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일에 쓴 글임. 보톡스 관련 소송 1심 선고가 2월 10일로 갑자기 연기되는 바람에 늦게 올림.
1. 18세기 말~19세기 초 독일에서 소시지를 먹고 식중독으로 죽는 사람들이 많이 발생함.
2. 1895년 벨기에의 미생물학자가 시골 장례식에서 집단적으로 발병한 식중독을 조사하던 중에 세균을 하나 발견함.
3. 공기가 없는 곳에서 살아서 주로 소시지나 통조림 같은 곳에 번식하는 세균으로 보툴리늄이라고이름을 지어줌.
4. 연구를 하면 할수록 위험한 균인 게 파악됨.
5. 1g을 공중에 살포하면 150만 명을 죽일 수 있고, 4kg 이면 인류를 멸종시킬 수 있는 현존 최강의 세균인 게 밝혀진 것임.
6. 무인 드론이 생각보다 위험한 이유가 탄저균 때문인데, 보툴리늄은 탄저균보다도 10만 배 독성이 센 것임.
7. 보툴리늄이 독성만 따지면 꿈의 무기급이라, 1944년부터 미 육군 세균전 연구소에서 세균무기로 연구를 시작함.
8. 테러단체들이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생화학무기로 여겨짐.
9. 보툴리늄을 입으로 흡입하면 폐 근육을 마비시켜 숨을 못 쉬게 해서 사람을 죽임.
10. 보툴리늄의 근육을 마비하는 독성을 약하게 해서 약으로 쓸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미국의 한 의사가 하게 됨.
11. 보툴리늄에 엄청나게 물을 타서 약하게 한 후 처음에는 사시 치료에 사용을 함.
12 이후 활용법을 계속 연구하던 중에 주름 치료에 사용하는 방법이 착안됨.
13. 주름 주위 근육을 마비시켜 주름을 펴지게 하는 것으로, 보톡스라는 상품명으로 미국 식약처의 승인을 받아 판매가 시작됨.
14. 보톡스의 제조 방법은 70년대에 논문으로 나와 있고, 특허도 풀려 보툴리늄만 가지고 있으면 보톡스를 만드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는 않음.
15. 문제는 너무 위험한 균이라 1974년에 유엔이 국가 간 이동을 금지하게 됨.
16. 이상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미국, 독일, 중국, 러시아, 이스라엘 정도가 보툴리늄 균이 있는데, 90년대부터 한국에서 보톡스를 생산하는 회사들이 여기저기 설립되기 시작함.
17. 현재 한국에서만 8개사까지 보톡스 생산기업이 늘어났고, 보툴리늄을 가지고 임상실험을 하는 기업 등을 포함하면 21개사에 보툴리늄이 보관되어 있는 것임.
18. 메디톡스라는 회사는 균을 어떻게 얻었는지가 나름 명확함.
19. 미국 위스콘신대학에 보툴리늄 연구팀이 있었고 1908년 미국에서 균을 채취하는데 성공함.
20. 그곳에 공부하러 간 양규환 박사라는 사람이 귀국하면서 균을 가방에 몰래 챙겨 왔다고 함.
21. 현재 메디톡스 사장은 양 박사의 제자임.
22. 휴젤이라는 업체는 2002년 콩 통조림에서 균을 찾았다고 함.
23. 경쟁사에서는 요즘 통조림은 멸균이 잘 되어있어 통조림에서 발견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씹고 있음.
24. 대웅제약은 공장 주변에 있는 축사 근처의 토양에서 균을 발견했다고 질병관리본부에 신고함.
25. 경쟁사에서는 그렇게 발견할 확률은 같은 장소에 벼락이 몇 번 칠 확률이라고 말이 안 된다고 씹고 있음.
26. 원래 2월 1일 1심 판결이 예정되어 있던 재판은 메디톡스의 전 직원이 보툴리늄과 보톡스 제조기술을 훔쳐서 대웅제약에 줬다는 것에 대한 판결이었음.
27. 결론적으로 서로서로 균 확보 경로가 이상하다고 씹고 있는 상태였고, 이것에 대한 1심 판결이 곧 나올 예정인 것임.
28. 이번 재판 자체는 제약사들 간의 돈 문제라 알아서들 싸우면 되는 정도지만, 혹시 이 균이 비정상적인 경로로 쉽게 구할 수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점이 큰 문제임.
29. 이번 재판이 관심을 끄는 점 중 하나가 보툴리늄의 입수 경로를 판결로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점임.
30. 휴젤의 관리 상태를 보면, 직원이 아니면 건물 자체에 접근이 불가능하고, 균주를 보관하고 있는 초저온냉동고는 2명만 접근 권한이 있고, 그 2명이 동시에 있어야 냉동고를 열수 있다고 함.
