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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대회]실장인 단편선-2 빛바랜 흔적들(중편)

Rettooth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8.30 02:44:32
조회 1149 추천 18 댓글 1
														

"자 다됬다."


알바를 한지 조금 지나서인지 실력이 확실히 녹슬어서 삐뚤빼뚤 바늘과 실이 들어갔다가 나온다 생각해보니 왜 알바에서 잘렸는지 생각났지만 비밀로 한다. 누구든지 저 은근 기대에찬 눈을 배신하고 싶은 마음은 없을테니 말이다.


기존의 원단을 벗겨내고 새 원단을 기워넣는다. 왠지 수선하는데 더 꼬질꼬질해지는건 기분탓이겠지. 익숙치 않은 탓에 손가락을 몇번 찔리긴 했지만 결과적으론 완벽하게 수선하는데에 성공했다.


"똑같아"

"그럼 나만 믿으랬잖아"


그렇게 만들어진 머리핀을 머리에 꽂는다. 그 과정에서 두건에 손을 대어도 역시 아무렇지 않다. 다른 녀석들이면 세레브거리며 지랄발광을 할 터인데 역시나 특이한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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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엉성하다는 거에요."

"그래? 아하하(뭐야 아까는 똑같다면서)"


좋은건지 싫은건지 에메한 반응때문에 찔린 손가락이 서럽게 시려왔다.


"일단 난 가본다. 필요한거 있으면 먼저 말해."


녀석 옆에 푸드 한줌 놓고서 자리를 뜬다. 당연하다는 듯이 들분충들의 개싸움이 벌어진다. 애초에 저거 뭘 먹기는 하는걸까나. 실장석들이 바퀴벌레에 준하는 생명력을 가졌다지만 생긴게 사람같이 생겨먹으니 이거 괜시리 눈이 간다.


아 걱정마라 난 이 관계가 직스같이 추잡한 욕망으로 나아갈 생각따윈 없다. 오늘의 행위는 어디까지나 판을 까는 것. 좋은 탑을 쌓기위한 대기기간이다. 마음이 급하다고 성급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천천히 진득하게 다가가야만 성공한다.


우리 어머니는 친화력이 참 좋은 사람이였다. 모르는 사람과 잠깐만 이야기할 뿐인데도 금세 친한 친구처럼 할말 못할말이 오가는 관계로 발전시켰다. 여기까진 그냥 그러려니 해도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자세히 듣다보면 뭔가 그사람의 깊은 이야기들까지 어느새 오고간다는 사실이였다.


생각해보라 처음 가보는 동네의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다가 주인 아주머니와 얘기를 나눈다. 시작은 분명 동네 지리라던가, 재료 가격이라던가 하는 단순한 주제였을 터인데 밥숟갈 몇번 넘기는 세에 무슨 사별한 남편 이야기까지 하며 울분에 위로에 아침드라마로 장르가 바뀌어있는게 아닌가. 단순한 말 몇마디에 백반 한상 처리한 시간에 술술 풀어지는 인생 새옹지마를 눈앞에 두고도 아무 감정없는 사람은 적어도 내 기준에선 존재할 수 없다.


이걸 20년 동안 붙어다니며 구경해온 내가 이러한 마술에 흥미를 가지게 되는건 시간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처음 기적을 접한 7살난 꼬맹이는 그렇게 관찰파로 각성하고 탐구파를 꿈꾼다.


"내 반드시 성공시키리라."


이야기 보따리를 푸는 데에는 어떠한 심오한 방법이나 과정이 필요한 건 아니다. 그렇다고 이혼 조정기간처럼 몇주간의 시간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오직 사소한 말 한마디로 이루어진 관계의 진전과 유지. 아마 이런 노력으로 애인을 만들려고 했다면 진작에 카사노바가 됬을 몸이겠지 해봐도 노력은 날 배신할때 거울은 언제나 날 배신하지 않았기에 꿈도 못꾼다.


나라는 인간은 예나 지금이나 끈기가 부족해선지 겁이 많아서인지 꼭 뭔가를 해보고 싶단 생각만 반복할 분 정작 직접 뭔가를 시도하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알바만 전전하는 것도 내가 과연 저기에 어울리나? 하는 생각에 입구에 발도 못들여보고 끙끙댄 결과물들 중 하나였다.


항상 후회에 후회만 반복하는 삶이었다. 단 한번내 내 힘으로 뭔갈 이루어본적 없이 어어 거리다 자빠지기 일쑤였던 내 스스로를 향한 부끄러움에 치를 떨던 지난날들이었다. 그래서일까. 어느새 난 뭔가를 해내보는것에 거의 집착하는 성향을 가지게 되었다. 한달간의 휴가를 거의 이 돌덩이에게 투자한 것도 여기서 비롯된 행동거지들이였다. 그리고 슬슬 그 못난 모습으로부터 벗어날 준비를 한다.


