는 낡은 원단을 손에 쥐고서 날 바라보고 있다. 이윽고 엉덩이에 숨겨둔 슬리퍼를 던지듯 돌려준다. 조금 미움받은 것 같다.


"그거 머리핀이지? 조금 망가졌네"


그 말에 멩이가 다른쪽 손을 슥 뒤로 감춘다. 누가봐도 낡아빠진 원단인데 '머리핀'에 반응한 걸 보니 정답이다.

멩이는 낡은 전단지 속 실종된 사육실장이었다. 어찌된 일인걸까. 실종되고서 어찌 아직도 살아있으며 어떤 방법으로 실장인으로 변했고 지금까지 이자리에서 가만히 있는걸까. 관찰파를 넘어 사람으로서의 순수한 호기심과 탐구심이 샘솟는다.

다만 기쁨의 미소가 나오지는 않았다. 억지로 참는것이 아니다. 이녀석이라면 보람찬 휴가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에 측은지심이 따라붙었기 때문이다. 절대 가벼이 다가가서는 안되는 것이라며 직감이 말해준다.


"조금 도와줄까?"


집에서 가져온 솜과 머리핀을 가져와보인다. 예전에 인형만들기 알바를 한 전적이 있었기에 재료와 실력은 자신있었다. 이거라면 제모습을 찾아줄 수 있을 것이다.


"왜이러는 거에요?"

"그냥 지나가는 오지랖이야. 난 너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받을건지 거절할지는

너의 선택이야 이 우산처럼. 어때?"


멩이는 멩 하니 이름값을 하며 날 바라본다. 저 눈이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모를 멩함이다. 못 믿는 건가. 아니면 이상하게 보는 걸까. 갑자기 찾아온 낯선이가 도움을 준다고 한다면 나또한 의심이 들 것이다. 하물며 들짐승이었던 녀석은 오죽 하겠는가.


앞서 말한건 거짓말이 아니다. 만약 이녀석이 바란다면 난 도움을 주고 거절한다면 여기서 끝낼 생각이다. 더 깊은 이야기를 볼 수 없다는건 아쉽겠지만 난 상황을 강제로 만들어서 즐기는 변태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자연스럽게 상대가 바라는 대로 나아가는 거다. 그래도 역시 욕심이 없을수는 없기에 몇초씩이나 이어지는 침묵에 내 머릿속은 걱정과 후회로 범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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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는 거에요."


굳게 닫혀있던 손이 열리고 녀석의 보물이 모습을 보인다. 나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세어나온다. 푸른색의 점. 확실히 상태는 나쁘지만 수선하면 괜찮을 것이다. 좋다 이걸로 조금은 녀석에게 변화가 일어난다. 이걸로 조금은 다양한 장면들이 연출될 것이다.


그러면서도 나 자신에게 이질감을 느낀다. 지금까지 다양한 볼거리 들이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열정적인 기분이 드는건 처음이다.

이건 얄팍한 동정심일까. 아니면 금세 정들어 버린걸까. 그게 아니면 단순히 흥미와 기대일까. 뭐가 되었든 멩이와 난 한발자국 씩 가까워지는데 성공했다.


앞으로 2주 남짓 내 휴가는 남아있다.


------------


"야 역시 전문가들이 손을 대니까네 뭐가 다르긴 다르구마"

"긍께 첨부터 싸게싸게 불렀으면 좋았잖여"

"이것이 돈맛이라는 거구만 조금은 팍팍 써도 되겠어"

"이번엔 어디에다 부를겨?"

"으이 이번엔 저짝 공원에 청소차 좀 불러다 싹 치워버리자고 안그래도

옆집 박여사랑 꽃놀이 할 곳이 필요하니"


(삑삑삑삑빅 뚜루루루루)


"근디 어디다가 부탁하는겨? 아까 저사람들한테는 맞기지 않고?"

"아 그 녹돼지들 관리하는 사람들이 따로 있다 카드라 동물보호단체? 그런건갑지"


(뚜루루루루 딸깍)


"아 거기가 그... 붉은? 하얀? 악마가 맞소?"


-(하)편에서 계속-

-------------





레후 단편이 단편이 아니게 된 레후우 큰일나버린 레후우

저번엔 분충이었으니 양충쪽으로 나가보는 레후

너무 미워하지 말아주시는 레훼엥 이거 끝나면 바로

분충 참교육물로 찾아오겠는 레후


+ 다음 하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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