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비행 한계 고도를 뛰어 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던 '라이트 부부'의 딸이자, 비극의 주인공.

갑작스럽게 찾아온 비행 사고는, 세상 그 누구보다 높은 곳을 향해 날고 싶었던 라이트 부부를

모두가 내려다보는 무덤의 아래에서, 수많은 멸시와 조롱을 받도록 만들었다.

라이트 부부를 위해 거액을 쏟아부은 투자자들과, 세금이 헛되이 쓰였다 생각한 시민들은

가족을 잃고 홀로 남게된 크리스틴의 앞에서 비난의 뜻을 담아 그렇게 말했다.

모든 조문객이 떠나고, 소녀는 그제서야 고개를 들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그 하늘은, 무척이나 어두웠다.

※본 내용은 실제 스토리와 다를 수 있습니다.

뛰어난 기술 발전을 바탕으로 신흥 강대국의 반열에 들어선 나라. '컬럼비아'는

'라인 랩'의 협력으로 이례없는 눈부신 성장을 이루고 있었으나

그들에겐 결정적인 약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다름아닌 '군사력'.

최근들어 주변 국가에 국제 정세를 위협하는 결전병기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컬럼비아의 국방부에서도 이에 대항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졌고,

그렇게 군부와 라인 랩이 협력해 극비리에 슈퍼 무기의 개발을 계획했으니, 이름하여

'프로젝트 호라이즌 아크'.

거대한 초점 발생기를 하늘로 쏘아올린 후, 지상에서 거대한 에너지를 전송시켜

그 에너지들을 흡수한 초점 발생기가 지상의 목표 지점을 향해 발사한다는 그 계획은

다른 무기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전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무기의 탄생을 의미하고 있었으며

그렇기에 군부는 이를 위해 어마어마한 양의 자원을 투입했고, 라인 랩의 총괄자 크리스틴 역시

프로젝트에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인 끝에 완성을 코앞까지 둔 상태였다.

그러나, 때는 1099년 11월.

군부는 그제서야 크리스틴의 목적이 부모님의 죽음을 매도한 컬럼비아의 사람들에게

복수를 하는 것이라 생각해, 정부에게 이 사실을 전하고 위험성을 강조하지만

컬럼비아의 대통령은 그녀가 그럴리 없다며, 오히려 크리스틴을 옹호했고

이에 군부는 정부가 이번 일을 계기로 자신들의 권력을 빼앗으려는 속셈이라 여겨

부통령의 암살을 모의하고, 고의적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해 도시의 통제권을 가져오려는 작전을 세운다.

허나, 내부의 첩자가 이 소식을 전파하면서 정부는 그들의 암살 계획이

공개적으로 사회에 퍼져도 군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할 명분이 생길 것을 염두해

믿을만한 실력을 지닌 로도스 아일랜드를 불러 그들을 은밀하게 처리해 줄 것을 요청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설명을 모두 들은 켈시는 새로운 의문을 제기했으니

'프로젝트 호라이즌 아크'를 실현시키기 위해선, 도시 전체의 전기를 끌어다써도

가능할까 말까한 수준의 에너지가 필요할 터인데, 이를 크리스틴이 알면서도 군부를 배신했다는 것은

그녀에겐 이미 계획에 필요한 에너지를 제공할 '무언가'가 있고, 이미 모든 준비를 끝마쳤을지도 모른다는 것.

아니나 다를까, 켈시의 말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마냥

크리스틴의 동료 과학자들과, 정부의 요원이었던 오올헤약이 갑작스럽게 정부를 배신하고는

일제히 모습을 감추어버리면서, 사건의 구도는 순식간에 얽히고 얽혀

정부와 군부, 그리고 크리스틴의 세력까지 삼파전으로 흘러가게 되어버리고.

그렇게 로도스의 대원이자 과거 라인 랩의 주임이기도 했던 '사리아'를 비롯해

과거 라인 랩의 실험체였으나, 어느덧 정예 오퍼레이터로 진급을 앞둔 '이프리트',

로도스의 소속은 아니지만, 박사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라인 랩의 주임 '뮤엘시스' 등

여러 인물들이 각각 흩어져 부통령의 암살을 저지하는 겸, 크리스틴이 숨겨둔 초점 발생기를 찾아 움직인다.

그리고, 로도스의 대원이지만 그들의 작전에 참가하지 않고 별개로 활동하는

과거 라인 랩의 연구원 '사일런스'. 그녀는 오래 전 이프리트를 이용해

인체실험을 벌이는 라인 랩의 비인도적인 행보에 치를 떨어

이프리트를 데리고 연구소를 빠져나와 로도스에 데려온 장본인이며,

그 시절 라인 랩의 주임이었던 사리아와의 불화가 아직까지 남아있던 상태였다.

사일런스는 모종의 이유로 폐기된 에너지 전달 물질을 몰래 빼돌린

크리스틴의 행적을 수상하게 여겨, 이를 개인적으로 조사하던 도중

우연히 군부의 암살 계획을 저지하던 이프리트를 만나게 되고, 부통령이 무사히 대피하면서

작전이 성공함에 따라 이프리트의 안전을 확인하러 온 사리아도 만나게 된다.

사뭇 어색해진 광경. 그러나 사일런스는 사리아가 과거 이프리트의 인체실험에 대해

자신보다 더욱 크게 분노하여 라인 랩을 사퇴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자신과 표현 방식이 달랐을 뿐, 사리아 역시 이프리트를 사일런스 못지 않게 소중히 여김도 알고 있었기에

이 순간을 계기로 오랜 갈등의 종지부를 찍고 화해하려는 그 순간…

갑자기 나타나 그녀들을 향해 총구를 겨누는 저격수.