이번에야말로 내가 해보고자 하는 일도 이루고, 가치있는 경험도 해보고 나 스스로 한단계 더 성장하여 아름다운 참붕인생을 만들어 나가보는 것이다. 나도 한다면 해낼수 있다는 걸 스스로에게 증명해 내보이는 거다. 비록 그것이 겨우 실장인 썰듣기에 지나지 않더라도 어떠랴 좋은게 좋은거다. 한번 해보는거야.


...사실은 이미 그때쯤 알고 있었다. 좋은게 좋은거다. 그런식으로 자신에게 합리화를 시도하긴 했지만 가벼운 마음만으로 다른 누군가의 뒷모습을 구경하는 것은 사람이 할 짓이 못된다는 점을 나라는 인간은 언제나 질러놓고 후회하는 타입인 인간이었다는 사실과 함께 말이다.


"어어 거기 뒤쪽에 좀 있더라고"

"그럼 이쪽으로 몰아가보겠습니다."

"아니지 아니지 거기가 지금은 막혔을텐데. 씁 옛날지도라 좀 헷갈리네"


한참 생각을 정리하던 중 익숙한 목소리에 눈앞이 트였다. 동네 할아버지 한분이 고심하는 표정으로 하얀 작업복을 입은 사람 앞에서 뭔가를 중얼거리며 대화를 나눈다. 설마 또 청소인가싶어 에이 하며 지나가려던 순간 주름진 턱을괴던 손가락이 나를 향해버린다. 이젠 싫다.


"어어?! 저 총각한테 물으면 되겄네"


말이 끝나자 마자 흰 옷의 작업복을 입은 사람이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며 이것저것 물어본다.


"이 근처 xx공원에 대해 좀 아십니까."

"그 방금까지 얘들 먹이주고 온다고"

"먹이...?"

"아아 그 공원 관리하는 김에 겸사겸사로 뿌리게 했지"

"애호파거나 주인이시거나 뭔가 관계가 있으십니까"


녀석이 생각났다.


"아뇨 그저 지나가는 관계? 일겁니다. 가끔 주인이나 남편으로 부르는 놈들도 있긴 한데"


내말을 듣는건지 무시하는건지 흰 작업복이 고개를 끄덕이며 종이에 뭔가를 끄적인다. 슥슥 그어지는 펜소리가 이질적인 복장과 맞물려 왠지 사람을 긴장시킨다. 슥 스슥 이어지는 펜소리가 어느 항목에서 뚝 멈춰스더니 시선은 다시 나를 향한다.


"혹시 특이사항 있습니까"

"어떤"

"보스의 존재라던가, 어디에 군집이 있다던가, 변종이라던가"

"공원 허리쪽에 10박스가 뭉쳐있던데요. 그 외에는 글쎄요."


여기서는 말을 아끼는게 정답 같다. 앞의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묘한 위화감이 께름직함을 부르고 바로 옆에 서있는건 할머니들에게 잘보일려고 사비털어 청소차까지 부르는 할거 못할거 다 하는 여우같은 늙은이다. 괜시리 실장인을 언급했다가 '공원을 테마파크로 만들고 명물로 삼자!' 같은 공공을 핑계로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울 소릴 지껄이면 어찌하는가.


"젊은이 이젠 먹이주기는 안해도 되야"

"예? 갑자기요?"

"이틀전에 들었는데 전문가들분들께서 이제 실장석때문에 고생할 필요 없데. 동물단체가 일을 참 잘해줘"

"아~....? 그럼 어제랑 오늘은 왜 얘기를 안해준"

"난 일이 바빠서 어서 들어가 쉬어"


익숙한 뒷통수, 전에 고깃집 알바에서 느꼈던 ptsd가 슬슬 기어오른다. 어딜가나 계약기간까지 사람 끝까지 뽑아먹고 해고한다는 생각은 거기서 거기구나.


뭐 이제라도 전문가의 힘을 알아준게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청소업체가 공원을 깨끗하게 치워주면 그 역겨운 운치냄새도 줄고 새벽마다 울리는 실장석들의 울음소리도 작아지겠지. 처음 이동네로 왔을때 집값이 싼 이유를 단박에 깨달을 수 있었을 정도였으니까.


어찌됬든 그녀석 구경이나 할 겸 공원에는 갈 것이었다만 푸드에 눈이 돌아간 들짐승들과 씨름하는데 뺀 땀을 생각하면 괜한 짓거리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다. 어디까지나 호기심 많은 청년이라 사람인 이상 억울함은 당연한 몫이다. 터덜터덜한 기운빠지는 발소리에 길가던 우지챠가 비웃는 느낌이다.