31. 나름 꼼꼼해 보이지만 사람이 하는 일에 허점이 있을 수 있음
32. 엄청 독한 균이라 0.1g만 있어도 몇십 년 치 보톡스를 생산 가능해서 원가 대비 가성비는 엄청난 상품임.
33. 다만, 잘 못 관리되면 초대형 재앙이 터질 수도 있어 문제임.
34. 보톡스 균주의 출처 조사를 식약처나 경찰이 아니라 국정원이 하는 이유가 이런 위험 때문임.
35. 여하튼, 보톡스의 출처가 이상하다 보니, 보톡스 관련 기업들은 이런저런 시끄러운 일들이 생기고 있음.
36. 사실 보톡스 관련 기업들이 이렇게 치열하게 싸우는 데는 숨겨진 스토리가 있음.
37. 1992년, 미국의 한 성형외과 의사는 주름살 개선을 위해 보톡스를 맞은 사람에게 두통이 줄어드는 현상을 발견하였고, 제약사 엘러간은 연구를 통해 보톡스가 만성 편두통을 줄여준다는 사실을 입증함.
38. FDA도 효과를 인정해서, 편두통 환자에게 보톡스 사용이 허가됨.
39. 과민성 방광 치료에도 보톡스의 효과를 발견함. 과민성 방광이란 방광 주변 근육에 문제가 생겨 요실금과 빈뇨(잦은 소변)를 일으키는 현상인데, FDA는 과민성 방광 치료제로도 보톡스를 승인함.
40. 보톡스를 맞은 사람이 땀을 적게 흘린다는 연구결과에 따라, FDA는 보톡스를 땀을 많이 흘리는 다한증 치료에도 허가를 함.
41. 근육은 신경전달물질(아세틸콜린)을 받아서 움직이는데, 보톡스가 이것을 차단하니,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근육이 움직이는 질환에 보톡스가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임
42. 현재 진행 중인 연구도 3가지 정도가 더 있음.
43. 심장수술의 흔한 부작용이 부정맥인데, 보톡스가 근육 수축을 명령하는 신경 신호를 막아 부정맥을 예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미국 로체스터의대 연구팀이 추정하고 실험을 시작함.
44. 심장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서 보톡스와 식염수를 심장 지방에 주사하고 1년 뒤 결과를 관찰하는 실험을 계속하고 있는데, 아직 보톡스를 주사한 그룹에서는 부정맥이 발생하지 않고 있음.
45. 조루에도 효과를 보여 엘러간이 연구에 착수함.
46. 보톡스가 음경 근육을 이완시켜 사정을 늦추고, 한번 주사하면 1년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을듯하다고 함.
47. 미국은 FDA 승인이 나지 않았어도 의사의 판단하에 의약품을 다른 질환 치료에 사용하는 임의 처방(off-label)이 가능한 나라임.
48. 보톡스를 오프라벨 방식으로 사용하는 질환으로는 치매, 조루, 부정맥, 우울증, 침 흘림, 이갈이 등이 있음.
49. 보톡스 제조회사들이 최고의 법무법인을 써서 오랫동안 싸우고 있는 것은 이런 보톡스의 다양한 효과가 계속 발견되어서 그렇다고 보여짐.
50. 미국은 보톡스를 대부분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지만, 한국은 90% 이상이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음.
51. 한국도 미국처럼 보톡스가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면, 보톡스 제조사들의 매출은 급증할 수 있음.
52. 보톡스의 한계도 있음.
53. 보톡스는 병을 치료하는 게 아니라 약효로 마비 작용을 하는 것이라, 효과가 3개월에서 길어야 1년 정도 유지되는 정도임.
54. 이것은 단점이면서 장점이기도 함.
55. 부작용이 있어도 영구히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약효가 있는 기간이 지나면 사라지기 때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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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오늘 1심 판결이 내려짐.
57. 주가를 보면 판결 결과를 알 수 있음.
58. 메디톡스는 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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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대웅제약은 -20%
![0490f719b1856bf020b5c6b236ef203e59b7c972399f81](https://dcimg1.dcinside.com/viewimage.php?id=26b2c336ec&no=24b0d769e1d32ca73cea82fa11d0283167b3609c5c7cf1dd93c16921856207aedeef0d9c26014dd81d806aa49f1f2afb5d0cf05c8504ae97d036c9686f2ada6b)
한 줄 코멘트. 돈 때문에 싸울 수는 있다고 보지만, 안전을 위해서 보툴리늄 출처 조사는 확실하게 해야 할듯함. 이불 밖이 갈수록 위험해지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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