사리아가 이를 빠르게 눈치채고 사일런스와 이프리트의 몸을 지켰으나

그 과정에서 사리아가 대신 총을 맞아 의식을 잃고, 이를 확인한 군부가 그녀들을 추격한다.

다행히 사리아의 생명에 큰 지장은 없었으나, 이대로라면 붙잡히는 것도 시간문제.

사일런스는 사리아와 이프리트를 보내주라며, 군부가 보는 앞에서 에너지 전달 물질을 몸에 주입하고

또 다른 전달 물질을 빼돌린 크리스틴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이정표가 되어 협력하기로 결정한다.

한편, 박사와 함께 크리스틴의 연구실을 조사하던 뮤엘시스.

그녀는 물을 다루는 힘을 이용해 추격자들을 따돌리고 내부의 깊은 곳까지 잠입하던 도중

갑작스런 충격으로 인해 주변에 있던 건물의 외벽이 무너지고, 어떠한 방으로 향하는 길이 드러나게 된다.

박사와 뮤엘시스가 그곳으로 향하자, 그 방 안에는 수많은 식물들을 기르고 있는

거대한 생태원과, 가장 안쪽에는 박사의 모든 이야기가 시작된 그것.

'석관'이 놓여져 있었다.

박사는 대체 이것이 어떻게 된 것인가 뮤엘시스에게 물으려는 바로 그때.

갑자기 박사의 몸 주변에 부드러운 물결이 나타나 그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뮤엘시스는 자신을 바라보는 박사에게 미안하다며, 크리스틴이 약속을 지켰으니

자신도 크리스틴과 함께 떠나겠다는 말과 동시에 박사를 생태원의 바깥으로 내보냈고,

그 순간, 갑자기 건물 전체를 울리는 격렬한 진동과 함께

생태원을 포함한 건물의 일부분이 거대한 고리 모양으로 분리되어 하늘에 떠오르기 시작했다.

박사도 이제는 깨달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모두가 애타게 찾고 있던 '초점 발생기'의 정체는

다름아닌 라인 랩의 내부에 있는 크리스틴의 연구실 그 자체를 개조해 만든 것이었고

이미 이를 컬럼비아의 사람들도 눈치챘을때는, 초점 발생기가 도시의 한복판에서 모두가 바라보는 가운데

대량의 에너지를 모으기 위해 이동을 시작하고 있었다.

그 시각. 군부의 시점.

사일런스의 도움으로 초점 발생기의 위치를 찾아 크리스틴을 추격하던 그들은

초점 발생기의 내부까지 진입하는데 성공했으나, 갑자기 하늘로 떠오른 초점 발생기가

'프로젝트 호라이즌 아크'의 핵심 에너지 전송 장치로 쓰이는 대형 건축물인

'에너지 우물'로 향하는 것을 보며, 크리스틴이 미쳐버렸다며 새하얗게 질리고 만다.

에너지 우물의 통제권은 크리스틴에게 있었고, 이제와서 우물을 파괴한다고 한들

그 여파로 도시 전체가 파괴될 터였으니, 더 이상 초점 발생기의 에너지 발사를 막을 방도는 없었고

어느 쪽이든 이제 이 도시는 끝장이라며 절망하는 컬럼비아의 군인들.

하지만, 저 멀리서 초점 발생기가 비행하는 것을 본 사리아는 급하게 격납고로 향했으니

그녀만이 이 혼란스러운 상황속에서도 유일하게 크리스틴의 '진짜 목적'을 깨닫고 있었다.

지상에 있는 도시의 시민들은 영문도 모른채 초점 발생기를 올려다보았으며

초점 발생기의 안에 남아있던 군인들은 모든것을 포기했지만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 중 일부는 무언가 하나의 이상한 점을 눈치채었으니

초점 발생기의 고도는, 이 순간에도 점점 높아지고 있었다는 것.

상공 5천미터를 넘어, 인류의 최고 고도 도달 기록에 근접하기 시작한 초점 발생기에는

컬럼비아의 도시를 순식간에 파괴하고도 남을 에너지가 모이기 시작했고,

마침내 크리스틴의 기나긴 복수의 염원이 담긴 에너지가 발사되었다.

그러나, 그 거대한 에너지가 향하는 곳은, 컬럼비아의 도시가 있는 지상이 아닌

크리스틴의 부모님을 죽게 만들었던 '하늘'의 방향이었다.

한곳에 모인 빛은, 땅을 버리고 더 높은 하늘을 향해 뻗어나가…

거대한 에너지의 충격으로, 하늘에는 희미한 물결이 일기 시작했고

마침내 거짓된 하늘, '차단층'이 갈기갈기 찢어지면서 그 내막이 드러났다.

분명 조금 전까진 그곳에 존재하지 않았던 두개의 달.

그것은 여태껏 인류가 보지 못했던 진실된 우주의 모습이었다.

전 세계의 모든 생물들이 이 광경을 지켜보며, 넋을 잃은 가운데

크리스틴은 마침내 자신의 부모님을 막아섰던 한계 고도를 뛰어넘어 저 너머의 세상을 향했다.

이날, 아무도 크리스틴의 이러한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고, 아무도 크리스틴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먼 훗날. 누군가는 인류의 미래를 위한 첫걸음이 된 그녀의 우주선을 이렇게 부르리라.

'내일의 방주'

-下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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