"아니 이새끼가 진짜로 비웃네?"

"레삐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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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인은 이번에도 큰 돈을 들여 청소업체를 불렀다. 전에불렀던 청소차가 반응이 좋았으니 이번에는 더 키워서 공원 자체를 치워내기로 했다. 애초에 그리 큰 곳도 아니니까 싹 청소하고서 여사님들과 차나 한잔씩 하며 녹돼지들 구경하는 희망찬 미래에 들떠있었다.


앞에 동물단체에서 사전조사를 하러온 사람이 이런저런 질문을 하며 견적을 잡는 모습에 역시 전문가구나 하는 김노인, 왜 동물단체 이름아 '하얀 악마'인가 의아해했지만 뭐 대충 빨간악마에 깨끗한 흰색을 덛붙혀서 그러겠거니 지래짐작 떠넘겼다.


이름이 그러면 뭐 어떠하리 공원청소도 해주고 불쌍한 들짐승들 구제도 해준다는데 이런 애호파들이 어디있겠는가.


"말을 이어서 하자면 이러한 작업에 있어 여러 제약이 있습니다. 그냥 실정석도 애호법에 따라

여러 제약들이 따라오는데 앞서말한 변종이나 학대논란이 터진다? 일이 엄청 꼬이는 겁니다."


흰 작업복의 남자가 딱 봐도 호갱님 돈 빨아오는 말투로 멘트를 날리고 있지만 시골서 살다 자식들 결혼시키고 막 구석도시로 상경한 김노인의 입장에서 그런걸 알 리가 없었다.


"뭐 서식지 파괴다 뭐다 하는 그거요? 그냥 공원청소일 뿐인데 참나 글고 변종 그거

엄청 징그럽던데 가랑이에 달고다니는 것 보고 기겁을 했소"

"그래서 그런것들은 '청소'하는데에 조금 걸리적 거리거든요."

"뭘 어째야 한디"

"추가요금만 조금 내주신다면 됩니다. 저희쪽에서 연관업체를 통해 하이퍼 테크놀러지 충무공

마제스티 시스템을 동원한 역피라미드 관계를 이용해 조용하고 깔끔하게 치워드리죠"


그러며 작업복이 내밀어보인 계약서. "비밀보장서비스"란에 떡하니 싸인하라는 표시가 되어있다. 그 옆의 추가요금과 수십줄의 부가설명은 개미 마라만한 크기로 있다는건 상관없는 tmi다.


"싸인만 하시면 그 어떠한 논란거리도 없이 새것같은 공원을 약속드리겠습니다. 물론

이래저래 준비과정때문에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확실합니다."

"거 어쩔진 몰라도 청소는 깨끗하게 해주시는 거죠잉?"

"물론입니다. 다시한번 약속드리죠 무엇하나 남지 않도록 해드린다고"


딱봐도 뭔가 서로가 다른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양새지만 이걸 알아채줄 유일한 사람이 발에묻은 구더기 피와 운치를 툴툴 털어대며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계약서에 싸인은 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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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있으면 공원이 청소된다더라"


점심이 살짝 지나간 시간. 테챱거리는 짭짭거림도 슬 가자앉아 노곤함이 공원을 덮는다.


"동네 지나갈때마다 냄새때문에 죽겠었는데 어후 잘됬네 잘됬어"


벤치에 앉아 시시콜콜한이야기를 하고 녀석은 여전히 멩 하니 앉아있다. 전과는 다른 점이라면 머리에 파란점이 찍힌 리본같은 덩어리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 정도다.


"그나저나 좀 있으면 사람들 몰려올텐데 괜찮겠어?"

"데갸아아 똥남편! 푸드는 어디있냐는 데스! 감히 부인과 자들을 굶기는 데스? 가장실격인 데스!!"

"헷갈리게 하지 말고 다 나가!"


머리핀을 고쳐준 이후로 큰 이벤트 없이 한주가 넘도록 같은 일상을 반복한다. 아침에 일어나 어른들 닥달에 시달리고 점심쯤 실장석들 닥달에 시달린다. 애호파 할머니를 설득해 얻어낸 실장푸드를 대충 뿌리고나면 다시 벤치에서 가만히 앉아있는다. 가만히 앉아 구경하기도 하고 실장석 녀석들을 손봐주면서 시간을 보낸다.


이거이거 쉽지 않다. 괜히 돌멩이라고 지었나? 이름값을 너무 잘하잖아. 걍 떠벌이나 지지배같이 자주 떠들것 같은 이름을 지어줘야했나 싶다. 그정도로 뭔가 파고들어 상황을 진전시킬만한 요소가 보이질 않는다.


"...그래서 어떻게든 잡아내서 혼쭐을 내줬었지"

"나쁘네요."


매일 이런 반응이다. 백이면 백 단답. 이 주제도 영 아닌건가. 창문으로 들어왔던 분충과 있던 썰을 풀어봐도 미마한 만응이다. 한시간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소재란 소재는 다 털어넣어버려서 별것 아니게 스쳐치나가던 일도 양념을 쳐야할 지경에 이르렀다. 아무리 해도 엄마에게서 느껴지던 스무스함을 재현하기는 어렵다. 경험차이를 우습게 보지 말아야 했다.


어딜 놀러간다던가 맛있는걸 먹는다던가 하는 식의 방법들도 있기는 한데 얘가 누구냐. 돌멩이다. 돌. 엉덩이가 바닥에 붙어서 떨어질 생각조차 없는 애를 가지고 뭘 하겠는가. 결국 할수있는 영역이 좁아지니 얻어내는 정도도 작아진다.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기회를 완전히 놓칠수 도 있다. 이벤트간의 간격이 너무 멀어지면 다시 그 상태로 끌어올려지기 힘든게 생물의 심리, 한번 흐름이 생겼을때 끝까지 타고가야 한다. 그러니 제발 이름값좀 그만하고 뭐라도 해주라!


"...한편으론 아쉬워 그냥 죄송하다고 했다면 용서해 줬을텐데"


감정없이 내뱉은 한마디. 이제 그냥 체념한다는 의미의 마침표였다. 오늘의 소재도 다 썼고 이이상 진행하면 상대에게 귀찮게 다가갈 수 있다. 사회생활 경험은 적어도 이정도 눈치는 있다.


아마 내일 또 도전해야 할 것 같다. 다음엔 어떻게 다가가야 하지? 참교육 썰은 재미없어하고 인간사회 이야기도 영 효능이 없다. 아예 만화쪽 이야기라도 끌어써야 할까?


"그렇게 쉬운 거에요?"

"어? 뭐가"

"그렇게 나쁜짓을 해도 괜찮았어요?"


녹색의 뒷통수에서 적녹의 점이 찍혀있다. 아니 아니다. 녀석의 고개가 이쪽을 향하고 있다. 갑작스런 이벤트에 얼굴은 얼떨떨함으로 자연스레 일그러진다.


"힘들지 않을까요"


처음으로 나에게 온 질문, 똥꼬쇼 끝의 기회! 반드시 연결짓는다. 흘러내린 머리를 넘기며 동시에 표정을 다듬는다.


"하지만 그건 본인이 잘못했다는 걸 안다는 증거같은 거잖아 오히려 좋은 신호 아닐까 생각해"


꽤나 멋진 멘트와 이어지는 침묵. 이런건 진짜 별로다. 전에도 그랬지만 저 눈이 도데체 뭘 말하는건지 감이 안잡힌다. 성공이냐 실패냐 쉼표냐 마침표냐 자 과연 결과는.


"그런거겠죠"


정답이었습니다!


"뭔진 몰라도 할 말 있으면 해. 그게 속풀이든 질문이든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


강요하는 게 아닌 권유하는 느낌으로 스스로가 선택하는 방향으로 편안한 마음으로 이야기 하도록 한다. 길게 숨을 들이마쉬는 공기소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곧 시작한다는 결정적인 신호다.


엄마 내가 해냈어요! 나도 관찰에서 탐구로의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구요. 손에 쥔 푸드봉지를 팝콘삼아 껴안고 호기심 많은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자리를 지켜본다.

막상 시작하려니 조금 긴장되긴 하지만 여기까지 와놓고 도망치는 것도 불가능하다. 좋아 끝까지 한번 가보는거다.


이건 절대 나쁜짓이 아니다. 이 이야기는 녀석 스스로의 의지대로 말하는 것이고 나는 그저 아이의 사연을 듣고있는 푸드 아저씨에 불과하다. 이녀석은 속깊은 이야기를 해서 속풀이를 하는 거고 난 그냥 겸사겸사 즐기는 것 뿐인 윈윈. 그것 외에 그 무엇도 아니다.


"예전에는 사육이었어요."

"응응(이미 알고있었지만)"

"그땐 지금처럼 손발긴긴도 아니었던 거에요"

"음 그렇구나(당연한 말을)"

"아직 자실장일때"

"으흠~"

"주인을 죽일뻔 했어요."

"아하 그러.......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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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챠아아악"

"이번에는 또 뭐가 문제인거야"


오늘도 변함없는 하루가 반복되고 있다. 여느날처럼 개념이는 이시간만 되면 땡깡을 피우며 소리높여 테치테치 거리고 있다.


"왜그러니?"

"개념이가 또 울어요"

"테챠아아악 똥닌게에에엔"


자신에게 잠깐만 시선을 땠을 뿐인데 자실장은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했는지 아예 바닥까지 굴러가며 좌로 우로 브레이크댄스를 춘다. 그냥 이름을 단비로 짓는게 더 어울릴 정도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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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 어떻게든 해보렴 저러다 또 바닥에 똥칠하겠어"

"엄마 좀 도와주세요."

"너가 대려올 때 말했었지 확실히 책임지겠다고 근데 이게 뭐니 가뜩이나

이사준비로 머리아픈데 계속 엄마 힘들게 만들거야?"

"테챠아아아아아아아악 똥 노예에에에에에에에엑"


이번에는 무엇에 꼬투리가 잡혀서 이러는 걸까. 그게 뭐든 별것 아닐게 뻔하다. 저번에는 배가 고프다는 이유로 점심을 훔쳐먹고 운치를 눴다. 이틀전에는 박스로 만든 집이 좁다고 다 찢어놔서 한시간 동안 가루를 치우는데 애먹었다. 어제는 슬슬 이삿짐을 정리한다고 방을 치웠더니 자기 물건을 훔쳐갔다며 난동을 피우는 통에 다시 짐을 풀어해치는 일도 있었다. 정말 많은 일들이 이 작은 방안에서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었다.


길거리에서 처음 눈이 마주치자 대려가달라고 구슬피 울던 모습은 단순 연기에 불과했었는지 의심될 정도의 심한 변화다. 처음 왔을땐 어리광도 부리고 심술도 부리는 귀여운 아이였는데 어째서일까. 분명 투정을 부릴때마다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줬는데 도데체 어디가 부족해서 이러는 거지 곰곰히 생각해봐도 아직 초등학생에 불과한 아이가 알 리가 없었다. 실장석이란 존재는 오만과 자아도취에 미쳐있는 생물이라는 것을.


"테치이익. 테치이익"

"진정하고 한번 말해봐 응? 이번에는 왜그래?"

"아타시는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존재인 테치!"


아 오늘은 신세한탄이다. 조금 힘들게 되었다. 이번에는 뭐에 꽃혔길레 이런 격한 반응이 나오는 건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가벼운 껀덕지일 경우에 뭐가 먹고싶다던가 심심하다던가 하는 거기서 거기의 목적이 먼저 튀어나오는데 조금 난이도가 높은 걸 바라는 경우 갑작스런 신세한탄이 쏟아지기 시작하니 처음 당했을때는 심히 당황해버렸다.


"아타시는 지런 좁고 습한 운치굴같은 곳에서 사는 테치!

역겹고 맛없는 푸드만 먹는 테치, 아무런 자유도 없이 새장에 같힌

가여운 참생을 살아가고 있는 테치! 하고싶은 것도 할 수 없는

비루하고 가여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테츄아아아아아"


"그래서 하나하나 들어줬잖아 푸드도 비싼걸로 바꿔주고 하우스도 새로 사줬구

더 비싼것들은 힘들어 모아놓은 용돈도 다 털었단 말이야

하고싶다는 것도 엄마가 금지한 자를 가지겠다고 하는 것만 빼면 다 들어주잖아"

"애초에 이름부터가 어이가 없는 테치 감히 세레브한 와타시에게 "개" 자를 붙히는게

말인테치 운치인테치?!"

"그건 엄마가 잘 좀 지내라고 지어준...."

"마라같은 소리 집어치는 테치! 저런 똥닌겐하나 못이겨서 빌빌거리는게 무슨 자랑인"

"야!"


갑작스런 큰소리에 놀란 개념이가 빵콘하며 뒤어 넘어간다. 엄마를 향한 모욕을 들었더니 순간 욱한 마음에 소리를 질러버렸다. 녀석이 테테 거리며 머리를 감싸안는다. 어린마음에 걱정이 올라온다.


"개념아 괜찮아?"

"테에에에엥! (힐끔) 테에에에에에엥!"


또 시작된 가짜눈물시간. 꼭 푸념뒤에 불리하다 싶으면 바로 이런식으로 나온다. 그래도 이정도 하고 시작된거면 다행인 것이다. 왜냐면 이 시선의 끝은 항상 이 쌩쑈의 목적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 푸념을 겪었을때 그 의미를 몰라 몇시간씩 대치했던 때에 비하면 선녀다.


(매지컬 하트~! 우리모두 세레브한 마법을 펼쳐보아요. 이 세레브 복장 세트만 있다면 당신도 우리와 같은 매지컬 실장이 될수 있다! 단돈 xxx원에 기적을 만나봐~)


뭔가 싶어 시선을 따라가보니 tv에서 실장전용 프로의 광고가 한창 나온다. 아마 저걸 사달라는 소린거 같은데. 아까 말해줬듯이 이미 용돈을 다 털어 수중에 남은건 500원짜리 컵볶이값 밖에 없었다. 허나 난 모르겠다는 식으로 개념이는 바닥에 뒹굴거리만 한다.


아 얘 빵콘했었지


"꺅! 아들! 바닥에 똥칠하기 전에 잘 처리하라 했어 안했어!"

"다 당장 치울게요."

"어우 저걸 진짜 버리든가 해야지"

"테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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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이 된지 2달.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기간동안 순수하고 여린 주인의 보살핌속에서 충분히 질높은 삶을 살고있던 개념이었으나 개념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스스로를 진심 불쌍하다 여기며 질리지도 않고 울어대었다.


"아타시는 개 따위가 아닌 테치 아타시는 세레브인 테치!"


마지못해 스스로에게 세레브란 이름을 붙힌 자실장. 세레브는 아직도 뾰루퉁한 얼굴을 한체 주인에 대한 원망과 스스로를 향한 연민에 휩싸여 자신에게 옷 한벌 사주지 못하는 똥노예에게 저주를 퍼붓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나마 쓸모있는 녀석이었다. 일가실각에서 홀로 살아남아 죽음을 기다리던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 주고 사육으로 삼아줬다. 맛있는 밥도 주었다. 행복한 순간이었다. 녀석을 주인이라고 불러주며 애교도 부리고 재롱도 부렸다. 가끔씩 심술을 부리면서 어리광을 부리면 무엇이든 이뤄주던 스스로 행복하다고 밑는 시간을 보내왔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였을 때의 이야기 진실을 알고부터는는 주인이 아닌 노예라고 부르며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 깨어있게 되자 모든것이 달리 보였다. 세레브라 믿었던 집은 구석에 곰팡이가 핀 운치굴이었으며, 음식은 들짐승들이나 먹을 음식물 쓰레기이고, 주인이 제공하는 행복은 세레브한 자신이 당연하게 누려야만 하는 정당한 권리이자 노예의 의무라고 그렇게 개념이는 세레브로 다시 태어나게 된 것이다.


자신은 좁고 냄새나는 곳에 철저히 가둬두면서 자신은 바깥의 자유를 누리는 불합리한 생활이 매일같이 이어지고 있다. 감히 우주의 보배인 자신을 이런식으로 취급하다니. 눈치를 운치에 말아먹어버린 똥멍청이와 함께 산다는 것은 너무도 힘든 일이다.


어제는 걸래같은 운치색 옷이나 입혀다니던 주제에 새옷 한벌 사주기 싫어 변명을 늘어놓는 꼴을 보고있자니 치가 떨렸다. 겨우 노란색 종이쪼가리 몇개만 주면 그만인것을 그거하나 못하다니 원


한참을 투덜거리며 뒷담화를 하던 중 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시간이면 똥노예가 올 시간. 오냐 잘 왔다. 이번 기회에 귀에서 피가 나올때까지 아주 혼구녕을 내주는 것이다


"똥닌겐! 여기 잠깐 앉아서 얘기를"

"쨘! 너가 말하던 매지컬 리본 대령이요"


TV에서 나왔던 분홍빛의 매지컬 실장복 그중 하나인 머리핀이 눈앞에서 영롱하게 빛나고 있다. 세레브는 뭔가 말하려던 것들은 죄다 까먹고 매섭게 달려와 리본을 낚아채간다. "테츄웅 테츄우웅~" 거리면서 그리도 좋은지 얼굴을 연신 부비적댄다.


초등학생이 무슨 돈이 있어서 구해왔냐 묻는다면 사실 저건 가짜다. 정확히는 천원샵에서 파는 싸구려 실장머리핀들 중 비스무리한걸 하나 찾아서 샀을 뿐인데 실장지능에서 분홍색이라면 다 거시서 거기인 것이었다.


"구하는게 힘들어서 머리핀만 가져왔어 다음에는 다른것들도 가져와줄게"

"테프픗~ 똥노예가 그래도 노력한테치. 그래도 다음엔 제대로된 매지컬 세트를

가져오라는 테치 노예로서의 의무인 테칫 테츄웅 테츙"


나머지는 부분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막막했지만 그런 고민도 개념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아무렴 어떠냐는 식으로 넘겨짚는다. 컵볶이 값을 희생한 보람을 느꼈다. 오늘 하루는 무사히 그리고 조용히 지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얼마만의 평화인가. 남은 시간동안은 학교 숙제를 해놔야 안전하겠지 혹시 나중에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테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학교숙제는 지금 미뤄야겠다.


"뭐야 무슨일이야"

"매지컬이 매지컬이 테챠아아아악"


실컷 부비적 거리던 것이 화근이었다. 역시 싸구려라는 한계를 넘지 못한 탓에 약간의 힘만 들어갔음에도 크게 찢어져 구멍이 나있었다. 고작 실장석의 힘에 이런 사단이라니 꾀를 썼다가 더 큰 문제를 만들어 버린 꼴이다.


"테챠아아아아아아아아아"

"진정해 내가 해결해 놓을게"

"테챠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래 엄마가 오면 다시 고쳐놓을게"

"테챠아아아아아아아아아"

"걱정마 다시 매지컬하게 만들어 줄테니까 응?"


(까똑)


"엄마 오늘 일이 있어서 늦게 들어갈거야 밥해 놨으니까

먹고 빨리자"


그날은 녀석을 진정시키느라고 시간을 다 써버리는 바람에 새벽을 새야만 했다. 닫혀가는 눈과 싸워가며 끝낸 숙제를 가방에다 넣어놓고 리본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찬장에서 꺼낸 바늘과 천으로 엉성하지만 수선을 한다. 내가 좋아하는 가장 파란색 천을 동그랗게 잘라붙이고 삐뚤빼뚤 바늘과 실이 들어갔다가 나온다. 익숙치 않은 탓에 손을 몇번 찔리긴 했지만 결과적으론 뜯긴 구멍을 막아내는데에 성공했다.


자리를 정리할 생각도 못한체 그대로 침대에 쓰러지듯 눕는다. 고된 일정이였지만 개념이를 위한다는 생각만으로 어찌저찌 해내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파란색이니 녀석도 좋아하겠지? 그리 생각하니 긴장이 풀리면서 눈이 스르르 감긴다.


"윽!"


뜨끈한 뭔가가 얼굴을 때리는 느낌에 잠에서 깨어난다. 순간 구리구리한 냄새가 코를 때려 헛구역질이 나왔다. 얼굴에서부터 뚝뚝 물방울이 떨어져나온다. 피인가 했지만 것은 초록색을 띄고 있었다. 운치였다. 그리고 운치가 날아온 방향으로는 개념이가 손에 운치를 들고 씩씩거리고 있었다.


"이게 무슨 짓거리인 테챠아아!"


영문모를 사태에 아무런 말도 나오질 않는다. 창문밖의 햇빛이 아침임을 말해준다. 배고파서 그런가? 또 뭘 사달라는 건가? 원인을 생각하던 차 얼굴에 또다시 뭔가가 날아온다. 푹신한것이 운치는 아니다. 머리핀이다. 정확히는 어젯밤에 수선해둔 실장용 머리핀이다.


"감히 아타치의 보물을 그딴 걸래짝으로 만들어 놓은 테츄카"


분명 열심히 고쳐놨는데. 가장 아끼던 푸른색 천까지 잘라줬는데. 감사는 커녕 화로 일그러진 얼굴을 내보일 뿐이다.


"이 똥노예 씹어죽이는 테치! 아가리로 백번 천번 씹고 씹어

일만번 다시씹어 백골까지 씹어먹어 주는 테챡

저 똥통을 해집어다 뇌를 으깨고 파내서 운치로 가득 채워주는

테에에에에엑"


"이게 다 무슨짓이야!"


때마침 엄마가 들어와 소란을 막지 않았다면 그 작은 이빨에 얼굴가죽이 물어뜯길 뻔 했다. 충격에 아무말도 못하고 그저 가만히 얼빠진 얼굴만 할 뿐 지금도 목덜미를 잡힌체로 욕과 이빨을 딱딱거리며 위협하는 녀석을 어찌 해야할지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


"여기서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


이른 아침의 공원은 회색빛에 적적한 바람이 분다.


"똥노예 마마! 여기가 어딜봐서 매지컬 랜드인 테치!"


씩씩거리며 폴짝거리는 돼지가 꽥꽥거리기 바쁘다. 어제 그 난리를 피워놓고 뻔뻔하게도 머리에는 푸른반점의 머리핀을 달고있다. 뭐라더라 매지컬 랜드로 갈때 필수라나. 아마 정장같은 위치라 생각한다. 똥벌래 따위가 어디서 본건 많아서 사람 귀찮게 만든다. 어딜 노예가 주인에게 손을 대냐며 손에서 벗어나려는 녀석을 소원대로 공원 바닥에다 놓아준다.


"지금 무슨짓인 테치! 헛짓거리 말고 빨리 연회장으로"

(우르르르르)

"테챳?!"


박스를 쏟듯이 밖으로 집어던진다. 풀숲으로 향하게 했으니 다칠 일은 없다.


"이게 무슨"

"나였으면 분쇄기에 갈아넣든, 산채로 으깨든 했지 절대 이러지는 않을거다."


지금껏 저 손바닥 남짓한 덩어리 따위에게 얼마나 시달렸던가. 지금까지는 출장때문에 오지 못하는 남편을 대신해서 아들이 외롭지 않게하기 위해 꾹 참아왔다만 이젠 한계다. 이녀석은 선을 제데로 넘어버렸다.


젊었을때의 성질이었다면 몇날몇일을 학대하다 죽여도 아무렇지 않을 분충년이었어도 자식의 순수한 마음에 상처를 줄까 새집으로 대려가려고 했다. 물론 지금은 다 옛말이다. 이삿짐을 정리하다 쓸모없는 것들을 폐기처분하는 일. 딱 그정도의 일이다.


"그 순한것이 준 호의를 엿으로 바꿔먹으니 어때? 후련하냐?

내가 다른건 몰라도 내새끼 가슴 후벼파는 꼴은 더이상 못보겠다.

지금까지 사준것들 다 두고갈테니까 잘먹고 잘살아봐"

"이... 똥노예가 무슨..!"

"아유 우리 주인님 좋으시겠네요~ 그 운치굴에서 나오셨으니까

드넓은 야생에서 자유를 누리며 잘살아보는 거에요 안녕~"


모든것은 순식간에 정리되었다. 2달간의 괴로움이 단 2분 남짓으로 떠나간다. 진작에 이럴걸 하는 후련함에 기분이 좋아졌다가 이걸 아들에게 또 어떻게 설명해야하나 하는 막막함에 또 쳐진다. 저딴거 처음부터 들이질 말았어야 했는데. 뒷자석에서 곤히 자고있는 녀석의 편안한 얼굴이 울상이 되면 어쩌나 부모로서 걱정이 많다.


자동차 백미러에 비추는 장면은 가관이다. 운치를 질질 흘려가면서 필사적으로 달려오는 녹돼지 한마리. 어쭈? 아예 속옷을 벗어던지며 뭐라뭐라 떠들어 댄다. 뭐 내 입장에서는 뻐끔거리는 금붕어 꼴이 따로 없다만, 녀석이 저리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니 옛날생각이 떠올라 은은한 미소가 퍼진다.


다시는 이동네로 돌아오지 않을테니 평생 만날수는 없다. 아들녀석 많이 울겠지? 그래도 한달만 지나면 다시 기운을 차릴거고 몇년만 지나면 한때의 추억으로만 남을것이다. 멀지만 확실히 있었던 흐릿한 흔적으로만


그거면 충분하다.

--------------------------------


"주인사마! 잘못한 테치! 반성한 테치!"


땅에 내려지고 차문이 닫히는 순간. 동물적인 직감이 등골을 서늘하게 만든다. 빵콘이야 자연스레 튀어나오는 상황


"와타시가 빵콘해도 깨끗하게 하는 테치! 운치는 당장 치우는 테치!"


어기적 어기적 손으로 운치를 덜어내가며 애써보지만 갑작스런 날벼락의 영향인지 빵콘이 멈추지도 않고 계속 쏟아져나온다.


아무리 외쳐봐도 돌아오는건 무심하게 떠나가는 자동차 뿐 들리지 않는건가 싶어 달려가며 더 큰소리로 외쳐본다. 다를건 없다. 뛰는데 걸리적 거리는 빵콘을 속옷과 함께 벗어던져가며 어떻게든 닿아보려 애쓴다. 쓸모없는 짓이다.


"이 머리! 더이상 관리 않아도 되는 테치! 귀찮아 할 필요 없는 테치"

"이 옷! 만져도 괜찮은 테치 특별히 허락하는 테치잇"

"이 머리핀! 주인사마가 주신 선물 잘 간직하는 테치! 아무리 걸래짝 같아도

잘 챙기는... 테벳"


소용없다. 작고 하찮은 자실장의 목소리따위 자동차 배기음에 뭍혀 시끄러운 소음에 지나지 않았다. 짧은 다리를 열심히 흔들며 달려나가 보지만 그 노력도 길가의 조약돌 따위에 무너져내린다. 잠깐의 충격을 떨치고 정신을 차려보지만 이마 멀리 떠나가는 자동차의 뒷모습만 멀어져가고 있었다.


"와타시를 버리지 말아주시는 테챠아아아아아"


비극과는 어울리지 않게 날씨는 퍽이나 화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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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프픗 저기 보는 데스 멍청한 분충이 또 버려진 데스"

"맞는 데스 마침 차녀 신발이 낡았는데 새신발이 생긴 데스웅"


동물의 직감이 적중한다. 홀로 떨어진 전 사육실장을 향해 성체들이 접근한다. 거대한 공포와 눈이 마주친 다음부터는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파편으로 쪼개진 흔적들의 연결이다. 거대한 실장석들의 공격에 뜯어지는 머리카락, 운치를 흘리며 도망가는 모습. 박스와 사육용품까지 모두 털리는 과정을 거쳐 종극에 남은것은 넘어지면서 찢어진 머리핀의 원단. 그리고 처량한 현실이었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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